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출연자 논란 재차 사과
제작진 "처음 마음가짐 되새길 것"
"초심 잃었다"는 여론 되돌릴 수 있나
'유 퀴즈' 두 번의 출연자 논란/ 사진=tvN 캡처
'유 퀴즈' 두 번의 출연자 논란/ 사진=tvN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 제작진이 출연자 섭외 논란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앞서 출연자 자질 논란이 불거진지 약 5개월 만에 또 다시 고개를 숙인 것이다.

'유 퀴즈' 제작진은 11일 오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주 방송된 '담다' 특집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자신들의 무지함으로 시청자들께 큰 실망을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것들을 뒤돌아보고 성찰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시대 흐름과 보폭을 맞추고 시청자들의 정서와 호흡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처음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되새기며, 더 좋은 콘텐츠로 다가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6일 방송된 '유 퀴즈'에는 서울대 의대생 신 모 씨가 출연해 입시 준비 과정, 합격 비법 등을 설명했다. 그는 과학고 재학 시절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의대에 수시 지원해 모두 합격한 인물이다.

하지만 방송 직후 누리꾼들은 과학고 출신인 그가 의대에 진학한 점을 비판했다. 이들은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과학고에 다니면서 의대를 준비한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과학고는 학생들의 의대 진학을 억제해왔다. 신입생 모집요강에 '의학계열 대학에 지원하면 불이익이 있다'고 명시하고, 의대에 지원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반납받고 교사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학교 측은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일반고 전학을 권고한다.

그럼에도 신 씨를 출연시킨 제작진을 향한 비판 또한 거세졌다. 특히 '유 퀴즈' 출연자를 둘러싼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포스터/ 사진=tvN 제공
'유 퀴즈 온 더 블럭' 포스터/ 사진=tvN 제공
지난해 8월 '유 퀴즈' 제작진은 유튜버 카걸, 피터 부부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들을 섭외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에도 제작진은 명백한 자신들의 잘못이라며 공개 사과했다.

'유 퀴즈'는 당초 MC 유재석, 조세호가 거리에 나가 불특정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푸는 기획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자 매 회 주제를 선정해 이와 관련된 인물들을 초청하는 콘셉트로 수정했다. 이후 '유 퀴즈'는 유명인, 화제의 인물들을 초대해 시청률과 화제성이 크게 올랐다. 지난 12월에는 전국 가구 시청률 5%를 두 차례나 돌파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평범한 사람들이 나오던 처음의 '유 퀴즈'가 그립다"는 반응이 꾸준히 나왔다. 이번 출연자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선 "'유 퀴즈'가 초심을 잃었다"는 반응이 대거 나왔다. 이번 제작진의 사과문에서 '처음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되새기겠다'는 약속이 포함된 것도 이러한 반응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 퀴즈'는 시청자들을 '자기님'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그만큼 시청자들과 가깝고 친숙하다는 느낌을 주는 프로그램이기에 대중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앞선 두 차례의 논란이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작진의 사과문을 읽어 보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 이에 '자기님'들은 '유 퀴즈' 제작진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있을지, 제작진은 '자기님'들의 비판을 수용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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