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음주운전 사고 1년 구형
"피해자 크게 안 다쳤다"더니
재판장서 눈물로 선처 호소
가수 겸 배우 리지/ 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가수 겸 배우 리지/ 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수 겸 배우 리지가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선 가운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피해자가 많이 다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은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리지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리지가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사과한 뒤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리지도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평소 음주운전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고 음주차량을 신고해왔는데 잘못된 판단으로 평생 해선 안 될 범법행위를 했고 사고가 났다"며 "직접 신고해 자수했지만 평소 나의 말, 행동과 다른 자가당착에 이르러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일 후회와 죄책감에 현실과 꿈에서 반성하며 자책하며 살고 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그간 삶을 돌아보고 다시 한번 스스로를 사랑하는 제가 될 수 있게 감히 부탁드린다"며 "두 번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약속드린다. 더 이상 누구를 실망시키지 않겠다. 내 자신이 무섭지만 재판을 받기 위해 이곳에 오는 것은 더 무섭다. 이 곳에 사건사고로 인해 오지 않고 많이 베풀면서 살겠다"고 다짐했다.
가수 겸 배우 리지/ 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가수 겸 배우 리지/ 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앞서 리지는 지난 5월 서울 청담동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 인근에서 앞서가는 택시를 들이받은 혐의로 적발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당시 리지의 혈중알콜농도는 0.08%를 넘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지난 6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대중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리지는 걸그룹 출신임에도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해 인지도와 호감도를 쌓아왔다. 특히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음주운전을 혐오한다고 강조한 인물이다. 2019년 드라마 종영인터뷰에서 리지는 "음주운전을 발견할 때 가장 분노한다"며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은 제2의 살인자다. 음주운전 차량을 보면 112에 바로 신고한다"고 말했다. 그가 재판장에서 자가당착에 이르렀다고 자책한 이유다.

하지만 리지의 실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재판을 앞두고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사실상 내 인생이 끝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사람을 너무 죽으라고 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살다가 한 번쯤은 힘들 때가 있지 않나"라며 "기사님께서 그렇게 다치지 않으셨는데 기사가 그렇게 (났다)"고 토로했다.

이에 리지를 향해 더욱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본인이 잘못을 저질러놓고 동정을 구하는 듯한 태도에 대중이 분노하면서다. 음주운전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강조한 점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재판장에서 눈물로 선처를 호소한 것과 상반된다.
가수 겸 배우 리지/ 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가수 겸 배우 리지/ 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그의 선배가수 김상혁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고 말해 전국민적 질타를 받았다. 당시 터무니 없는 변명이 더 큰 화를 낳았다. 다른 연예인들이 비슷한 범죄행위로 자숙 후 빠르게 복귀한 것에 비하면 김상혁은 대중 앞에 돌아오기까지 유독 오랜 시간이 걸렸다.

리지도 제 발등을 찍는 발언과 실언이 겹쳐져 '제2의 김상혁'이 될 위기에 놓였다. "내 인생은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그가 팬심을 회복할 방법은 진정성 있는 반성의 태도다. 재판장 안에서만 눈물로 호소하는 건 팬들이 받은 상처를 씻어낼 수 없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