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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한그루. 본명은 민한그루. 엄마가 아무 의미 없이 지은 이름이라고 하셨다. 한 번은 서러워서 울기도 했다. “엄마, 방송에서 자꾸 물어보는데 뜻이 없다고 대답했어” 이러면서. 헤헤. 데뷔했을 땐 악플이 되게 많았다. ‘이름을 왜 한그루로 지었지? 본명이 뭔데?’ 이런 글들이 보이면 ‘본명이 한그루래요’ 라고 직접 댓글을 달았다. 개명할 생각은 없다.
1992년 5월 29일에 태어났다.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이하 <우결수>) 촬영장에서 제일 막내다. (정)소민 언니랑 성준 오빠, (김)영광 오빠 모두 처음엔 과묵한 편이어서 내가 먼저 “언니 언니, 오빠 오빠” 하면서 따라다녔다. 상대역인 영광 오빠랑은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포스터 촬영을 했는데, 의외로 조용한 개구쟁이 스타일이더라. 친해진 후에는 장난도 많이 치고 있다.
이미숙 선생님이 롤 모델이다. <우결수> 첫 대본 리딩 때 선생님께서 들어오시는데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검은색 티셔츠와 핫팬츠를 입으시고 레인부츠를 신으셨는데,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선생님과 함께 하는 신을 찍을 때는 ‘내가 진짜 이미숙 선생님과 연기를 하고 있단 말이야?’ 싶어서 신기하기도 하다. 목표 하나는 이룬 것 같은 기분이랄까.
<우결수>에서 무언가를 먹는 장면이 많다. 동비가 매번 라면, 설렁탕, 짜장면, 탕수육 이런 걸 먹는데 집에 돌아오면 목까지 음식이 차 있다. 머리를 흔들면 넘어올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원래도 먹는 걸 좋아하긴 한다. 깨작깨작, 조금씩 먹는 걸 안 좋아하기도 하고 가리는 게 없다. 다만 먹으면 바로 살이 찌기 때문에 가만히 있지 않으려고 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집에 오면 운동을 꼭 하고, 아니면 춤이라도 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으로 갔다. 한국인이 전혀 없는 학교에 다녔는데, 알파벳도 몰랐던 상태라 적응하는 게 쉽진 않았다. 처음엔 혼자 밥 먹기 싫어서 무조건 제일 착해 보이는 애한테 막 손짓 발짓을 하면서 같이 먹자고 했다. 그러니까 걔가 알겠다고 하더라. 말은 안 통하는데 분명히 대화는 한 거지. ‘아, 바디랭귀지란 참 소중한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는 종류별로 춤을 다 배웠다. 재즈와 발레, 힙합, 탭 등등. 계획적으로 배운 건 아니고, 학원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춤을 가르쳐주니까 덩달아서 “저도 이거 들을게요!” 해서 수업을 다 듣게 된 거다. 제일 좋아하는 건 리릭컬이다. 재즈와 발레를 섞어 놓은 건데, 발라드에 맞춰서 춤추는 장르다. 힙합도 좋다. 완전 격한 거 아니면 완전 부드러운 걸 좋아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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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중국으로 가게 된 건 부모님 때문이었다. 미국 한인타운에서 족발을 먹던 중, 부모님께서 중국이 발전하는 것 같으니 중국어를 배워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다. 좋은 생각인 것 같아서 일주일 만에 아무 계획 없이 중국으로 떠났다. 미국에 있는 친구들은 내가 갑자기 없어져서 실종된 줄 알았다고 하더라. 하하하.
중국에선 승마를 4년 정도 배웠다. 비용도 저렴했고, 땅도 넓어서 완전 초원에서 탈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말을 정말 타고 싶은데, 너무 비싸서 아직 무리인 것 같다. 하아. 드라마를 세 편 정도 더 하면 그때쯤 탈 수 있으려나?
승마랑 검술을 하다 보니 퇴행성 허리 디스크가 생겼다. 어릴 때부터 허리를 너무 많이 써서 그렇다고 하더라. 의사 선생님들이 내 몸 상태를 보시면 만날 “이게 무슨 이십 대 몸이야? 큰일 났다”고 하신다. 그럴 땐 빨리 죽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굶어서 다이어트 하는 방법은 선택하지 않는다.
엄격히 따지자면, 데뷔는 MBC <세바퀴>다.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전에 녹화한 거다. 난 예능인이야! 헤헷.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자리에 딱 앉으니까 긴장이 풀렸다. 시청자 입장에서 연예인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난다.
MBC 일일극 <오늘만 같아라>에 미호 역으로 출연했을 땐 공짜 밥을 진짜 많이 먹었다. 등산을 가면 아주머니들이 미호 아니냐고 하시면서 음식을 주시고, 식당에 가도 공짜로 밥을 주시고. 되게 좋았다. 후후.
그룹 레인보우의 고우리 언니와 제일 친하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돼서 출연한 설 특집 댄스 배틀에서 만났고, <식신로드>를 찍으면서 먹다가 정들었다. 우리 둘은 개그코드를 포함해서 비슷한 게 많다. 둘이 맨날 먹으러 다니고, 같이 자고, 찜질방에 간다. 거의 모든 생활을 함께하는 것 같다. 필리핀에서 정말 맛있는 화덕 피자를 같이 먹은 적도 있다. 우리가 올`리브 <테이스티 로드> 같은 걸 하면 감칠맛 나게 할 수 있을 텐데.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댓글을 자주 단다. 어느 날 심심해서 시작한 건데 너무들 좋아하시더라. 사실 자기 전에 하면 되니까, 댓글 달 시간은 늘 있다. 그냥 팬 분들과 이야기한다는 기분으로 사진도 올리고 글도 쓴다. 그렇지만 아직 내 갤러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히힛. 나는 (고)우리 언니를 받들고 있는 부갤주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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