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
악역 전문 배우 김병옥이 아직도 자가 마련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김병옥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병옥은 "원조 단발좌"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송은이는 "수많은 단발좌 중에 이미지가 가장 강렬하시다"고 말했다. 김병옥은 단발머리를 한 이유에 대해 "박찬욱 감독님과 헤어 팀장 두 분이 이야기하셨다. 저는 아무 말 못 했다.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김용만은 "악역 전문 배우이신데 그중에서도 잡범 전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김병옥은 "잡범도 있는데 악덕 사채업자, 낮에는 회장님이나 시의원, 저녁엔 깡패 두목"이라고 했다. 김숙은 "평상시에도 주변에서 겁먹지 않냐?"고 물었다. 김병옥은 "대중목욕탕을 자주 간다. 대사 연습하다 보면 탕 안에 정적이 흐른다"고 답했다.

김병옥은 "바로 죄송하다고 혼자 연습한 거라고 해명한다. 목욕탕에서 머리를 말리다가 사진 찍어달래서 찍어준 적도 있다. 그분은 또 지금 아니면 날 못 본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어떻게 하지 하다가 찍었다"고 설명했다. 김병옥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와 달리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이에 김병옥의 별명은 김순둥과 먹다 남은 떡이라고 했다. 자신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
김병옥은 "연기할 때는 생각을 바꿔서 내가 핍박당하고 모욕당했던 모습을 생각한다. 집에서는 존재감이 없다고 봐야 한다. 서열이 없다. 강아지가 우리 집에서 1위다. 지존이다. 산책은 내가 매일 시키고 수발을 다 드는데 내가 부르면 오지도 않는다"고 털어놨다.

김병옥은 아내와 각방을 쓴 지 오래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 10년 됐다. 각방을 쓰면 전반적으로 다 편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성격 때문에 식당 가서 마음껏 못 먹는다고. 김병옥은 "기본 반찬을 달라고 하지 않으려고 아껴 먹는다. 바쁘지 않으시냐. 집에서도 굳이 뭐"라고 설명했다.

김병옥은 현재 구독자 수가 약 2만명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구독자 수가 늘지 않는다며 민경훈에게 조언을 구했다. 김병옥은 "저렴하게 만 원 미만의 식당을 찾는다. 오늘 내가 한 끼를 맛있게 먹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또한 김병옥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데뷔작이다. 김병옥은 "44살에 데뷔했다. 그것도 불가사의한 거다. 대학로에서 공연하고 있는데 조감독님이 공연에 오신 뒤 감독님한테 이야기하셨다고 하더라. 감독님과 만났는데 별 이야기가 없었다"고 했다.

김병옥은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고정관념을 깨는 역할을 요구받았다. 김병옥은 ''올드보이' 개봉 후 정말 가슴이 설렜다. 개봉을 하고 바람을 일으키고 그랬다. 처음으로 무대 인사도 하러 다녔다. 진짜 됐다.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영화를 많이 하겠다 싶었다. 그런데 1년 동안 연락이 안 오더라"고 털어놨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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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로 돌아간 김병옥은 '친절한 금자씨'에 캐스팅됐다. 이어 류승완 감독의 '짝패',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 '무방비 도시', '해바라기' 등을 촬영했다. 김병옥은 "'친절한 금자씨'와 '올드보이'가 내 인생을 바꾼 영화"라고 했다.

김병옥은 사기당한 경험이 많다고 고백했다. 그는 "옛날에는 친구들 보증을 많이 서주던 시절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가 보증을 서달라고 해서 적금을 깼다. 법원에서 호출받았다. 친구는 행방불명됐고 변제하지 않으면 내게 압류가 들어온다. 갚아야 하지 어떻게 하냐?"고 설명했다. 그는 1980년대 말~1990년 초반 기준 7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빚지게 됐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병옥은 "그 친구를 찾지 못하고 금액을 전부 대신 변제했다. 나중에 연락이 돼 친구를 한 번 찾아가긴 했는데, 가지 말 걸 싶더라. 안쓰러워 보였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병옥은 아내 몰래 7년간 모은 적금을 친구에게 빌려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빌려줄 돈이 없다. 우리 집사람이 그런 거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하고 계세요"라며 극존칭을 써 웃음을 안겼다.

김병옥은 하우스 푸어가 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끌해서 대출받았다. 대출 이자를 내야 하는데 집값이 내려가더라. 2015년에 입주했는데, 1000세대 중 150세대가 입주를 안 했다. 그래서 35% 할인 분양을 한 거다. 우리는 정가에 들어갔다"며 "당시 대출을 3억 받았다.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서 3억 9000만원에 팔았다. 아직도 내 집 마련을 못하고 있다. 출연작이 많은 것과 내 집 마련이랑은 상관이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병옥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병옥은 "어머님이 생활비를 많이 챙겨주셨다. 결혼을 미뤘다. 어머니께서 '살아있을 때 해'라고 하시더라. 결혼을 하고 2년 만에 돌아가셨다. 성공한 걸 못 보여드려서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내와 지인 결혼식에 갔는데 돋보이더라. 나름 차려입고 오는데 아내는 허름해 보였다. 지금도 정장이 없다. 하나 사자고 했는데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내에게 새 옷을 사주고 싶다. 결혼할 때 받은 패물들은 두 번이나 도둑이 쓸어갔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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