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부부 예능
MBC '결혼지옥' 폭력 남편 우울증 포장해 논란
tvN '우리들의 차차차'도 철부지 남편 만들기에 집중
MBC '결혼지옥' 폭력 남편 우울증 포장해 논란
tvN '우리들의 차차차'도 철부지 남편 만들기에 집중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결혼'과 '부부'를 앞세워 나오는 프로그램이 문제적 방송으로 떠올랐다. 연예인이든 비연예인이든 갈등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크고 작은 논란에 자주 휩싸인다.
논란과 화제성은 비례한다. 법원에 가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내용일수록 화제성은 높다. 대중의 비난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높은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제작진의 조직 내 입지를 탄탄하게 한다. 직장 내 생존앞에선 부도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불법을 미화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미디어의 영향력을 잊은 지도 오래됐다. 오히려 다른 자극으로 논란을 만들어내는데 혈안이 되어 보일 정도.
반성은 없다. 오히려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을 베껴내기 바쁘다. SBS '동상이몽' KBS2 '살림하는 남자들' MBC '결혼지옥' tvN '우리들의 차차차', 티빙 오리지널 '결혼과 이혼 사이' 등 공중파, 케이블, OTT까지 채널을 가리지 않고 부부 갈등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돌려막는다.
폭력과 욕설, 가스라이팅, 소통의 부재, 독박육아 등 갈등의 주제는 다양한데 원인 제공자는 늘 남편이다. 연예인 부부가 나오는 예능에서 조차 아내의 일방적 희생이 기본 값이다. 최근 '결혼지옥'이 남편의 폭력을 우울증으로 포장해 논란이 됐다. 해당 회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20대 아내와 코로나 이후 일을 구하지 않는 40대 남편의 이야기. 남편은 놀고 먹으면서 아내에게 쌍욕을 일삼았고, 손가락욕도 아무렇지 않게 했다. "성격이 더러운 네 탓"이라며 가스라이팅도 매일, "돈을 주고 사왔다"며 매매혼임을 당당하게 밝혔다.
있는 그대로만 봐도 가정 폭력의 피해자가 분명한데 남편에게 '가정폭력'임을 일깨워주는 MC들은 없었다. '결혼지옥'은 부부 갈등의 고민을 나누고 솔루션을 찾아주는 프로그램. 하지만 가정법원으로 가야할 사연을 방송에 쓰면서 자극적인 소재로만 쓰고 끝이었다. 전문가라는 오은영 박사도 소유진, 하하, 김응수 등 패널도 그 누구도 정확한 지적을 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인신매매를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 매매혼, 중개형 국제결혼이라는 말로 포장됐지 실상은 남편의 말대로 인신매매와 다를 게 없다. 형법 제289조에 따르면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이다. 추행, 간음, 결혼 또는 영리 목적으로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는다. '결혼지옥' 13회는 우울증일수도 있다는 출연진의 분석을 앞세워 현행법 위반을 포장한다. '결혼지옥'의 단골 소재가 남편의 폭력성과 가스라이팅이었다면 '우리들의 차차차'의 라이머, '동상이몽2'의 임창정, '살림남2'의 정태우는 아내의 희생을 소재로 화제성을 모은다.
라이머는 아내 안현모를 '부려먹는' 남편으로 나왔다. 라이머는 안현모에게 마일리지 적립, 세금 납부부터 회식 예약, 건강검진 예약 등 스스로 할 일을 넘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임창정 역시 아침부터 아내에게 '창정이 정식'인 7첩반상을 주문하고, 5형제 육아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며 방송 직후 뭇매를 맞았다. 상전 앞의 종이 된 아내, 아내의 손길이 필요한 '철부지 남편'이 프로그램 속 남편들의 콘셉트였다.
철부지 남편의 성장스토리는 제작진이 쉽게 생각하는 콘셉트. 철부지성이 부각되면 될 수록 성장에서의 느껴지는 희열이 크기에 프로그램 초기에 남편들은 막가파식 꼰대로 그려진다.
예능 프로그램 홍수 시대에 화제성을 얻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제작진의 변명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면죄부를 받기는 어렵다. 제작진의 그린 과한 이미지는 3~5초의 밈으로 영원히 박제 된다.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성장스토리는 삭제된 채 말이다. 결혼은 현실이니 TV 속 부부의 삶도 현실일 터다. 물론 방송이니 더 자극적으로 부풀린 내용도 있겠지만, 이들의 갈등이 결코 거짓은 아니다. 방송에서 드러나지 않은 속사정이 있다해도 방송에서 보여준 것들을 믿는 시청자는 썩 유쾌하지 못하다.
결혼은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논란거리를 만들기 위해 쓰고 버릴 소재가 아니라는 뜻. 연예인들은 이익을 위해 출연했지만 비연예인과 시청자는 다르다. 사활을 걸고 출연신청을 한 출연자도 있을 것이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시청자도 있을 터다.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 고민을 나누고 솔루션을 찾아준다는 의도로 만들었다면 그 의도에만 집중하길 바란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결혼'과 '부부'를 앞세워 나오는 프로그램이 문제적 방송으로 떠올랐다. 연예인이든 비연예인이든 갈등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크고 작은 논란에 자주 휩싸인다.
논란과 화제성은 비례한다. 법원에 가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내용일수록 화제성은 높다. 대중의 비난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높은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제작진의 조직 내 입지를 탄탄하게 한다. 직장 내 생존앞에선 부도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불법을 미화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미디어의 영향력을 잊은 지도 오래됐다. 오히려 다른 자극으로 논란을 만들어내는데 혈안이 되어 보일 정도.
반성은 없다. 오히려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을 베껴내기 바쁘다. SBS '동상이몽' KBS2 '살림하는 남자들' MBC '결혼지옥' tvN '우리들의 차차차', 티빙 오리지널 '결혼과 이혼 사이' 등 공중파, 케이블, OTT까지 채널을 가리지 않고 부부 갈등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돌려막는다.
폭력과 욕설, 가스라이팅, 소통의 부재, 독박육아 등 갈등의 주제는 다양한데 원인 제공자는 늘 남편이다. 연예인 부부가 나오는 예능에서 조차 아내의 일방적 희생이 기본 값이다. 최근 '결혼지옥'이 남편의 폭력을 우울증으로 포장해 논란이 됐다. 해당 회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20대 아내와 코로나 이후 일을 구하지 않는 40대 남편의 이야기. 남편은 놀고 먹으면서 아내에게 쌍욕을 일삼았고, 손가락욕도 아무렇지 않게 했다. "성격이 더러운 네 탓"이라며 가스라이팅도 매일, "돈을 주고 사왔다"며 매매혼임을 당당하게 밝혔다.
있는 그대로만 봐도 가정 폭력의 피해자가 분명한데 남편에게 '가정폭력'임을 일깨워주는 MC들은 없었다. '결혼지옥'은 부부 갈등의 고민을 나누고 솔루션을 찾아주는 프로그램. 하지만 가정법원으로 가야할 사연을 방송에 쓰면서 자극적인 소재로만 쓰고 끝이었다. 전문가라는 오은영 박사도 소유진, 하하, 김응수 등 패널도 그 누구도 정확한 지적을 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인신매매를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 매매혼, 중개형 국제결혼이라는 말로 포장됐지 실상은 남편의 말대로 인신매매와 다를 게 없다. 형법 제289조에 따르면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이다. 추행, 간음, 결혼 또는 영리 목적으로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는다. '결혼지옥' 13회는 우울증일수도 있다는 출연진의 분석을 앞세워 현행법 위반을 포장한다. '결혼지옥'의 단골 소재가 남편의 폭력성과 가스라이팅이었다면 '우리들의 차차차'의 라이머, '동상이몽2'의 임창정, '살림남2'의 정태우는 아내의 희생을 소재로 화제성을 모은다.
라이머는 아내 안현모를 '부려먹는' 남편으로 나왔다. 라이머는 안현모에게 마일리지 적립, 세금 납부부터 회식 예약, 건강검진 예약 등 스스로 할 일을 넘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임창정 역시 아침부터 아내에게 '창정이 정식'인 7첩반상을 주문하고, 5형제 육아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며 방송 직후 뭇매를 맞았다. 상전 앞의 종이 된 아내, 아내의 손길이 필요한 '철부지 남편'이 프로그램 속 남편들의 콘셉트였다.
철부지 남편의 성장스토리는 제작진이 쉽게 생각하는 콘셉트. 철부지성이 부각되면 될 수록 성장에서의 느껴지는 희열이 크기에 프로그램 초기에 남편들은 막가파식 꼰대로 그려진다.
예능 프로그램 홍수 시대에 화제성을 얻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제작진의 변명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면죄부를 받기는 어렵다. 제작진의 그린 과한 이미지는 3~5초의 밈으로 영원히 박제 된다.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성장스토리는 삭제된 채 말이다. 결혼은 현실이니 TV 속 부부의 삶도 현실일 터다. 물론 방송이니 더 자극적으로 부풀린 내용도 있겠지만, 이들의 갈등이 결코 거짓은 아니다. 방송에서 드러나지 않은 속사정이 있다해도 방송에서 보여준 것들을 믿는 시청자는 썩 유쾌하지 못하다.
결혼은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논란거리를 만들기 위해 쓰고 버릴 소재가 아니라는 뜻. 연예인들은 이익을 위해 출연했지만 비연예인과 시청자는 다르다. 사활을 걸고 출연신청을 한 출연자도 있을 것이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시청자도 있을 터다.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 고민을 나누고 솔루션을 찾아준다는 의도로 만들었다면 그 의도에만 집중하길 바란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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