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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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숙이 남편과 사별한 지 30년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데뷔 47년 차 수백편의 드라마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인 배우 이숙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숙은 도심 속의 한 사찰을 찾았다. 그는 "항상 12월 말이면 여기 와서 꼭 삼배하고 또 때에 따라서는 밤에 제야의 소리 신년 제야의 종소리도 듣고 제가 항상 이렇게 오는 곳이다"라고 밝혔다. 이숙은 부처님 앞에 깊숙이 몸을 낮춰 삼배를 올렸다.

두손 모아 간절히 기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숙은 "내년에는 더더욱 활발한 열정적인 그런 힘을 줘서 나한테 많은 배역이 주어져야 내가 뛰지, 그래서 배역을 많이 달라고 기도드렸다"고 말했다. 여전히 연기에 목마른 이숙이었다.

이숙은 "저 같은 경우는 주로 서민적인 역할 많이 했다. 쌍봉댁뿐만 아니고 서민적으로 오산댁, 김제댁, 광주댁 등 주로 서민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 사극에서는 상궁 역할을 주로 많이 했다. 지금도 아쉽다. 앞으로 할 만한 배역이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이제 얼마나 드라마를 하게 될까 이런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이숙은 지금 사는 집에서 혼자 산 지 2년 정도 됐다. 귀가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메이크업을 지우는 일이라고. 배우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챙기는 그는 TV 소리만 들리는 집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숙은 "사별한 지 30년이 됐다. 제가 어릴 때 너 커서 뭐가 될래 하면 꿈이 여류 정치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결혼 상대는 정치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남편은 지부장 또 위원장 이렇게 하시다가 선거 두 번 떨어지시고 하여튼 스트레스로 갔다"고 설명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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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의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의 인생은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야 하는 마라톤과 같았다고. 이숙은 "아빠가 계실 때처럼 그렇게 풍족하게 잘 안되지 않나. 그런 점이 미안하다. 나 혼자서 열심히 뛰고 있는데 그게 뭐 양쪽 부모가 다 있는 것보다는 못하지 않나. 그런 것들이 미안하다"고 했다.

이숙은 짐을 들고 어디를 방문했다. 이숙은 "제가 평생 40년 넘게 연기자 생활하면서 코디 없고 운전기사 없고 매니저 없고 혼자서 일을 다 한다.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짐을 제가 들고 손수 낑낑대면서 혼자 옷 갈아입고 혼자 다 일한다. 무거운 짐을 혼자 나를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이숙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변신에 나섰다. 한 행사에서 가수로 무대에 오르기 위한 것. 배우에서 가수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무대가 끝난 뒤 이숙은 "이렇게 화려한 의상을 입고 3분 동안 무대에서 노래하면 진짜 행복하다. 그때는 완전 주인공이지 않나. 3분 주인공"이라고 했다. 이숙은 1981년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그 후 5집까지 발매했다.

이숙은 "CBS 성우로 1973년도에 입사했다. 성우로 출발해서 MBC 탤런트 8기생 공채 생으로 들어갔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 노래도 하고 연극도 하고 지금까지 이렇게까지 해오고 있다"며 "그때만 해도 구름 같이 몰려들었다. 그중에서 8기생 남자 15명, 여자 16명 뽑았다. 그때는 공채 시험을 패스하지 않으면 연지가 생활을 못 했다"고 했다.

또한 "어릴 때는 주인공도 하고 싶고 젊은 대학생도 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또래보다 주로 중년 역할을 많이 했다. '전원일기' 주민으로 나가서도 별로 그렇게 뭐 그 나이에도 나가서 자연스럽게 했다. 자연스럽게 아줌마 배역으로 하다 보니 지금 늙어온 거다"고 말했다.

이숙이 외출에 나섰다. 성격에 취미까지 진지한 상담을 받았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목적은 새로운 인연이었다. 이숙은 "재혼 시기는 뭐 1~2년. 사람은 테스트해 봐야 한다. 금방 알 수 없다. 재혼은 더 힘들다"고 했다.

이어 "애들도 뒷바라지하고 나 살고 어쩌고 엄마 19년 동안 병도 수발하고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이제 다 끝났다. 숙제가 다 끝났다. 지금은 가만히 있어 봐 우리 인간이 100세 시대라는데 앞으로 또 몇십 년 살지도 모르는데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요즘에. 답답하고 할 때 대화 상대 친구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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