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오은영, 지상파·종편 가리지 않고 '상담 예능'
자극적·선정적 콘텐츠 이어 힐링 콘텐츠 '오락가락'
일관성·진정성 결여
'오케이 오케이' 오은영./사진=텐아시아DB
'오케이 오케이' 오은영./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다른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 방송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구가하는 이들이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 동물훈련사 강형욱, 역사강사 설민석에 이어 최근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이 그러하다.

오은영 박사는 최근 지상파, 종합편성채널을 가리지 않고 '틀기만 하면' 등장한다. 인기인 한 사람에게 의존하며 '모시기'에 급급한 방송사들도 문제지만, '모시는 대로' 따라가는 출연자 역시 분별력이 부족하다고 여겨지긴 마찬가지다.

오은영은 현재 채널A에서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와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를 이끌고 있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는 SBS '써클 하우스'에 출연했다. 이달 12일부터는 KBS2 새 예능 '오케이? 오케이!'로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금쪽같은 내 새끼'는 육아 코칭, '금쪽 상담소'는 전 연령대 고민 상담, '결혼 지옥'은 부부 문제 솔루션, '써클 하우스'는 청춘들을 위한 고민 상담, '오케이? 오케이!'는 출장 멘탈 상담을 포인트로 한다는 '한 끗 차이'가 있다. 각각의 방송 내용이 허접하거나 무성의한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에 따라 육아, 교육, 부부, 가정, 진로 등 내담자들의 다양한 사연을 시청자들도 들어보고 해답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이 도움을 얻기도 한다.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영상 캡처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영상 캡처
하지만 출연자는 같고 '한 끗'만 다른 예능이 우후죽순 쏟아지다 보니 출연자와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반감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은영과 오은영이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신뢰성과 독창성'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여러 프로그램이 '나눠먹기' 하려다 보니 발생하는 일.

이런 상황에서 각자의 경쟁력을 높이려다 보니 '착한 의도'를 잊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내세우게 되는 것이 문제점. '금쪽같은 내 새끼'의 경우, 쥬얼리 출신 이지현과 자녀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허울은 좋았다. 하지만 이지현이 솔루션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모습, 아들과 딸을 차별하는 듯한 행동 등이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 자체의 진정성에도 금이 갔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영상 캡처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영상 캡처
'결혼 지옥'의 경우 19금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최근 '섹스리스 특집'을 2주간 내보낸 것. 1편에서는 4년째 섹스리스로 살아온 30대 부부가 출연했다. 아내 내담자가 "남편과 하면 아프다. 빨리 끝내줬으면 좋겠는데 계속 한다", 남편 내담자가 "말을 심하게 하면 인형에다 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하는 등 고수위 고민 내용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방송인 전민기, 기상캐스터 정선영 부부가 출연한 2편은 더 '파격적'이었다. 성생활 횟수, 만족도 등 부부 관계에 대한 언급은 지나치게 적나라했다. 정선영은 "나는 본론이 좋고 삽입을 하는 게 좋지 깔딱깔딱 대는 건 별로", "야한 웹툰이나 소설을 보며 셀프로 위로 받는다", 전민기는 "자위는 한 달에 한두 번", "남들은 밤새도록 했다고 하는데 나는 하루에 2회 이상 안 한다"라고 말했다. 19금이라 할지라도 시청자가 통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심지어 '금쪽 상담소'에서도 강재준·이은형 부부의 '섹스리스' 문제를 오은영이 상담해줬다. 이은형은 "이런 생각 없었다가 마흔이 됐는데 나이의 압박감 때문에 스킨십이 덜해진 거에 심각성을 느꼈다", 강재준은 "은형이가 대학로에서 동료들과 같이 살 때도 입 막으면서 했다. 그땐 하루에도 몇 번씩 했었다"고 어색한 잠자리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았다. 19금 대화가 오가는 방송 장면은 아슬아슬했다.
사진=KBS2 '오케이? 오케이!' 영상 캡처
사진=KBS2 '오케이? 오케이!' 영상 캡처
이에 오은영은 선정적인 '매운맛' 콘텐츠에 이어 힐링을 선사하는 '순한맛' 콘텐츠로 또 다시 변주를 주기도 했다. KBS2 새 예능 '오케이? 오케이!'에 출연하게 된 것. 지난 12일 첫 방송에서는 전통시장을 방문해 분식 점포에서 일하는 젊은 상인의 사연을 듣고 응원을 전했다.

오은영은 '오케이? 오케이!'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다작'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나는 32년간 전문의로 일하면서 인간이 언제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며 "2년 반 넘게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 모두 위기를 겪었다. 지난 시간을 되짚어 보면서 내면을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코로나19 시대에 방송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대가 자신을 필요로 했다는 오은영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매운맛', '순한맛' 가리지 않고 일관성 없이 '섭취'하다가는 탈이 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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