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원조’ 유튜브 못 따라가네
‘먹방’에 밀리는 공중파 예능프로그램
유튜버 쯔양, 방송인 백종원./사진=텐아시아 DB
유튜버 쯔양, 방송인 백종원./사진=텐아시아 DB


≪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TV 방송국의 예능프로그램이 1인 방송국에 밀리는 분위기다. 인터넷 방송을 중심으로 파생된 ‘먹방’(먹는 방송)이 유튜버와 BJ들 사이에서 대히트를 치자 TV 예능국은 이를 가져다 소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인 미디어에 비해 많은 제작비와 시간, 기동력을 들인 데 비해 ‘원조’를 따라가진 못하는 모양새다.

‘먹방’은 크리에이터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시청하는 방송이다. 많은 음식을 짧은 시간 안에 섭취하며 ‘푸드파이터’를 연상케 하는 방송부터 먹는 소리에 중심을 둔 ‘ASMR’, 여러 맛집을 탐방하는 등의 ‘식도락’까지 다양한 포맷으로 발전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먹는 방송’이란 의미로 ‘먹방’(Mukbang) 발음 또한 그대로 사용된다. 2016년 미국의 각종 언론사는 한국 ‘먹방’에 대한 인기를 조명해 다루기도 했다.
방송인 백종원./사진=텐아시아DB
방송인 백종원./사진=텐아시아DB
이런 인기에 힘입어 ‘먹방’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은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Olive ‘밥블레스유’, K STAR ‘식신로드’, KBS2 ‘편스토랑', iHQ ‘맛있는 녀석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줄을 잇는다. 백종원, 이영자, 화사, 정준하, 하정우 등 연예계 ‘먹방’ 스타들 역시 계속해서 배출되고 있다.

2010년부터 방영된 SBS ‘진짜 한국의 맛’, tvN ‘한식대첩’과 더불어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내세운 SBS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등이 히트를 하며 ‘먹방’은 호황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는 ‘먹방 열풍’에 기댄 ‘반짝인기’였던 모양이다. 이후 선보인 JTBC ‘백종원의 국민 음식'은 1%대 시청률로 소리소문없이 종영을 맞았다. 티빙 ‘백종원의 사계'와 넷플릭스 '백스피릿' 역시 OTT 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못한 채 잊혔다.

2015년 방영 후 장수 먹방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맛있는 녀석들’은 지난 8월 0.2%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반등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편스토랑’은 최신 회차 기준 4.7%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형편이다.
사진=천뚱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사진=천뚱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안다행' 쯔양 /사진=MBC
'안다행' 쯔양 /사진=MBC
‘먹방’은 갈수록 ‘대박’을 치는 유튜브와 달리, TV에선 점점 ‘쪽박’을 차는 신세다. 600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 쯔양은 누적 12억 조회수를 자랑하는 ‘대세 먹방 유튜버’. 하지만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초대되자 큰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쯔양은 지난해 4월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선 박명수, 유민상, 지상렬과 함께 자급자족 라이프에 나선 모습이 그려졌다. 쯔양이 삼겹살을 먹는 장면은 6.8%로 ‘최고의 1분’에 등극했지만, 평균 2.1%의 시청률에 그쳤다.

반대로 TV 속 ‘먹방 스타’가 유튜버로 전향하자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코미디언 홍현희의 시매부인 천뚱은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 '먹방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그의 유튜브 구독자는 개설 열흘 만에 45만 명을 기록했다. 개설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구독자 수는 76만 명에 달한다. 조회수는 최고 165만에서 평균 50만을 웃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홀로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의 ‘식사 메이트’가 되어주는 ‘먹방’은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유튜브 영상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방송국은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토크, 요리 등의 콘텐츠를 버무렸지만, ‘원조’를 따라잡기엔 역부족.

유튜브에 밀린 방송국이 난관에 부딪혔다. 벗어날 방법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신선한 소재일 터. 방송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되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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