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지하윤04
지하윤04
지하윤? 생소한 이름 석 자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도 있다. 허나 10대라면 ‘얼짱’ 지윤미 정도는 한 번쯤 들어봤을 수도. 어쩌면 사진을 보고 누군지 알아챌 수도 있을 것이다. ‘얼짱’ 지윤미로 알려진 지하윤은 올해 새 이름과 함께 연기자로 변신을 꾀했다. 그룹 아이콘의 ‘에어플레인’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고, 케이블채널 tvN ‘두번째 스무살’에서 통통튀는 여대생 민애 역을 맡았다. ‘얼짱’에서 연기자로, 헤어 뷰티 전공에서 연기 전공으로. 스물한 살 지하윤은 연기자란 새로운 길로 들어서면서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을 돌고 있었다.

실제로 만난 지하윤은 매우 양면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어른스럽기도, 한편으론 스무살 같기도 했다. 그의 스무 살 같은 싱그러운 매력은 사진 촬영 때 빛을 발했다. 지하윤은 특유의 시원한 입매로 매력적인 미소를 지어냈다. 보는 이마저 미소를 짓게 만드는 티 없이 발랄한 미소였다. 반면 사진기자의 디렉팅에 맞춰 포즈를 취하는 모습에서 그의 프로 같은 능숙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자연스런 포즈에 대해 얘기를 꺼내자 지하윤은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라며 수줍게 답하기도 했다.

지하윤의 진짜 매력은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새침떼기같고 도도할 것만 같은 외모와는 달리 지하윤은 솔직한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다. “처음엔 다들 오해하세요. 도도할 것 같다고. 실제론 웃음도 많고 장난도 많이 쳐요.” 지하윤의 말처럼 그의 대답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유쾌한 제 성격을 살려서 시트콤에 도전하고 싶어요. 친구들이 제 인생이 시트콤 같다고 그러거든요. 하하. 그만큼 유쾌한 일이 많이 일어나요. 저 또한 주변 분위기를 밝게 만드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첫 인상의 반전 때문일까. 점점 지하윤의 ‘진짜 모습’이 궁금해졌다. 인터뷰어의 궁금증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지하윤은 솔직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전 실제로 자유로운 사람이에요. 생각도 자유롭고, 행동도 자유로워요. 주변 사람들이 힘들 때도 있어요. 하하. 제 성격 때문인지 여행도 좋아해요. 짜여진 가이드 여행 말고 즉흥적인 여행. 길을 몰라도 그냥 걸어가고, 맛을 몰라도 그냥 먹어요. (웃음) 그게 여행의 진짜 재미죠. 직접 찾아내는 게. 해외여행도 좋지만 우리나라 좋은 곳도 많잖아요. 숨겨진 지역 맛집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지하윤03
지하윤03
지하윤에게 자신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했다. 돌아온 것은 꽤나 의외의 대답이었다. “내 자신에게 배려하지 말라.” 유쾌한 태도를 유지하던 지하윤의 당차고 진지한 포부에 살짝 놀라기도 했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자신에게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것. 지하윤은 여린 외모와는 달리 강단 있는 내면을 가지고 있었다. 오랫동안 전공해온 분야를 접고 새로운 길로 나아갈 만큼 지하윤의 방향은 확고했다. ‘얼짱’ 지윤미에서 ‘연기자’ 지하윤으로. 자신의 타이틀을 바꾼 지하윤은 앞으로에 대한 기분 좋은 기대로 가득했다.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MBC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선배님처럼 순수하고 코믹한 연기도 해보고 싶고, tvN ‘오 나의 귀신님’ 김슬기 선배님처럼 반전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늘 도전을 꿈꿔요. 연기를 위해 스스로를 내려놓을 준비는 돼 있어요.”

이제 시작이었다. 많은 신인들이 ‘이제 발걸음을 뗐다, 시작이다’라고 말하지만, 지하윤은 제대로 된 발걸음도 떼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만큼 앞으로 나아가야할 날도 많고, 해야할 것도 많았다. 수많은 신인들 중 지하윤이 기대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자신감’. 신인에게 자신감만큼 더 좋은 기폭제는 없을 것이다. 지하윤은 연기자가 되기 위한 오랜 고민의 시간동안 당당한 ‘자신감’을 쌓아두고 있었다. 허나 당당한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변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변하지 않으려면 스스로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앞서 당찬 포부에서 드러났듯, 지하윤은 내면의 엄격함까지 갖추고 있었다. “남에게 겸손하되 스스로에겐 틈을 내어주지 말자.” 지하윤의 말을 믿고, 그의 자신감을 지지하려 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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