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대 1 경쟁률 뚫고 연극 무대 진출
드라마 데뷔작 '피고인'으로 강렬한 첫 인상 남겨

오승훈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 되고파"
오승훈/사진=서예진 기자
오승훈/사진=서예진 기자


올해로 30세. 고등학교때까지 농구를 했고, 대학도 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를 나왔다. 운동만 하며 살 줄 알았던 10대, 부상 후 새롭게 찾은 꿈이 배우였다. 그리고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렛미인'으로 정식 데뷔했다. 그때 오승훈의 나이는 26세였다.

남들보단 조금 늦었지만 농구로 다진 탄탄한 몸매, 여기에 안정적인 연기까지 더해 오승훈은 단숨에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다.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SBS '피고인'에서 이름도 없이 단순히 '흥신소 직원'으로 불렸던 캐릭터를 '김석'으로 불리게 만든 건 오롯이 오승훈의 활약 덕분이었다.

이후 출연한 영화 '메소드'에서도 선배 배우 박성웅, 윤승아에게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이며 그 해 각종 영화상 신인상을 휩쓸었다.

데뷔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오승훈이었다. 그럼에도 연극, 뮤지컬 무대에 꾸준히 오르며 자신의 내공을 다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엔 그렇게 바라던 뮤지컬에 출연하게 됐다. 올해에도 새로운 도전, 새로운 캐릭터로 인사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오승훈/사진=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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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데뷔 때부터 유망주였다. 그런데 데뷔가 벌써 5년 전이더라.

그동안 저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바쁘게만 보냈던 거 같다. 휴식, 휴가의 개념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주는 시간과 여유가 부족했다. 저는 원래 굉장히 동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연기를 할 땐 차분한 부분이 필요한 거 같더라. 생각을 정리하고, 내면이 쉴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연기한 후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선배들의 얘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잘 와 닿지 않았는데, 요즘은 에너지를 쏟고 난 후 나 자신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10. 생각이 변화된 계기가 있었나.

지난해 '베어 더 뮤지컬'이라는 작품을 했는데, 많이 빠져들었다. 영국 천주교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데 사춘기에 겪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 마약, 자살, 동성애 등 파격적인 소재와 그로 인해 느끼는 혼란, 성장을 담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변화한 거 같다.

10. 지난해 '베어 더 뮤지컬'에 이어 '블랙메리포핀스'까지 연이어 공연을 했다.

무대를 하면서 많이 배운다. 앞에 있는 배우와 소통하고, 듣고, 보고 연기하는 게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한 작품, 장면을 위해 연습기간 동안 서로 머리를 맞대고 분석하고, 연구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특히 요즘 중소극장 연기는 영화, 드라마 연기와 다를 게 없다. 관객들과 호흡하고,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는 게 너무 좋고 행복해서 계속 하게 되는 거 같다.

10. 노래와 춤은 원래 잘했나.

연기를 시작하면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노래를 배운 적은 없었다. 뮤지컬은 정말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워낙 잘하는 선배, 동료들이 많지 않나. 1년 넘게 집중 레슨을 받고 연습해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한 거다. 잘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역시 배울 것도 많았다. 친구는 물론 후배들에게 도와 달라면서 거리낌 없이 물어봤다

10. '피고인'도 그렇고, 지금까지 무거운 연기를 많이 했기에 KBS 2TV '드라마스페셜2020'의 '모단걸' 속 종석을 보고 동일인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모단걸' 종석은 조강지처를 두고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캐릭터인데, 말 그대로 발랄한 망나니 같은 인물이다. 그런 캐릭터는 저도 데뷔하고 처음 연기해서 많이 준비했다. 사실 다른 캐릭터를 준비해서 미팅에 갔는데 감독님께서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시더라. 확실히 색다른 오승훈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던 거 같다.

10.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

장난기도 많고, 능청스럽기도 하고, 농담하는 것도 좋아한다. 아무래도 초반에 보여줬던 캐릭터들이 어둡고 진중한 역할이 많아서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 생각보다 편안한 친구다. 그래서 차분해 지려 노력하는 거고.(웃음)

11. '모단걸'의 아내였던 진지희, '피고인'의 엄기준이 한 작품에 나온 건 알고 있나? SBS '펜트하우스'라고.(웃음)

진지희와는 작품이 끝난 후에도 계속 친하게 지내고, 새해 인사도 주고받았다. 엄기준 선배도 '피고인' 때 워낙 도움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펜트하우스'를 더욱 재밌게 봤다. 다들 연기도 너무 잘하고, 완전히 다른 톤으로 연기를 해내는 게 놀라웠다.

10. '펜트하우스'에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었나.

로건리가 매력적이더라. 박은석 선배와는 공연도 같이 했는데, 로건리 캐릭터를 정말 잘 연기하시더라. 역할 자체가 워낙 재밌는 설정이다보니, '나도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많이 탐났다.(웃음)
오승훈/사진=서예진 기자
오승훈/사진=서예진 기자
10. 지난해 유튜브 채널도 오픈했던데.

활동을 많이 안하고 있을 때,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친동생이 찍고 편집도 해줬다. 활동하지 않는 시기가 길어지면, 코로나 때문에 만나 뵙기도 쉽지 않으니 이벤트성으로 고민 끝에 올렸다.

10. 공연을 많이 하는데 지난해엔 코로나로 느낀 아쉬움이 컸을 거 같다.

코로나가 갑자기 심해져서 '베어 더 뮤지컬' 마지막 공연을 하지 못했다. 취소 소식도 밤 12시에 전해 들었다. 제작사 쪽에서도 마지막까지 하고 싶었는데, 관객들 안전 문제도 있으니 어렵게 결정하신 거 같더라. 그래도 저를 생각해서 연락을 주셨는데, 공연을 하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아쉽고, 속상했다.

10. 공연장 방역은 어떻게 진행되나.

무대에 올라가기 전까지, 분장을 받을 때를 제외하곤 계속 마스크를 끼고 있다. 공연 전 후로 방역을 하시는 분들이 들어오시고, 관리를 철저히 했다. 다들 열심히 방역을 해서 큰 문제없이 진행했던 거 같다.

10. 오래 연기를 한 건 아니지만, 기복이 있었는데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나.

많이 했다. 오디션을 많이 봐야 할 때, 결과가 좋지 않으면 정말 너무 힘들었다. 작품을 할 때에도 실수를 하거나 '왜 이렇게 못하나' 싶을 때 생각이 많아진다. 다행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힘을 주시고. 저 역시 걱정끼치는 게 싫어서 더 힘을 내곤 한다.

10.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보편적인 얘기이긴 한데, '믿고 보는 배우'이고 싶다. 그보다 더 큰 소망이 있다면 함께 일하는 스태프, 동료들이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이고 싶다. 선배들, 함께 연기하는 동료들이 '오승훈, 참 괜찮아'라고 할 수 있는 배우. 이게 연기도 잘해야 하지만, 인간적으로도 예의와 성숙함을 갖췄다는 의미니까. 제 스스로를 잘 다듬어서 많은 사람이 함께 연기하고,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10. 2021년 새해 목표는 무엇일까.

올해엔 영화, 드라마로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화면에 예쁘게 나오고 싶어서 다이어트도 하고 있다. 한 달 반 정도 했는데 5kg 정도 감량했다. 오늘도 사진이 멋있게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무 것도 안 먹었다. 끝나면 먹으려 한다.(웃음)

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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