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일천구백구십오 년도, 온달수가 서울대 의대에 딱 들어갔을 때 그가 졸업한 고등학교에는 자랑스런 플래카드가 휘날렸다. 훤칠한 키와 조각 같은 외모까지 겸비한 그가 일찌감치 서림여고 퀸 출신 천지애의 남편감으로 낙점된 것도 당연지사. 하지만 사회성 없고 비위 약하고 소심하고 참을성 없는 이 남자, 졸업 직전 의대를 자퇴하고 7년 동안 무수한 직장을 전전하며 ‘멘실모(멘사 출신 실업자 모임)’ 회원이자 부인 앞에 “후반 45분에 골대 앞에서 똥볼 찬 국가대표 축구선수” 꼴이 되고 말았다.

학교 다닐 때는 시체 해부 실습마다 기절하고, 눈도장 찍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할 말도 없구…”라며 주뼛대고, 취직하라고 다독이는 부인에게는 “그건 좀 부담스럽다. 나 체할 것 같아”라는 엄살에, 부인의 피나는 내조로 입사한 회사 단합대회에서 이사에게 백태클을 걸어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까지 하는 눈치 없음의 최강자 온달수. 하나를 시키면 열을 물어보는 답답한 성격에, 부인에게 혼날 게 겁난다며 한강 다리 난간에 매달려 자살 소동 벌이는 주제에 출동한 경찰에게 “집사람 오려면 시간 좀 걸릴 것 같은데 국물 뜨거운 설렁탕 같은 거 하나만 배달해 주시면 안 될까요?”라며 엉겨드는 뻔뻔함까지 갖췄지만 순하고 착한 성품에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부장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성희롱으로 고발당하고 싶으세요?”라고 몸을 던져 외쳐주는 센스는 요즘 보기 드물게 훈훈하다. 특히 그는 다년간의 백수 생활로 각종 프로그램 성격과 광고 편성 현황, 대중의 취향 및 업계 동향까지 파악하고 있는 TV 전문가이기까지 하니 온달수씨, 퀸즈 푸드에서 잘리면 <10 아시아>로 오시죠.

갈래 : 드라마, 생활극, 내조의 리더십

[1점 문제]Q. 다음 중 온달수의 이메일 주소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1) mensa_ohn@goodmail.co.kr
2) mensa_on@goodmail.co.kr
3) mensa_snu@goodmail.co.kr
4) mensa_ods@goodmail.co.kr
5) mensa_ondal@goodmail.co.kr

[2점 문제]Q. 다음 중 온달수에게 복사를 시켰을 때 예상되는 반응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1) 복사기는 어디에…?
2) 이면지에 해 올까요, 새 종이에 해 올까요?
3) 한 장에 다 할까요, 아니면 두 쪽 모아 찍기로?
4) 컬러로 해 올까요, 아니면 그냥 흑백으로 할까요?
5) 부장님 서류는 부장님이 직접 가서 복사해 오시죠.

[3점 문제]Q. 다음은 온달수가 전 직장 회식 자리에서 “불만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해 보라”는 부장에게 답한 내용이다. 화자의 감정과 심리가 변화하는 과정을 맞게 정리한 것을 고르시오.

“솔직히 부장님이 좀 그런 스타일이잖아요.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고. 수시로 직원들 아이디어 도용하시고, 본인은 시간 외 수당 꼬박꼬박 챙기시면서 우리가 올리면 애사심이 부족하다는 둥 막 뭐라 그러시고 기획진행비도 맘대로 유용하시고, 저번에 인사 미끄러지셨다고 저희한테 성질내시는데 기분이 좀 그렇더라구요. 편하게 얘기하라고 하셔서 한 건데…기분 나쁘신 거 아니죠?”

1) 후회에서 분노로
2) 기쁨에서 슬픔으로
3) 불만에서 불안으로
4) 미움에서 무관심으로
5) 짜증에서 노여움으로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5
2점 문제 – 5
3점 문제 – 4

오답 꼼꼼 체크!
2점 문제 – 1) 영미선배가 싼 티 난다고 하시면 싼 티 나는 겁니다. 2) 분장으로 웃기지 말고 연기로 웃기는 게 당연합니다. 3) 남자친구와 헤어지라는 선배님 말씀은 언제나 옳습니다. 4) 공연 도중에 도너츠가 목구멍으로 넘어간다면 헝그리 정신이 부족한 게 맞습니다.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면접시험에서 입사지원 사유를 물으면
저도 좀 먹고 살려구요.

* 비흡연자와 식사하면서 담배 피우는 부장님께
밖에 나가서 피우시죠.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습니다만, 전 일급수에서만 살 수 있다는 쉬리 같은 체질이라고나 할까요?

* 열창하다 삑사리가 났을 때
원래 제가 고음처리가 잘 되는 스타일인데 요즘 환절기라 목이 잠겨서 그런 것 뿐이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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