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건, 맥도날드 추천 메뉴다. 맥도날드 애호가로 유명하다.아이언[텐아시아=박수정 기자]‘쇼미더머니3’에서 ‘독기’를 품었던 청년이, 진짜 래퍼로서 출발선에 섰다. 아이언은 31일 자정 데뷔 싱글 ‘블루(Blu)’를 발표했다. ‘블루’에는 지난날 ‘쇼미더머니3’에서 보여준 패기 어린 청춘에 근거 있는 자신감까지 더했다. 아이언은 ‘쇼미더머니3’에서 인연을 맺었던 양동근의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쇼미더머니3’ 이후 첫 싱글 ‘블루’까지, 그동안 아이언은 가요계를 종횡무진했다. 효린과 주영의 ‘지워’, 종현 ‘크레이지’, Mnet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AOA 지민과 ‘퍼스(Puss)’ 등등. 아이언은 ‘쇼미더머니3’에서 발표한 음원뿐만 아니라 피처링 작업물까지 음원차트 1위에 랭크되며 무서운 독기의 힘을 보여줬다.
첫 싱글을 앞두고 만난 아이언은 방송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 자유분방한 청년이었다. 마치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딘이나 리버 피닉스가 떠올리게 만드는 청춘의 매력을 뿜어냈다. ‘블루’도 아이언과 닮았다. 모던록의 요소를 가미해 기존 힙합의 흐름을 탈피했고, ‘쇼미더머니3’에서 보여줬던 단점을 보완했다. 1992년생의 젊은 래퍼의 꿈, ‘국민대통합’을 위한 발걸음이 시작됐다.
아이언 : 아.. 어렵다. 다 맛있다.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상하이도 맛있고, 더블 불고기 버거도 멋있다. 1988 버거도 있었는데 없어져서 아쉽다.
Q. 하하. ‘쇼미더머니3’ 이후 자신만의 첫 싱글이다. 소감이 어떤가?
아이언 :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실 ‘쇼미더머니’ 때는 본선만 가자는 생각이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 신기하다. 어떻게 살아야 될지 생각하게 되고, 내 삶에 많은 영향을 줬다. 그전까지는 혼자 음악을 해서 내 단점을 잘 몰랐다. ‘쇼미더머니’로 몰랐던 단점이나 보완해야 할 점을 알게 됐다. 예전엔 욕심이 앞섰고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돌아왔다. 흥분 상태다. 지금 천하제일무도대회를 나가는 느낌이다. 하하.
Q. 근거 있는 자신감이라고 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아이언 : 예전에는 그냥 보여주기만 했다. 레게, 덥스텝, 헤비메탈 등 여러 장르에 기댔다. 깊이를 논하기에도 그렇지만 짬뽕이고 부족했다. 이번에 좀 더 세세한 것부터 바꿔가려고 했다. 발음 씹는 것부터 가사 쓰는 것 등등. 발음 자체도 가사전달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더 노력했다. ‘쇼미더머니3’에서 ‘독기’ 무대는 가사전달력에 신경쓰다보니 그루브감이 없더라. 한국말 자체에 가사전달력을 살리면서 영어 특유의 그루브감을 가져가며 랩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랩을 ‘나 세’, ‘나 멋있어’보다는 악기처럼 세련될 수 있게 연습을 많이 했다. 가사도 사실 음악방송에 나가기 위해 심의를 준수해야 해서 심의를 피하면서 썼다. 드렁큰타이거처럼 자극적인 단어가 아니면서 뇌리에 박히는 단어들, 뻔하지 않은 단어들을 쓰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Q. 근거들을 들어보니 그동안 연구를 정말 많이 한 것 같다.
아이언 : 맞다. 예전처럼 단순히 비트를 받아서 가사를 쓰지 않았다. 처음엔 다른 비트를 받아서 썼는데 그 비트가 정말 정말 좋아서 오히려 내가 못 살렸다. 나한테 벤츠를 줬는데 운전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자괴감을 빠졌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연구를 하고, 이번 노래를 만나 자신감을 담았다.
아이언
Q. 그동안 많은 피처링 활동도 했다. 도움이 됐겠다. 아이언 : 앨범도 안 낸 신인한테 도전인 무대들이었다. 무대를 봐주고 저를 피처링으로 도움 요청한 것이 감사한 일이다. 덕분에 음악방송도 미리 경험해보고 시스템도 알게 됐다. 정말 좋았다.
Q. 어린 시절부터 팬이었던 양동근과 ‘쇼미더머니3’에서 호흡하고, 이제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됐다. 성덕(성공한 덕후)이다.
아이언 : 축복이다. 그 사람의 음악을 들으면 자랐던 꼬맹이다. 우상이 이제 내 옆에 있는 것이다. 인생이 신기하다. 앞으로도 바람 잘 날 없겠지만, 만화 ‘원피스’ 루피가 샹크스를 만나 인생의 도움을 얻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또 시모라는 대단한 사람과 작업하게 됐다. 한국 힙합 최고라고 자신하는 작곡가고, 한국대중음악상 힙합상도 받은 사람이다. 그 사람의 비트 위에서 랩하는 것만으로 정말 좋다. 여기다가 멜로디를 만든 친구는 슈프림보이라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다. 주위에 좋은 사람들만 만났다. 인복이다.
Q. 양동근이 이번 싱글에 도움을 준 것이 있다면.
아이언 : 동근이 형님은 항상 저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시는 스타일이 아니라 간지러운 부분들 툭툭 잘 긁어주신다. 그런 것을 통해 진리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다. ‘불후의 명곡’에서도 나를 먼저 챙겨주셨다.
Q. ‘쇼미더머니3’에서는 양동근이 아이언을 방임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아이언 : 그때는 생각도 어렸고, 삐졌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방송에서 자기를 악역으로 만들면서까지 나를 강하게 트레이닝시켰다. 희생이다. 본인이 욕먹을 거 알면서도.. 배움의 연속인 것 같다. 너무 여러모로 감사하다. 정말 받기만 했다.
Q. 자신감도 얻고,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하지만 한 곡뿐인 싱글이다. 더 보여주고 싶지 않나?
아이언 : 싱글이라 더 좋다. 싱글이라 자칫 한 곡밖에 안 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한 곡만을 위한 무대다. 100을 하나에 몰 수 있어서 좋다. ‘블루’라는 곡은 단순히 한 시즌을 넘기 위한 곡이 아니다. 무대 다운 무대를 꾸미고 싶다.
Q. 무대다운 무대를 위한 소스는 무엇인가?
아이언 : 악기들이 모던록적인 소스다. 모던록적인 악기로 만든 힙합곡이다. 그래서 ‘록이야? 힙힙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세련된 힙합이라고 자부한다. 피처링 맡은 바빌론도 2015년을 기대할 만한 알앤비 싱어다.
Q. 사실 아이언은 그동안 유명 아이돌과 많이 작업해 자신의 싱글도 유명한 사람과 할 줄 알았다. 바빌론이라는 생소한 보컬을 골랐다.
아이언 : 피처링 고를 때 시간이 많이 걸렸다. 유명한 분들의 이름이 많이 나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곡에 가장 맞는 보컬이다. 그런 보컬을 찾는 와중에 개코x얀키의 ‘치얼스’에서 바빌론 형이 정말 잘하더라. 힙합이 뭔지 아는 사람 같았다. 그래서 회사에 바빌론과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작업으로 처음 알게 된 사람이다. 이 형은 2015년 모든 피처링을 다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실력만큼은 최고다.
Q. 자신감이 똘똘 뭉쳤다.
아이언 : 근거를 무장한 자신감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또, 이곡의 정말 중요한 부분을 바빌론 형이 잘해줬다. 곡의 큰 효과를 줬다. 단순히 바빌론 형이 피처링한다는 느낌보다 여러 사람끼리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이 됐다. 제 곡을 바빌론 형이 하면서도 좋아하더라. 그런 부분도 정말 고맙다.
아이언
Q. 방탄소년단의 연습생 출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 인터뷰를 보니 방탄소년단이 아이돌 성격으로 변하면서 나오게 됐다고 들었는데 아이돌을 싫어했던 것인가.아이언 : 싫다기 보다 자신이 없었다. 음악은 하고 싶었는데 공인이 되는 게 두려웠다. 아이돌이라는 직업 자체가 타의 모범을 보여야 되는 공인 중의 공인이다. 또, 팀원들과 잘해야 한다. 난 리더십도 없고, 게으르다. 자신도 없었다. 아이돌 할 그릇이 못된 것 같다. 그때 당시 방탄소년단 랩몬스터, 슈프림보이와 셋이서 데뷔를 하려 했는데 그때 그냥 데뷔했으면 망했을 것이다. 그만큼 난 그 당시에 부족했다. 원래 힙합 크루를 만드려고 했는데 방시혁PD님 말대로 살아남기 위해 아이돌로 방향이 바뀌었다. 방시혁PD님은 지금 슈프림보이나 키도 같이 인연을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정말 멋있다.
Q. 함께 연습했던 방탄소년단 랩몬스터는 아이돌 그룹 리더로서 활동하면서 믹스테잎도 발표하면서 잘 하고 있다.
아이언 : 대견하게 생각한다. 그 친구는 정말 잘한다. 솔직히 아이돌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하고 싶지 않은 음악도 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이기면서 리더로서 연습생 생활을 거치면서 그 자리를 지켜냈다. 리더십도 있는 멋있는 친구다. 기대되는 친구다.
Q.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도 나타났지만,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란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아이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이언 : 이제 언더와 오버의 경계선도 애매하고, 아이돌 경계도 없다. ‘쇼미더머니3’에서 바비가 증명했듯이 ‘아이돌이지만 계급 떼고 승부하자’고 실력으로 우승했다.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다.
Q.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랩스타’를 통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아이언에 대한 편견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나?
아이언 : 음.. 발음? 이 두 개가 없지만, 노래할 때 이제 딕션 하나하나 살리려고 노력한다. 이를 새로 심으면 노래를 당분간 못하니까.. 두 개 정도 없어도 잘한다. 나중에 돈 많이 벌거니까 그때 심으면 된다. 한국에 있는 모든 돈을 쓸어 담을 거다. 하하.
아이언
Q. 아이언이 처음 들은 힙합곡은?아이언 : 양동근 ‘구리뱅뱅’과 조pd ‘마이스타일’. 예전에 엠넷에서 뮤직비디오를 계속 틀어줬을 때 봤던 것이 또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였다. 중학교 2학년 때였나? 그때 처음 오디션도 봤다. ‘친친’인가에 도전했는데 대전까지 갔다가 떨어졌다. 당시 드렁큰타이거의 ‘남자기 때문에’를 불렀던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지금까지 왔다.
Q. 아이언이 생각하는 훌륭한 래퍼의 기준은 무엇인가?
아이언 : 태도인 것 같다. 라이프 자체가 힙합인 사람들이 많다. 음악과 삶 자체, 말하는 것과 행동 하나 하나 영향력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21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멋있다. 수많은 편견을 깨면서 증명한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예스’라고 하는 사람들. 동근이 형도 있고, 지드래곤도 있다. 지드래곤은 아이돌에 대한 실력적 편견을 깬 사람이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성장시킨 우리나라의 보배다. 또, 들국화 선배들이나 장사익 선생님, 김추자 선생님!!
Q. 그 기준에 본인을 대입한다면.
아이언 : 이제 보여줘야 되는 것 같다. 태도는 보이는 모든 것들이다. 그런 것들을 걱정만 하고 살기에는 인생은 짧고 한 번 밖에 없다. 한 번뿐인 인생 멋있게 뜻 깊게 살자.
Q. 들국화, 장사익, 김추자 같은 사람들은 과거에 활발히 활동했던 사람들이다. 접하기 어려웠을 텐데.
아이언 : 어머니가 연세가 많으신데 어릴 때 그 아티스트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셨다. 어른이 느낀 감동을 나도 같이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래서 옛날 노래들을 더 많이 좋아한다. 그때 그 시절 감성을 많이 들어본다. 목표가 있다면 시대를 아우르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
Q. 힙합으로 시대를 아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른들에게 힙합은 아직 생소하다.
아이언 : 그런 게 아쉽다. 무대에 서면서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음악을 하면서 거쳐야 될 산들이 많다. 어렵게 생각하면 어려운데 증명하면 된다. 음악방송에 나가서 나의 존재감을 알리겠다. 엑소, 미쓰에이도 같이 나와서 정말 시기가 좋다. 당대 최고의 분들과 같은 무대에서 서다니, 기쁘다. 저는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하고 싶다.
Q. 이번 활동의 목표가 있다면?
아이언 : 멋있는 무대. ‘완전체 아이언’이란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전까지는 실수도 많고, 너무 아쉽고 보여주기에 급급했다. 지금은 랩 자체도 세련되고 음악적으로 탄탄하고 대중성까지 갖추고 트렌드세터가 되면 좋겠다. ‘쇼미더머니3’에서 ‘독기’ 무대 당시 그때는 누구보다 절실했다. ‘아이엠(I AM)’은 질 줄 알고 덤볐던 무대라서 그 전율이 있었고, ‘독기’는 이게 아니면 마지막이라는 압박감과 기싸움도 장난 아니었다. 그때처럼 다시 ‘독기’를 품고 이제 시작이다. 촐랑대고 엎어지고 출발선에 섰다.
Q. 아이언의 꿈은 무엇인가?
아이언 : 국민대통합! 음악으로 사람들을 화해시키는 것이다. 아직까지 안 좋은 사건들도 많고, 힘든 분들도 많고, 싸우고 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한국음악이 발전하는 데 기여하는 것, 그것만으로 영광이다. 또 음악하는 사람한테 음악가라는 칭호만큼 기쁜 일이 없다. 그 칭호는 대중이 만들어주는, 인정하는 리스펙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