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놀면 뭐하니' 박진주·이이경 합류, 익숙한 얼굴·포맷 여전
'놀면 뭐하니' 포스터./사진제공=MBC
'놀면 뭐하니' 포스터./사진제공=MBC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오는 가운데, 새 멤버 투입이라는 카드를 내세웠다. 새롭게 합류하는 주인공은 배우 이이경과 박진주. 그러나 이들이 조합이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이미 유재석과의 예능에서 많이 봐온 익숙한 그림이기 때문. 여기에 3주간의 휴식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특집은 10년 전 '무한도전'이 선보인 에피소드를 연상케 한다. 앞으로의 날들을 준비하겠다던 '놀면 뭐하니'의 감 떨어진 선택은 오히려 10년 전으로 퇴보하는 결과를 낳았다.

'놀면 뭐하니' 측은 지난 1일 박진주, 이이경이 새 멤버로 확정됐다고 알리며 기존 멤버들과 만들어갈 시너지를 기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진주는 "정말 감사하면서도 무거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 앞으로 연기뿐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분들께 재미와 행복,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이경도 "본업이 배우이지만 희극인의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는 멤버가 되겠다. 기존 멤버들과 잘 융화되어 큰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이에 따라 '놀면 뭐하니'는 또 한 번의 체제 변화를 겪게 됐다. 유재석 1인 체제로 시작했던 '놀면 뭐하니'는 작년 여름부터 정준하, 하하, 미주, 신봉선이 고정 멤버로 합류한 5인 체제로 바뀌었고, 이후 1년 만에 이이경, 박진주까지 추가되면서 7인 체제가 된 것.

그러나 5인 체제 당시 흔히 '유라인'이라 불리는 익숙한 얼굴들과 '무한도전'과 비슷한 포맷의 반복, 4개월에 걸친 WSG워너비 프로젝트에 피로감을 느끼던 시청자들에게 이이경, 박진주는 새로운 얼굴로 다가올까.
박진주, 이이경./사진=텐아시아DB
박진주, 이이경./사진=텐아시아DB
박진주는 앞서 '놀면 뭐하니'에서 진행한 WSG워너비 프로젝트의 멤버로 활약한 인물이다. 12명의 멤버 사이서 폭발적인 고음과 함께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며 유재석에게 칭찬을 한 몸에 받기도. 그러면서 자연스레 유재석이 진행하는 tvN '식스센스3' 마지막 회 게스트로도 출연, 유재석은 박진주에게 "의욕 없는 저 모습 너무 매력적이다. 나는 이런 게 너무 좋다. 적극적이지 않은 친구들 좋아한다"고 마음에 쏙 들어 했다.

이이경은 '런닝맨', '식스센스', '놀면 뭐하니' 등 유재석 예능의 단골 게스트다. 그는 '식스센스'에 출연했을 당시 유재석에게 "형이 1조를 모았다는 소문이 있다"며 짓궂은 농담도 불사르는 배짱 있는 모습으로 유재석의 신임을 얻었다. 앞서 진행된 영화 '육사오' 제작보고회에서도 이이경은 "난 희극인 상이라고 하더라. 유재석 형이 직속 후배로 알고 있다"고 유재석을 언급할 정도. 새 멤버들 역시 '유라인' 인물들인 셈. 신선함이 아닌 '친목'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놀면 뭐하니' /사진제공=MBC
'놀면 뭐하니' /사진제공=MBC
여기에 오랜 기간 고심한 끝에 선보이는 특집이 학교 콘셉트의 '웰컴 투 순박골'이라는 점도 아쉽다. 이 세계관에서 유재석이 맡은 캐릭터는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로 부임한 초등학교 선생님 유봉두. 다른 멤버들 역시 순수 소년 하하, 거울 공주 이미주, 선생님 바라기 신미나(신봉선), 밥밖에 모르는 밥보 정준하는 새 학기를 맞은 초등학생으로 분한다. 이이경과 박진주는 이곳 초등학교에 전학 오는 설정이다.

그러나 공개된 티저 이미지를 보면 어딘지 모를 기시감이 느껴진다. 바로 '무한도전'에서 선보였던 '명수는 열 두 살' 에피소드와 유사하기 때문. 당시 1980년대 초등학생으로 분한 멤버들은 다소 촌스럽지만 정겨운 의상과 옛날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고, 능청스러운 상황극 연기로 큰 웃음을 만들어내 레전드 에피소드 중 하나로 꼽힌다.
'무한도전' 명수는 열두살 /사진제공=MBC
'무한도전' 명수는 열두살 /사진제공=MBC
13년간 방영되며 '없는 게 없는 무한도전'이라는 말이 있듯이 콘셉트가 비슷할 수는 있지만, '놀면 뭐하니' 제작진의 깊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지 않는 모습은 재정비 시간이라는 말의 의미를 무색하게 한다. '놀면 뭐하니'가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찾기 위해서는 익숙한 얼굴과 익숙한 포맷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 필요할 때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