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김정현: 한 작품 안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반항아였지만 사연도 많고 로맨스도 있었다. 일반적인 반항아로 비춰지고 싶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
10. 생방송을 방불케 하는 현장이었다던데, 연기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점에서 아쉽지 않았나?
김정현: 2회까지만 찍어둔 상태에서 방송이 시작됐다. 대본을 충분히 숙지할 시간도 부족했다. 연기 욕심은 많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아쉬움이 남았던 건 사실이다. 초반엔 상실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현장을 겪으며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느꼈다. 상대 배우와의 시너지, 감독의 연출, 스태프들의 노력이 내 연기를 살려준다는 걸 알았다.
10.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급한 상황에서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며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지?
김정현: 나 자신에게 ‘연기를 잘 했나?’라고 물었을 때 긍정적으로 답할 수 없다. 많은 분들이 당근을 주니 난 나에게 채찍을 줘야겠다. 내 연기에 만족하는 순간 쓸쓸해질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열등감이 원동력이다. 한 작품으로 끝낼 게 아니니 주변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숙연해지려고 한다.
10. 최종회에서 경찰 한수지(한선화)에게 아버지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연기가 인상 깊었다. 어떻게 준비했나?
김정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던 장면이다. 감독님도 고민을 많이 해달라고 주문한 장면이기도 하다. 현태운의 폭로 이후 아버지가 ‘좋은 사람’으로 변한다. 그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하는 신이었기에 준비를 많이 했다. 극에 표현된 바는 아니지만 아버지는 엄마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여자친구도 만들지 않은 사람이다. 아들에겐 ‘난 너만 지킬 거야’라고 말한다. 극 초반엔 그런 아버지가 미웠지만 어느 순간 남자의 외로움과 가장의 책임감을 느꼈다. 그런 감정으로 캐릭터에 몰입했다.
10. 이번 작품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다. 다방면에 끼가 많은 건가?
김정현: 대본이 급하게 나오다 보니 노래나 춤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갑자기 하게 됐다. 현장에선 완벽하지 않았다. 후반작업 등을 통해 깔끔해진 거다. 노래도 좋아하긴 하지만 재능은 없다. 감독님이 편집을 예쁘게 해줘서 그나마 들을 만한 장면이 나온 거다.(웃음)
10. 전작들에선 주로 선배들과 연기했다. ‘학교 2017’에선 또래 배우, 후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김정현: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고 싶었다. 고작 몇 년 선배라고 훈수를 두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료 배우들이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고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후배로 있던 전작들에서도 선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고 연기 측면에선 존중도 받았다.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10. 같은 교복을 입고 열연한 배우들과 돈독해졌을 것 같다. 드라마 종영 후에도 연락하는지?
김정현: 2학년 1반 단체 채팅방이 있다. 끝난지 얼마 안됐지만 안부도 묻고 근황 토크도 한다.(웃음) 우리끼리 너무 친해지니까 촬영을 할 때도 어수선해졌다. 감독님이 집중 좀 하자고 소리 지른 적도 있다. 실제로도 화기애애하니 화면에서도 배우들의 케미가 잘 보인 것 같다.
10. 특히 갈등을 겪다 화해하는 대휘 역의 장동윤과 브로맨스가 보기 좋았다. 장동윤과 호흡은?
김정현: 현장에서 만날 때마다 포옹으로 인사했다. 동윤이가 ‘아~형~’이러는 애교가 있다. 동윤이가 날 잘 따라줬고 나 역시 많이 예뻐했다. 동윤이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얘기할 수 있는 배우다. 함께 연기에 대해 얘기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즐거웠다.
10. 김세정과는 고교생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내며 설렘을 유발했다. 김세정과의 호흡은?
김정현: 연기가 처음이라던데 진짠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한다. 그리고 더 잘 해내려는 욕심도 있다. 처음 대본 리딩에서 만났는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놀랐다. ‘나만 잘 하면 문제가 없겠구나’ 싶었다.
10. 학창시절을 연기했다. 실제 동창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김정현: 친구들은 내가 얼마나 연기를 하고 싶어 했는지, 얼마나 힘들게 시작했는지 알기 때문에 응원을 많이 해줬다. 내 연기를 보며 ‘네 덕에 나도 도전한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내 일(연기)이 누군가에게 큰 의미가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친구들에게 더 잘해야지.(웃음)
10. 첫 주연작을 마쳤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는?
김정현: 악역을 해보고 싶다. 맹목적인 사이코패스보단 나만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인물을 만나서 표현하고 싶다. 악역도 매력적으로 연기하는 선배 배우들이 멋있다.
10. 10년 뒤 자신의 모습은?
김정현: 서른여덟 살이다. 그땐 관객들, 시청자들과 작품으로 많은 걸 공유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김정현 나오는 그 작품 봤어? 그거 보니 이런 기분이 들더라’ ‘힘들면 그 작품 봐. 너에게 해답을 줄 것 같아’라고 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10. 그러려면 작품 선택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할 텐데.
김정현: 지금 기준을 갖는 건 시기상조다. 일단은 주어진 걸 잘 해내면서 날 입증해야 한다. 그래야지 훗날 기준점을 갖고 선택할 수 있는 배우가 된다고 생각한다. 10년 뒤엔 ‘김정현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얻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과거 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죄책감을 안고 산다. 사고에도 ‘내 아들만 살린다’고 고집하는 아버지와는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그로 인해 다른 친구와도 오해가 쌓였다. 학생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학교에는 ‘엑스(X)’라는 이름으로 응징을 가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자신과 달리 꿈이 있고 해맑은 같은 반 여학생을 보며 첫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여느 열여덟 또래처럼 웃음과 꿈도 되찾았다. 지난 5일 종영한 월화드라마 ‘학교 2017’에서 현태운이 처한 상황이다.10. KBS의 학교 시리즈에 없어선 안 될 반항아 캐릭터를 맡았다. 종영 소감은?
현태운 역의 김정현은 드라마 첫 주연작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다양한 감정을 겪는 캐릭터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도 “나는 나에게 채찍을 주겠다”고 다짐하는 김정현이다. 내일이 기대되는 배우 김정현을 만났다.
김정현: 한 작품 안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반항아였지만 사연도 많고 로맨스도 있었다. 일반적인 반항아로 비춰지고 싶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
10. 생방송을 방불케 하는 현장이었다던데, 연기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점에서 아쉽지 않았나?
김정현: 2회까지만 찍어둔 상태에서 방송이 시작됐다. 대본을 충분히 숙지할 시간도 부족했다. 연기 욕심은 많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아쉬움이 남았던 건 사실이다. 초반엔 상실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현장을 겪으며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느꼈다. 상대 배우와의 시너지, 감독의 연출, 스태프들의 노력이 내 연기를 살려준다는 걸 알았다.
10.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급한 상황에서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며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지?
김정현: 나 자신에게 ‘연기를 잘 했나?’라고 물었을 때 긍정적으로 답할 수 없다. 많은 분들이 당근을 주니 난 나에게 채찍을 줘야겠다. 내 연기에 만족하는 순간 쓸쓸해질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열등감이 원동력이다. 한 작품으로 끝낼 게 아니니 주변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숙연해지려고 한다.
10. 최종회에서 경찰 한수지(한선화)에게 아버지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연기가 인상 깊었다. 어떻게 준비했나?
김정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던 장면이다. 감독님도 고민을 많이 해달라고 주문한 장면이기도 하다. 현태운의 폭로 이후 아버지가 ‘좋은 사람’으로 변한다. 그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하는 신이었기에 준비를 많이 했다. 극에 표현된 바는 아니지만 아버지는 엄마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여자친구도 만들지 않은 사람이다. 아들에겐 ‘난 너만 지킬 거야’라고 말한다. 극 초반엔 그런 아버지가 미웠지만 어느 순간 남자의 외로움과 가장의 책임감을 느꼈다. 그런 감정으로 캐릭터에 몰입했다.
10. 이번 작품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다. 다방면에 끼가 많은 건가?
김정현: 대본이 급하게 나오다 보니 노래나 춤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갑자기 하게 됐다. 현장에선 완벽하지 않았다. 후반작업 등을 통해 깔끔해진 거다. 노래도 좋아하긴 하지만 재능은 없다. 감독님이 편집을 예쁘게 해줘서 그나마 들을 만한 장면이 나온 거다.(웃음)
김정현: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고 싶었다. 고작 몇 년 선배라고 훈수를 두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료 배우들이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고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후배로 있던 전작들에서도 선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고 연기 측면에선 존중도 받았다.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10. 같은 교복을 입고 열연한 배우들과 돈독해졌을 것 같다. 드라마 종영 후에도 연락하는지?
김정현: 2학년 1반 단체 채팅방이 있다. 끝난지 얼마 안됐지만 안부도 묻고 근황 토크도 한다.(웃음) 우리끼리 너무 친해지니까 촬영을 할 때도 어수선해졌다. 감독님이 집중 좀 하자고 소리 지른 적도 있다. 실제로도 화기애애하니 화면에서도 배우들의 케미가 잘 보인 것 같다.
10. 특히 갈등을 겪다 화해하는 대휘 역의 장동윤과 브로맨스가 보기 좋았다. 장동윤과 호흡은?
김정현: 현장에서 만날 때마다 포옹으로 인사했다. 동윤이가 ‘아~형~’이러는 애교가 있다. 동윤이가 날 잘 따라줬고 나 역시 많이 예뻐했다. 동윤이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얘기할 수 있는 배우다. 함께 연기에 대해 얘기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즐거웠다.
10. 김세정과는 고교생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내며 설렘을 유발했다. 김세정과의 호흡은?
김정현: 연기가 처음이라던데 진짠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한다. 그리고 더 잘 해내려는 욕심도 있다. 처음 대본 리딩에서 만났는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놀랐다. ‘나만 잘 하면 문제가 없겠구나’ 싶었다.
10. 학창시절을 연기했다. 실제 동창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김정현: 친구들은 내가 얼마나 연기를 하고 싶어 했는지, 얼마나 힘들게 시작했는지 알기 때문에 응원을 많이 해줬다. 내 연기를 보며 ‘네 덕에 나도 도전한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내 일(연기)이 누군가에게 큰 의미가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친구들에게 더 잘해야지.(웃음)
10. 첫 주연작을 마쳤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는?
김정현: 악역을 해보고 싶다. 맹목적인 사이코패스보단 나만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인물을 만나서 표현하고 싶다. 악역도 매력적으로 연기하는 선배 배우들이 멋있다.
10. 10년 뒤 자신의 모습은?
김정현: 서른여덟 살이다. 그땐 관객들, 시청자들과 작품으로 많은 걸 공유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김정현 나오는 그 작품 봤어? 그거 보니 이런 기분이 들더라’ ‘힘들면 그 작품 봐. 너에게 해답을 줄 것 같아’라고 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10. 그러려면 작품 선택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할 텐데.
김정현: 지금 기준을 갖는 건 시기상조다. 일단은 주어진 걸 잘 해내면서 날 입증해야 한다. 그래야지 훗날 기준점을 갖고 선택할 수 있는 배우가 된다고 생각한다. 10년 뒤엔 ‘김정현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얻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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