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출산 발표 2달 만 복귀
'쇼미더머니10' 깜짝 등장
음원 성적·화제성 모두 저조
'쇼미10'에 깜짝 출연한 가수 바비/ 사진=Mnet 캡처
'쇼미10'에 깜짝 출연한 가수 바비/ 사진=Mnet 캡처
그룹 아이콘의 바비가 깜짝 출산 소식을 알린 뒤 2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했지만 팬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바비는 지난 19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10'에서 프로듀서 그레이, 송민호 팀 공연에 깜짝 등장했다.

이날 공개된 머드 더 스튜던트의 '이끼' 무대 후반부에 등장한 바비는 여전히 강렬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랩스킬을 선보였다. 자신의 파트 대부분을 복면을 쓴 채 소화했지만 특유의 목소리 때문에 바비의 정체를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앞서 제작진은 이날 리허설을 보여주는 과정까지 바비의 존재를 꽁꽁 숨겼다. 그 결과 바비가 복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했을 때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바비의 깜짝 출연이 놀라운 건 그가 '쇼미더머니3' 우승자 출신이라는 것 외에도 득남 후 첫 방송 활동이었다는 점에 있다.

바비는 지난 9월 27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득남 소식을 알렸다. 앞서 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약속했다. 그리고 9월에 아버지가 된다"고 밝힌지 일주일 만이었다.

이에 많은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현역 아이돌 멤버가 결혼을 한다는 것도 흔치 않지만 출산 소식을 동시에 알렸으니 팬들 사이에선 파장이 컸다. 그가 지난 6월 종영한 '킹덤: 레전더리 워'에 아이콘 멤버들과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탓에 전혀 예상할 수 없던 행보였다.

이를 의식한 바비도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하지만 갑작스러운 제 소식에 당혹스러울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 더 크다. 제 이야기에 상처받거나 큰 혼란을 겪으시는 분들께 온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다수의 팬들은 그룹 활동에 민폐를 끼친 결과를 낳았다며 그를 비판했다.

바비가 "(결혼 후에도)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부 팬들은 "팀에서 탈퇴하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가수 바비(왼쪽)가 공개한 자필 편지/ 사진=텐아시아DB, 인스타그램
가수 바비(왼쪽)가 공개한 자필 편지/ 사진=텐아시아DB, 인스타그램
이에 2달 만에 대중 앞에선 바비를 반기는 반응보다는 시큰둥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날 방송에서 바비가 지원사격한 머드 더 스튜던트가 승리를 가져갔지만 음원 성적은 저조하다. 바비가 피처링한 '이끼'는 멜론, 지니, 벅스 등 음원사이트에서 30위권에 머물러있다. 같은날 발표된 일부 '쇼미더머니10' 음원이 각종 차트 10위권에 대거 포함된 것과는 대조된다. 아이돌 멤버의 피처링한 유일한 음원이었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바비가 아이돌로서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우려를 자아내는 대목이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송민호는 팀원 비오의 '리무진' 무대에서 "좋은 상품이랍시고 많이들 포장도 하지만 아이돌 다 리스펙하지"라는 가사의 랩을 선보였다.

아이돌 문화를 향한 존중의 뜻을 담은 구절이지만 상품성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의미하고 있다. 의도치 않게 바비를 저격하며 '팀킬'로 이어진 꼴이다. 아이돌로 포장돼왔던 바비가 상품성을 회복하기에 2개월은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가 아이돌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조금 더 팬심에 귀를 기울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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