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싸우자 귀신아’·’오 나의 귀신님’ 포스터 / 사진=tvN 제공
‘싸우자 귀신아’·’오 나의 귀신님’ 포스터 / 사진=tvN 제공
어느 순간 잔상을 지워냈다.

tvN ‘싸우자 귀신아’(극본 이대일, 연출 박준화)가 초반 들었던 제2의 ‘오 나의 귀신님’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싸우자 귀신아’만의 매력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7월 11일 첫 방송된 ‘싸우자 귀신아’는 귀신 보는 능력을 없앨 돈을 벌기 위해 귀신을 잡으러 다니는 허당 퇴마사 박봉팔(옥택연)과 귀신이 된 여고생 김현지(김소현)가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해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비슷한 귀신 소재의 드라마인 tvN ‘오 나의 귀신님’과는 첫 방송 전부터 비교 대상이 됐다.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모르는 처녀귀신과 겉으로 보기에는 선한 이미지의 인물이 사실은 악인이었다는 점 등이 그렇다.

그러나 ‘싸우자 귀신아’는 후반부로 갈수록 제 매력을 발휘하는데 집중했다. 옥택연과 김소현은 11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달콤한 로맨스 호흡을 통해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귀신과 사람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이별을 결심했던 박봉팔과 김현지는 이후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김현지의 기억상실로 새로운 갈등을 겪었다. 여기에 악귀가 씐 주혜성(권율)이 박봉팔과 김현지 주변을 맴돌며 그들을 위협했다. 아동학대, 가정 폭력, 악플러에 대한 경고 등 귀신을 통한 ‘싸우자 귀신아’만의 메시지 역시 주목할 만했다. 마지막 방송에서 박봉팔과 김현지는 “악한 귀신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라며 퇴마를 결심하는 모습 역시 인상 깊었다.

초반 박봉팔과 김현지가 티격태격하고 퇴마를 하는 모습이 집중했던 작품은 후반으로 갈수록 박봉팔·김현지·주혜성, 세 인물간의 갈등과 위기 등에 초점을 맞추며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미스터리했던 주혜성이 알고 보니 과거 박봉팔의 몸에서 빠져 나온 악귀이고, 김현지는 그 악귀를 없앨 무구를 전달받은 인물이라는 반전 역시 놀라웠다. 이렇듯 ‘싸우자 귀신아’는 어느 순간부터 ‘오 나의 귀신님’과는 비교선상에 오르지 않고 자체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유달리 무더웠던 여름, ‘싸우자 귀신아’는 오싹한 귀신과 그런 귀신을 처치하는 통쾌한 액션 그리고 옥택연과 김소현의 달달한 로맨스 등 다채로운 장르를 16부 안에 담아내며 퇴장하게 됐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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