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사진. 구혜정
사진. 구혜정
My Name is 안효섭.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한자로는 효도할 효(孝), 불꽃 섭(燮)을 쓴다. 1995년 4월 17일생. 엇, 이름을 검색하면 생일이 안 나온다고? 그러게, 올리고 싶은데 왜 없을까. (웃음) 집에선 막내다. 위로 여섯 살 터울의 형, 네 살 차이 나는 누나가 있다. 형 누나가 공부를 다 잘해서 그런가, 부모님이 나한테도 이쪽 일을 하더라도 공부는 꼭 하라고 하셨다. 한 학기 휴학하긴 했는데, 현재 대학(국민대학교)에서 국제경영을 전공 중이다. 집이 논현동 근처라 학교를 왔다 갔다 하는데 한 세 시간 걸리는 거 말고는, 다 재미있다. 물론, 공부야 늘 어렵지만! (웃음)

캐나다에서 10년 정도 살았다. 일곱 살 때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가 열일곱에 한국에 왔다. 캐나다는, 조용하다. 재미없다. (웃음) 한국에 와서 캐나다가 많이 그리운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한국이 내 집 같다. (캐나다에서) 고1 마치고 왔을 때, 여기에서 또래 친구들이랑 같이 학교에 다니고 싶어서 청담고등학교 1학년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래서 한국에 친구들은 나름 있다.

꿈이 되게 많다. 열일곱에 JYP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2년 반 정도 있다가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닌 것 같아 나왔다. 그러다 지금 회사(스타하우스)에 있는 친한 실장님 누나가 “미팅 한 번 봐 볼래?” 해서 봤는데, 인연이 닿아 들어오게 됐다. 처음부터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언젠가 나도 저기에 나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배우를 하면서 나중엔 여러 가지 것들을 해보고 싶다. 음악도 굉장히 좋아하거든. 노래 실력은, 음. 못하진 않는 것 같다. (웃음) ‘원오원'(곽시양, 송원석, 권도균, 안효섭으로 이뤄진 배우 그룹)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은, 회사에서 제안했을 때 연기 말고도 노래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좋았다. 다룰 줄 아는 악기? 피아노랑 기타, 어렸을 때 배운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다. 바이올린은 아마추어 실력이긴 한데, 웬만한 건 악보 보면서 할 수는 있는 정도다.
사진. 구혜정
사진. 구혜정
MBC ‘퐁당퐁당 LOVE(러브)’가 드라마 데뷔작이다. 궐내 체아직(조선 시대 임시계약직)으로 등장했는데, 나중에 박연으로 밝혀진 인물을 연기했다. 첫 작품이라 참 뜻 깊지만, 한편으론 아쉽다. 떨려서 감정 몰입을 잘 못 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서. 다시 보면 그런 게 너무 아쉽다. 사실, 난 본 방송을 제대로 못 봤다. 내가 나올 때마다 귀 막고 고개 돌렸거든.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내 모습이 너무 낯설었다. 재방송으로 보며 잠시 멈춰놨다가 다시 심호흡한 뒤에 틀고 그랬다. (웃음)

촬영장에서 다들 많이 챙겨주셨다. 감독님, 선배님들, 스태프분들 모두 내가 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특히 (김)슬기 누나랑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누나가 이렇게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많은 시도를 할 수 있게 도와줬다. 억양 같은 경우도 한 가지로 굳어 버릴 수 있었는데 그걸 깰 수 있게도 해줬고, 대사를 칠 때 다양한 방법으로 하면 상대방이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단소 부는 장면을 찍을 때 재미있었다. 단소를 불 줄 몰라서 촬영 1시간 전에 손가락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다. 촬영에 들어갔을 때, 다들 몰입한 상황에서 “구구단을 외자♪”에 맞춰 단소를 불어야 했는데, 쉰 소리밖에 안 나는 거다. 얼마나 웃기던지. NG도 많이 났다. 다행히 편집을 잘해주셔서 자연스럽게 보였다. 엔딩 크레딧에 그 신에서 NG 났던 장면이 나온다. (웃음) NG 났던 것 중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슬기 누나가 위험에 처했을 때 먼저 말에 태워준 다음에 가라고 한 대사가 있었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자꾸 (대사가) 꼬였다. 추워서 그랬던 건지 입이 덜 풀렸던 건지. 날씨도 추운데 자꾸 NG를 내는 바람에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 매력이라. 친화력이 좋다고들 해주셨다.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들어주려 하고, 편안하게 대해 주려 하는 게 있다고 그러시더라. 평소 성격은 털털하다. 어떤 일에 있어서 크게 얽매이지도 않고 힘든 일이 있어도 금방금방 털어내는 편이다. 외적인 매력은… 키? 눈? 하하. 내 입으로 말하기 좀 민망하다. 눈이 제일 마음에 들긴 한다. 닮은 사람은, 부모님 중엔 어머니! (웃음) 연예인 중에서는 최근에는 김우빈 선배님이나 박서준 선배님, 김영광 선배님 얘기를 들어봤다.

평소엔 음악을 주로 듣는다. 알앤비 소울(R&B Soul)이나 재지(Jazzy)한 것들, 클래식도 좋아한다. 요즘은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보니(인터뷰는 2015년 12월 22일) 시즌을 느끼고 싶어서 크리스마스 노래를 많이 듣는다. 마이클 부블레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같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노래를 나눠서 듣거든. 봄에는 활기차고 기분이 업(Up)되는 거,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의 노래, 가을에는 우울한 것도 많이 듣고,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노래를 듣는다. 예전에는 음이나 비트만 들었는데 요새는 가사도 들려서, 가사를 느끼며 들으니 또 느낌이 다르다. (Q. 직접 가사를 써보기도 하나.) 가사가 아니더라도 뭔가 생각이 나면 핸드폰 메모장에 다 적어 둔다. 기분이 좋을 때나, 영화를 감명 깊게 봤을 때, 치킨이 너무 먹고 싶을 때… (웃음) 이건 좀 창피한 건데… ‘너무 맛있어 치킨, 왜 무를 안 갖다 주는 거야’ 이러면서 나중엔 ‘치킨’을 ‘사랑’이란 단어로 바꿨다. 그게 또, 나중에 보니 매끄럽게 얘기가 이어지더라. 하하. 음들도 생각나면 녹음해 놓고. 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들이다.

브래들리 쿠퍼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좋아한다. 자유분방하고 개구쟁이 같은 면이 있는 배우들이다. 반면 섹시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다. ‘행 오버’, 그 영화 보면 어떤 느낌인지 확 오지 않나. ‘아메리칸 허슬’도 정말 재미있고. ‘아이언맨’도 좋아한다!
사진. 구혜정
사진. 구혜정
목표를 딱 정해놓진 않는다. 욕심이 많긴 하지만 현재에 충실한 편이라 당장에 큰 것을 바라진 않는다. 꾸준히 연습하고 현장 경험을 계속 쌓아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자연스럽게 성장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한 3년 뒤쯤에는 TV 화면에서 날 봤을 때 그냥 ‘안효섭이다’가 아니라 캐릭터에 몰입해서 그 역할에 잘 녹아 드는 배우로 보였으면 좋겠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 신인이니 이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한 거겠지만, 겸손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모든 사람이 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 서로 상호 작용을 하며 해 나가는 거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으려 한다. 내가 잘해서 잘 되는 게 아니라, 같이 잘해서 잘 되는 거라는 생각, 잊지 않을 거다. 이 마음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효섭아, 안녕? 이번에 ‘퐁당퐁당 러브’에서 박연으로 처음 드라마에 출연했잖아. 그래, 처음이었는데, 고생 많았어. 근데 너 모든 분들한테 정말 감사해야 해. 알지? 2016년에도 잘해보자. 새해 복 많이 받아. (Q. 이렇게, 자신한테 보내는 메시지를 망설임 없이 하는 사람, 처음 본다!) 하하하.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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