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김희선과 김선아 / 사진=JTBC 제공
김희선과 김선아 / 사진=JTBC 제공
“극 중 김선아가 죽음을 맞이하는데, 누가 언제 어떻게 죽였는지 끝날 때까지 봐야 알 수 있어요. 중간에는 전혀 눈치 챌 수 없을 겁니다.”

JTBC ‘품위 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를 이끌고 있는 김윤철 PD는 20일 “끝까지 예측할 수 없도록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품위 있는 그녀’는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그들의 민낯과 상류사회에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또 다른 층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모든 걸 다 가진 ‘강남 여자’ 우아진(김희선)과, 우아진의 모든 걸 가지고 싶어 하는 박복자(김선아)의 선명한 대비를 통해 극적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이미 1회 방송에서 박복자의 죽음을 보여준 뒤 이야기가 전개됐는데 아무도 그의 장례식장에 찾아오지 않아 궁금증을 키웠다.

김 PD는 앞으로 펼쳐질 내용에 대해 “안재석(정상훈)의 불륜에 의해 우아진이 어떻게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것인가가 큰 축을 이루고 있다. 또 하나는 안태동 회장(김용건)의 마음을 얻은 박복자가 회사를 장악해가는 과정인데 이후 박복자가 죽음을 맞이한다. 끝날 때 누가 죽였는지 공개된다”고 강조했다.

“조금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극 중 우아진과 박복자가 어떻게 만났는가가 교묘하게 숨어 있습니다. 그것이 이 드라마의 시작점이에요. 결말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박복자가 우아진에게 어떻게 매료됐는지가 우리 드라마의 주제와 맞닿아 있어요. 그게 무엇일까 찬찬히 살펴보시는 것도 흥미로을 될 것입니다.”

‘품위 있는 그녀’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했다.(1회 2.4%, 2회 3.1%, 3회 3.3%, 4회 3.2%, 5회 3.7%, 6회 5.3%, 7회 4.4%, 8회 6.3%, 9회 5.2%, 10회 7.3%,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수도권 기준)

‘품위 있는 그녀’ 포스터 / 사진=JTBC 제공
‘품위 있는 그녀’ 포스터 / 사진=JTBC 제공
김선아는 ‘품위 있는 그녀’에서 미스터리한 충청도 출신 요양사 박복자 역을 맡았다. 박복자는 안태동과 결혼에 성공하면서 요양사에서 회장 사모님으로 신분이 수직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야망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김선아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소식이 끊긴 분들과 연락이 많이 닿았다”면서 “7~8년 만에 전화를 하신 분은 다짜고짜 욕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당황스럽지만 기분이 좋다. 그만큼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드라마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좋아했다.

김희선은 모든 여성들의 선망을 받는 완벽한 여자 우아진 역으로 ‘김희선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김희선은 “22년째 재발견되고 있다”며 깔깔댔다. 그는 “제2의 전성기가 여덟 번 왔다. 1년마다 재발견되고 있다. 덕분에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세상에 우아진이라는 사람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여자에 가깝다. 캐릭터를 잘 선택한 거 같다”고 웃었다.

김희선은 “우아진은 (바람을 피운)남편과 완전히 끝을 선택하며 ‘넌 이제 영원히 아웃이야’라고 했다. 그 한마디에 우아진의 모든 성격이 담겨 있다. 우아진은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여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아진은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여자다. 혼란 속에 여유가 있다. 남편이 바람을 피웠을 때는 사실 답답했다. 나 같으면 욕을 하고 다 엎었을 것 같다. 우아진은 더 큰 무엇을 위해 참는다. 자신의 감정보다 더 중요한 걸 생각한다. 정말 현명한 여자지만 연기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 우아진에게 많이 배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품위 있는 그녀’는 강남 상류 사회를 다루지만 캐릭터들의 품위나 품격이 넘치는 건 아니다. 김 PD는 “반어법으로 읽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과연 ‘품위 있는 사람’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륜, 가정 폭력, 맞바람 등 다소 ‘막장스러운’ 소재를 그리지만 막장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막장이라는 표현을 안 좋아해요. 세상의 모든 일들이 드라마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재의 문제가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그걸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 단순히 불륜이나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를 가지고 막장이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배우들의 역할이 컸어요. 좋은 배우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있을 법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김윤철 PD)

드라마는 제2막에 돌입했다. 김선아는 “우아진의 또 다른 인생, 박복자의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됐다. 나 역시도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정말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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