이광수부터 차은우까지 하차
日 예능 핵심 멤버들의 이탈
'런닝맨'과 '집사부' 타개책은?
배우 이광수(왼쪽부터), 차은우, 신성록/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이광수(왼쪽부터), 차은우, 신성록/ 사진=텐아시아DB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런닝맨'부터 '집사부일체'까지 새 변화 맞는 SBS 예능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 1998년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김응룡 감독은 핵심 선수 선동열, 이종범의 일본 진출로 팀 전력이 약화되자 이같이 한탄했다. 이후 유행어처럼 퍼져 누군가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때 자주 쓰는 이 말은 현재 SBS 예능국이 처한 현실에 딱 들어맞는다.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필드에서 '웃음 홈런'을 빵빵 때려내던 에이스들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 황금시간대를 책임지던 예능프로그램들이 거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배우 이광수에 이어 신성록, 차은우까지 출연자들이 줄줄이 하차하면서 새 판을 짜야할 상황에 놓였다.

먼저 이광수는 지난 13일 방송된 '런닝맨'을 끝으로 하차했다. 원년 멤버였던 그가 11년 만에 아쉬운 작별을 고해 많은 시청자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런닝맨' 안에서 이광수는 독보적인 매력의 캐릭터를 갖는다. 장수프로그램 '런닝맨' 인기 비결에는 출연자 각각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상호간의 호흡 등이 있는데, 이광수는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꼽힌다.

최근 제작진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레전드 이광수'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해 지난 11년간 이광수의 활약상을 요약했다. 약 1시간 40분 분량을 꽉 채울 정도로 그는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공개 5일 만에 262만 조회수를 돌파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런닝맨' 속 이광수는 쓰임새가 다양하다. 그는 유재석과 하하에게 놀림을 당하면서도 '능력자' 김종국의 뺨을 때릴 정도로 거침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석진, 송지효 등 다른 멤버들과의 케미 역시 큰 웃음을 보장한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교통사고 여파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게 됐다. 몸을 많이 쓰는 '런닝맨' 멤버로서 이광수의 부상은 뼈 아프게 다가왔을 터. 그가 멤버들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서 거듭 "죄송하다"고 말한 이유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친 것이다.
'런닝맨'(위)과 '집사부일체'/ 사진=텐아시아DB, SBS
'런닝맨'(위)과 '집사부일체'/ 사진=텐아시아DB, SBS
'집사부일체'는 고정 출연자 다섯명 중 두 명을 동시에 잃었다. 배우 신성록과 차은우가 프로그램을 떠나면서다. 두 사람은 오는 20일 방송분을 끝으로 하차할 예정이다.

신성록과 차은우는 각각 지난해 1월과 4월 '집사부일체' 정식 멤버로 합류했다. 두 사람은 앞선 원년 멤버 이상윤과 육성재의 하차 공백을 말끔히 메운 인물이다. 기존 멤버 이승기, 양세형과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김동현을 포함해 다섯 멤버들의 친형제 같은 케미는 갈수록 짙어져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불과 1년여 만에 나란히 '집사부일체'를 떠나게 됐다. 신성록과 차은우는 지난해 '집사부일체' 출연 중 작품 활동을 병행했는데, 이때 체력적 부담과 한계를 느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외에도 SBS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등 대표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자를 최근 교체했다.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 것이냐는 물음에 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시기가 맞은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광수와 신성록, 차은우 모두 제작진과 오랜 기간 논의 끝에 하차를 결정한 것"이라며 "출연자들의 뜻이 확고해 아쉽지만 더 이상 함께할 수 없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떠나간 버스는 쉬이 돌아오지 않는다. 앞으로의 관건은 주축 멤버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냐다. '런닝맨'은 6명의 멤버가 남은 만큼 이들의 케미를 믿고 갈 전망이다. 약 5년 전 핵심 멤버였던 개리를 떠나보낸 경험을 토대로 이광수의 빈 자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반면 '집사부일체'는 당분간 게스트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예정이다. 앞선 신성록과 차은우도 게스트로 출연했다가 고정을 꿰찬 만큼 새로운 인물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보는 전략을 택했다.

앞서 언급한 김 감독처럼 '런닝맨', '집사부일체' 모두 뼈 아픈 이탈을 맞았다. 제작진이 선택한 돌파구가 특급 선원을 잃은 'SBS 예능호'를 위기에서 구하길 바랄 뿐이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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