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약 2년여 만에 EP ‘그리워라’를 발매한 듀오 롱디의 프로듀서 민세(왼쪽), 보컬 민샥 / 사진제공=문화인
약 2년여 만에 EP ‘그리워라’를 발매한 듀오 롱디의 프로듀서 민세(왼쪽), 보컬 민샥 / 사진제공=문화인
듀오 롱디가 2년여 만에 EP ‘그리워라’를 발매했다. 롱디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오롯이 담은 이 앨범은 두 멤버에게도 잊지 못할 기억과 다짐을 남겼다. 보컬 민샥은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그리워라’를 녹음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프로듀서 민세는 이제는 상상으로 만들어 본 ‘가짜’가 아니라 롱디의 진짜 이야기를 담은 곡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년 간 ‘그리워라’를 만들며 훌쩍 성장한 롱디를 만났다.

1번 트랙 ‘All night’은 민세가 걸그룹 위키미키의 김도연을 보고 뮤즈로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김도연이 피처링은 물론 뮤직비디오에도 단독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짧은 일본 영화 같은 영상미를 만들어냈다. Mnet ‘프로듀스101 시즌1’의 ‘국프(국민 프로듀서)’였냐고 묻자 민세는 “저는 지금도 프로듀서지만 김도연의 오묘한 매력에 매료됐기 때문에 저도 ‘국프’”라며 웃었다.

김도연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롱디의 ‘All night(Feat. 김도연 of 위키미키)’ 캡처
김도연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롱디의 ‘All night(Feat. 김도연 of 위키미키)’ 캡처
“’화면이 도연씨의 미모를 다 못 담아내는 구나’라고 생각될 정도로 실물이 압도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인사만 했습니다.(웃음) 노래도 너무 잘해서 녹음하는 데 1시간이 채 안 걸렸어요. ‘All night’의 가사가 전날 밤에 최종 완성돼 시간이 부족했을 텐데 감정을 숙지하는 것은 물론 여러 버전으로 준비를 해와서 깜짝 놀랐죠. 뮤직비디오도 팬의 입장에서 잘 감상했습니다. 하하.”(민세)

앨범에는 ‘All night(Feat. 김도연 of 위키미키)’를 포함해 총 6곡이 수록됐다. 민세는 “이 여섯 곡이 모두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가정하고 곡을 만들었다. 이 화자는 쓸쓸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타이틀곡인 ‘그리워라’는 민세가 제일 전하고 싶었던 정서가 담긴 곡이다. 민세는 “이별 후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 날, 소년이었을 때의 사랑과 그때의 공기를 그리워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롱디의 EP ‘그리워라’ 커버 / 사진제공=문화인
롱디의 EP ‘그리워라’ 커버 / 사진제공=문화인
“’그리워라’는 가사 표현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곡이에요. 쉽지는 않은 가사라 고민 끝에 굳이 연인과의 이별에만 감정 표현을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예전 여자친구도 생각해보고, 10대와 20대 초반 우여곡절을 겪었던 시절도 떠올렸죠. 많이 슬퍼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녹음하다가 엉엉 울었는데 콘서트 때 울다가 못 부를까봐 걱정이에요.”

민세는 “전 민샥이가 빨리 그치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너스레를 떤 후 “’그리워라’는 발라드 가수 출신인 민샥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만들겠다고 선포 아닌 선포를 하고 만든 곡”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민샥과 민세는 지금까지 새해가 되면 ‘롱디의 3대 과제’를 정했지만,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민샥은 “뭔가 꼭 이뤄져야만 행복한 인생은 아닌 것 같다”며 “그래도 원하는 것이 있다면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음원차트 순위도 올라가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듣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서 차트 역주행을 바라는 곡은 ‘그리워라’와 ‘날이 좋아서’다. 지난해 롱디의 3대 과제는 “EP를 꼭 내자, 민샥은 꼭 10Kg를 빼자, 페스티벌에 나가자”였다.

“아직 10Kg는 못 뺐으니 과제는 남아있죠.(웃음) 올해에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얼굴을 내비치고 싶어요. 예능감, 자신 있거든요.(웃음) 지드래곤처럼 말하기, 박효신 변천사 모창, 김연우, 박지성 성대모사 퍼레이드 가능합니다.”(민샥)

올해 활발한 방송 활동을 꿈꾼다는 롱디의 민샥(왼쪽), 민세 / 사진제공=문화인
올해 활발한 방송 활동을 꿈꾼다는 롱디의 민샥(왼쪽), 민세 / 사진제공=문화인
롱디는 언젠가 라디오 DJ를 할 날도 꿈꾸고 있다. 특히 민샥은 아침 라디오부터 ‘붐붐파워’‘배철수의 음악캠프’’이국주의 영스트리트’’존박의 뮤직하이’까지 연이어 들을 정도로 라디오 애청자다.

“’이국주의 영스트리트 3부가 시작됐습니다’ 성대모사도 할 수 있어요. 국주 누나, 보고 싶어요.(웃음)”(민샥)

롱디는 오는 3월 11일 KT&G 상상마당에서 열 단독 콘서트 ‘지금은 웬수가 된 너이지만 [그리워라]’ 준비에 한창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매진된 단독 콘서트라 의미 깊은 공연이 될 전망이다.

“이번 콘서트는 ‘그리워라’ 팬 쇼케이스처럼 꾸며질 것 같아요. 롱디의 노래를 사랑해주는 팬들을 위해 이벤트도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콘서트까지는 차분하게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지만 이번엔 좀 더 다채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릴 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민세)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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