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학폭 의혹 부인
현주엽 폭로자, 기소의견
피해자는 없고 목격담만
방송인 현주엽(왼쪽)과 손석구/ 사진=텐아시아DB
방송인 현주엽(왼쪽)과 손석구/ 사진=텐아시아DB
유명인들의 학교폭력(학폭) 폭로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실체 없는 부정확한 진술에 대중들의 피로가 쌓여가고 있다.

지난 1일 학폭 논란에 휩싸인 배우 손석구는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한 누리꾼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손석구가 대전의 한 중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으며, 이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석구는 힘이 약한 상대만 골라서 괴롭혔다"며 "피해자가 저항하다가 손석구 심기를 건드려 더 심한 보복을 당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손석구가 의혹을 부인을 하자 최초 폭로자는 굳게 입을 닫고 추가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스타들의 학폭 진실공방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앞선 경우에선 연예인들이 학폭 의혹에 대해 부인하면 폭로자가 더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을 내놓고, 다른 이들의 목격담도 쏟아져 나왔다. 아직까지 손석구의 케이스는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

농구감독 출신 현주엽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은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수원 중부경찰서가 이 누리꾼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이다.

이 누리꾼은 지난 3월 현주엽과 같은 학교에서 운동했던 후배라며 그가 학창시절 후배들을 단체집합 시키고 심각한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후배를 강제로 데리고 성매매 업소에 갔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에 현주엽 측은 "학교폭력 시류에 편승한 몇 명의 악의적인 거짓말에 현주엽의 명예는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의혹 제기자들을 고소했다.

이후 경찰 조사 결과, 최초 폭로자가 현주엽의 실제 학교 후배는 맞지만 그가 학폭 피해자로 지목한 A씨는 "맞은 적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폭로자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앞서 언급한 두 사람의 학폭 논란은 모두 최초 폭로자가 목격자라고 주장했으며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학폭' 의혹 제기자들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악의적으로 유명인의 이미지를 깍아 내리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용기를 내 어두운 과거를 털어놓은 실제 학폭 피해자들의 말이 무게를 잃게 될까 우려된다. '학폭' 미투가 권장되는 사회 분위기는 바람직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이들로부터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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