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박보검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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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 자랐다. 잘 생긴 얼굴로 ‘목동 훈남’이라고 불렸던 이 소년은 천천히, 바르고, 올곧게 자라 진심으로 감사하는 법을 아는 어른이 됐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배우 박보검의 맑고 깨끗한 눈과 얼굴에서는 그의 건강한 생각이 읽힌다. ‘응답하라 1988’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자리에 서 있는 박보검은 결코 들뜨지 않았다. 가장 뜨거운 시절, 가장 차가운 이성으로 내일을 준비하는 어른이 된 박보검.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일에 결코 실망은 없으리라.

10. 벌써 감사하다는 말이 몇 번째인가(웃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박보검 : (웃음) 그냥 다 감사하다.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전부 감사한 일들뿐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면 감사한 일이 생긴다는 걸 알게 돼서 감사하고, 또 이걸 빨리 알게 돼서 감사하다(웃음)

10. 최근 가장 감사한 일이 뭔가.
박보검 : 감사한 일이 너무 많아서 하나만 꼽을 수가 없는데(웃음). (고)경표 형이랑 부산에서 팬사인회를 하게 됐는데, 추운 날씨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10. ‘응답하라 1988’이 끝난 지 벌써 한 달이다.
박보검 : 아쉽고 그리운 것 같다. 너무 그립고 많이 보고 싶다.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가 ‘응답하라 1988’의 연장선이긴 했지만 다녀오니 더 보고 싶고 더 그리워진다. 최근 영화 시사회에서 성동일 선배님, 김성균 선배님 만나 뵈었는데, 쌍문동에 같이 있다가 사석에서 보니까 조금 낯설고 어색하더라(웃음). 정말 다들 너무너무 보고 싶다. 푸켓에 함께 있던 그 시간이 그립다.

10. 텐아시아는 지난 2015년 연말 자체적으로 ‘텐아시아 방송대상’을 시행했다. 박보검은 유일하게 ‘올해의 복지상’과 ‘올해의 케미왕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올해의 케미왕상’은 박보검이 있는 곳에 곧 케미가 있었다는 특급 칭찬, ‘올해의 복지상’은 나라도 해주지 못하는 복지, 박보검이 다 해줬다는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
박보검 : 이렇게 케미왕과 복지왕이라는 상을 받게 돼서 기쁘고, 텐아시아에서 저를 늘 예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너무 감사하다(웃음). 제가 ‘케미왕’인 건 제가 아니라 함께 해주신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분들 덕분에 받은 상이니, 함께 해주신 배우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케미를 예쁘게 잘 잡아주신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이 자리까지 저를 인도해주신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식구들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폭소).

10. 정말 케미의 신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진행을 맡고 있는 ‘뮤직뱅크’에서도 아이린과 ‘우리 결혼했어요’를 뛰어넘는 설렘을 느낀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이 ‘미(美)친 케미’의 비결이 대체 뭔가.
박보검 :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좋은 케미를 보여준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노력하고 연구해야겠다. 비결은 딱히 없는 것 같지만, 굳이 꼽자면 상대방에 대한 믿음? 상대방을 믿는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르고, 믿음이 많이 없다면 그런 케미는 없지 않을까. 내가 어떤 연기를 해도 받아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케미의 비결이라면 비결이겠다.

10. 박보검의 비주얼은 힐링이다. 이것이 복지가 아니라면 무엇이 복지겠나(웃음). 복지상을 받은 기분은 어떤가.
박보검 : (얼굴을 가리고 웃으며) 어이구 어이구(폭소). 과분한 상이다. 너무 부끄럽다(웃음).

10. 질문을 다르게 해보자. 매일 박보검의 얼굴을 거울로 보는 느낌은 어떤가.
박보검 : 매일 느낌이 다르다. 얼굴이 너무 잘 붓기 때문이다.

10. 박보검과 얼굴 부기라니, 전혀 모르겠는데(웃음). 얼굴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나.
박보검 : 이거 알려드려도 되나(웃음). 새로운 방법을 알려드리겠다. 저만의 비법을 노출하는 거겠지만(웃음). 얼굴이 너무 부어서 이런 방법을 찾게 됐다. 녹차에 시럽을 세 번 펌핑해서 마시면 이뇨작용을 통해 부기가 빠진다. 사실 이 방법은 메이크업 해주시는 선생님이 알려주셨다. 아침에 일정이 있으면 이걸 꼭 마신다. 핫시럽녹차라고 해야 하나(웃음). 도움이 많이 된다.
박보검02
박보검02
10. 쌍문동 희동이라고 불리고, 약을 밥처럼 먹는 유약함도 강조되지만 사실 최택은 의외의 경우에 남성성을 발휘하는 캐릭터라고 본다. 덕선이를 공주님 안기로 번쩍 안아 올리거나, 전혀 절제되지 않은 언어로 사랑을 고백하거나.
박보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최택은 ‘외유내강’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일단 캐릭터를 예쁘게 표현해 주신 게 가장 컸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감독님께 많이 물어봤다. 택이를 만나서 나답게 연기하는 법을 배웠고, 바둑이라는 스포츠를 배웠다. 또 좋은 분들과 연기할 수 있었고, ‘응답하라 1988’이라는 따뜻한 작품이 제 필모그래피에 올라갔다. 행복했던, 귀한 시간이었다. 쌍문동의 시간이 행복하고 소중했다.

10. 최택 연기가 어려웠다고 했는데,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박보검 : 말하지 않고 표정의 미세한 떨림으로만 연기하는 게 많이 어렵더라. 대사 없이 감정을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편집을 잘 해주셔서 최택의 감정이 시청자 분들께도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10. ‘꽃보다 청춘’ 첫 방송을 보니 실제 박보검이 최택을 많이 닮아있더라.
박보검 : 택이가 지금껏 맡아온 역할 중 저와 가장 비슷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뭔가 꾸미려고 하지 않았다. 택이를 통해 뭔가 캐릭터에 추가하려고 하지 않고, 릴랙스 하면서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 성동일, 이일화, 최무성, 김선영, 라미란, 김성균 선배님 전부 내 부모님 같았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편안하게 연기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감독님이 요구하고 바라는 모습이 이런 거구나 알게 됐다. 선배님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늘 혼자 자거나 대국하거나 약 먹거나(웃음) 그래서 외로웠다. 그런데 ‘꽃보다 청춘’에 합류하게 돼서 정말 감사했고, 잊지 못할 여행이 됐다. 아직까지 ‘응답하라 1988’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것 같다.

10. ‘꽃보다 청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박보검의 담당이 감사인사, 꽃미소, 눈물로 소개돼 있다.
박보검 : 어, 안 울었는데?

10. 기억이 조작됐을 수도 있다.
박보검 : 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폭소). 이번 아프리카 여행은 짠하고 감동받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 감동의 여운이 너무 크더라. 아프리카의 여운이 굉장히 컸고, 이런 여행이 영상으로 남게 돼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고이고이 간직할 수 있는 여행스케치가 되는 것 아닌가.

10. ‘꽃보다 청춘’ 첫 방송에서 형들과 ‘00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던데(웃음). 여행을 통해 실제로 가까워졌나
박보검 : 더 많이 가까워졌고, 더 많이 가까워질 예정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안)재홍이 형이 여기 근처에서 인터뷰 중이시라고 해서 빨리 가서 인사드리고 오기도 했다. 형들과 함께 했던 여행이 너무 많이 생각난다. 시간 될 때 또 한 번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번 여행으로 작품을 떠나, 연기를 떠나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어주는 사이가 된 것 같다. 형들에게 많은 걸 배우기도 했고.

10. 만약 또 네 사람이 함께 여행을 간다면,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박보검 : 국내든 해외든 장소는 상관 없을 것 같다. 어디를 가도 다 좋지 않을까. 이번에 간다면 형들 편하시게 내가 다 리드하겠다. 숙소도 잡고, 운전도 도전해 보고, 가이드 박이 되겠다(웃음).
박보검03
박보검03
10. 박보검은 어떤 사람인가.
박보검 : 하나에 집중하면 완전히 꽂히는 게 택이와 비슷하다. 리더십도 있는 것 같다.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활발하기도 하고, 긍정적이다. 책임감도 있고, 믿음직스럽다. 근데 내 입으로 내 장점을 얘기하려니까 너무 쑥스러운데(웃음).

10. 사람들이 잘 모르는 박보검이 있나.
박보검 : 뭔가 남자답고, 똑 부러지는 면이 있다.

10. 그렇구나.
박보검 : (폭소)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택이처럼 허당같지도 않다.

10. (단호하게) 잘 모르겠다.
박보검 : (폭소) 정말 그렇다. 진짜다.

10. 내가 남자답다고 생각한 때가 있다면.
박보검 : (한참을 망설이다) 쑥스럽다, 헤헤.

10. 그럼 꼼꼼한 면을 발견한 적이 있다면.
박보검 : 가끔씩 자그마한 것도 기억하는 것?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 까먹기도 하지만, 기억하려고 하는 모습이 꼼꼼한 것 아닐까. 남들이 두고 가는 물건을 내가 잘 챙긴다. 물론 가끔씩 내 걸 놓치기도 한다(웃음).

10. 보검이라는 이름이 ‘때가 되면 귀하게 쓰인다는 뜻’이라는 의미라고 하던데, 이제 그 때가 된 것 같다(웃음). 박보검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귀하게 쓰였으면 좋겠나.
박보검 :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그 때가 정말 지금인지도. 그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제 연기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위로와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 저로 인해 따뜻하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게 귀한 배우로 쓰이는 게 아닐까. 지금처럼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걷다보면 정말 귀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 내가 잘 한 게 아니라, 내게 늘 큰 역할이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늘 연기했고, 연기하고 있다.

10. 러브라인이 성사된 게 ‘응답하라 1988’이 처음 아닌가.
박보검 : 맞다. 그런 것 같다. 내가 남편이라는 건 19화 정도에 알았다. 사실 우리 대본에는 처음부터 2015년 내용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현재 버전은 없구나, 했는데 다같이 첫 방송을 보는데 덕선이 내레이션이 혜리 씨가 아니더라. 그래서 누구지 했는데 이미연 선배님이 갑자기 나와서 너무 놀랐다. 스태프 분들이 다 함구하고 아무도 말씀을 안 하셔서 정말 몰랐다.

19화, 20화는 촬영 스케줄 때문에 쪽대본을 받다 보니까 제가 어른 대본을 잘못 받아버렸다. 첫 장이 현재 시점의 대본이었다. 그 때 최택이 남편이라는 걸 확신하게 됐다(웃음). 솔직히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인 줄만 알았다. 정말 정환이 형이 남편인 줄 알았기 때문에 제가 덕선이 남편이 돼서 놀랍고 신기했다. 얼떨떨하기도 했고.
박보검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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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라는 뜻인데, 그런 무거운 단어가 무섭지는 않나.
박보검 :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중압감도 있기는 하지만 저는 늘 똑같이 지금처럼, 해왔던 것처럼만 하면 인정받을 날이 온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신중하게 생각하고, 한 번 생각할 거 열 번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고도. 가족 분들도 회사 분들도 이럴 때일수록 더 겸손하라고 항상 말씀해 주셔서 늘 신경 쓰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행동하려고 한다. 이 인기가 계속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던 대로 하면 또 언젠가 많은 관심을 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연기를 해서 박수 받고, 인정받고 싶은 것보다는 내 꿈을 이루게 도와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더 크다. 할 수 있을 때, 즐길 수 있을 때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감사함이 정말 크다. 언젠가는 더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는 날도 오겠지.

10. 스스로 리더십이 있다고 소개하던데, 실제 촬영장에서는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에게 ‘오구오구’ 당하더라.
박보검 : (수줍게 웃으며) 일단 전 학창시절에서 임원 활동하면서 리더십을 양성했고(일동 폭소). ‘응답하라 1988’ 남자 배우들 중에서 제가 막내라 뭘 하려고 해도 형들이 다 해주셨다. ‘꽃보다 청춘’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웃음). 정말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었는데 사고 날 줄 몰랐고, 저 혼자 있을 때는 발휘했지만 비행기를 놓쳐서 PD님께 민폐를 끼쳤다(웃음).

10.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박보검 : 2016년도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잘 넘어갔으면. 이제 시작이긴 하지만(웃음). 아! 스태프 분들과 화보를 찍어보고 싶다. 배우들 사진, 영상 찍어주시는 분들은 많지만 우리를 위해 수고해 주시고 고생해 주시는 분들 사진 찍어주실 일은 많이 없지 않나. 함께 추억을 만들고 싶다. 회사 분들과 단체 사진 찍기가 올해 소망이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박보검의 인터뷰와 더 다양한 사진은 텐아시아가 발행하는 매거진 ’10+Star'(텐플러스스타) 4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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