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경표 vs 바보 장군
바보 경표 vs 바보 장군
MBC 의 바보 경표
만날 반 40등만 하다가 이번에 39등으로 성적이 오른 김경표입니다. 아싸 39등! 잘~했어 김경표! 꼴찌탈출!! 으허허허. 전 처음에 시완이가 40등 한 줄 알았거든요? 물론 시완이가 꼴등 했다는 사실은 아무한테도 말 안했어요. 그건 프라이데이(주: 프라이버시)니까요. 그래서 큰마음 먹고 과목당 딱 2줄씩만 필기 돼 있고 “나의 한개(주: 한계)를 극복하자”는 좌우명까지 적힌 종합노트도 빌려주고 누나한테 발차기까지 당하면서 그 뭐냐, 머리 좋아진다는 총명탕도 몇 봉지씩 줬는데, 알고 봤더니 반 40등이 아니라 전국 40등인 거에요. 제가 “게임이 영어로 뭐야? 피자는 영어로 뭐야?”라고 물어봤을 때 아무 말도 못 하길래 시완이가 공부 못하는 줄 알았거든요. 하긴, “피자는 왜 한글이랑 영어로 똑같은 거야?” 같은 질문은 이 김경표님밖에 못 하는 고난이도 질문이긴 하죠. 으허허허. 제가 너무 시완이 얘기만 했죠? 사실 제 소울매트리스(주: 소울메이트)는 쌈디 형이에요. “나의 한개를 극복하자”는 좌우명을 보시더니 “나의 한걔를 극복하자”로 고쳐주시는 거 보면, 해킹에 대비해서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제 생일로 정해놓은 저보다 더 똑똑하신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 대신 40등을 한 친구는 누굴까요? 혹시 예원인가? 예원이 생각하니까 갑자기 소고기 먹고 싶다. 한우? 꽃등심? 으허허허.

KBS 의 바보 장군
월말고사에서 전교 꼴등을 했지만 중간고사에서는 전교생 340명 중 330등을 한 방장군이에요. 그냥 평소대로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고 예습, 복습을 철저히 했을 뿐인데(주: 사실은 답안지를 한 칸씩 밀려 쓴 결과), 제 라이벌인 만식이를 제치고 무려 10등이나 올랐어요. 그래도 만식이가 국사만큼은 제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잘하니까(주: 100점 만점에 46점)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겠죠? 제가 국사에 좀 약하긴 한데, 솔직히 말해서 왜 그런 걸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윤봉길 의사를 꼭 알아야 해요? 병원을 싫어해서 의사들한테 관심이 없거든요?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 누군지 어떻게 알아요? 그땐 제가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제가 안다는 건 무리죠. 그래도 고구려나 조선에 대해서는 좀 알아요. 주몽의 어머니는 김을동, 주몽은 당연히 송일국, 왕건은 최수종, 대조영은 최수…ㅈ..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아버지? 이 세상은 정말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에요. 70번째 생일은 칠순, 80번째 생일은 팔순인데 왜 60번째 생일은 육갑이 아니라 환갑인 거죠? 제 동생을 가지신 엄마께 “권투(주: 건투)를 빌어요”라고 응원해 드렸는데 아버지는 왜 화를 내시는 거죠? 이젠 전교 1등인 친구까지 절 싫어해요. “멀리서 지켜봤는데 너 군계일학, 낭중지추이더구나. 난 너랑 간담상조를 원해(주: 누가 봐도 고백)”라고 말하는 거 있죠? 간담이 서늘해진다는 거잖아요. 상조는 장례식인가 뭐 그런 거잖아요. 그것도 모자라 어젠 어떤 여자 노래를 들려주면서 자기 마음이라는데, 가사가 ‘처맞은 것처럼 가슴이 너무 아파’ 이렇더라고요. 싫으면 싫다고 대놓고 얘기하지, 이렇게 돌려서 얘기하면 제가 못 알아들을 줄 알았나 보죠?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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