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코② 이철우 잇 아이콘이 될 남자인터뷰

모델 이철우(왼쪽)와 한승수

모델 이철우(왼쪽)와 한승수

‘금남의 집’으로 여겨졌던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의 벽이 허물어졌다. 온스타일의 모델 오디션프로그램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가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아 처음으로 남자 모델이 합류한 ‘도수코 가이즈 앤 걸즈’(이하‘도수코’)를 선보였다. 남자 모델들이 합류하면서 합숙소엔 갈등이 줄고 웃음이 늘었다. 아니다 다를까, 로맨스가 꽃피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눈길을 끌었던 건, 실력파 남자 모델들의 합류로 한층 단단해진 ‘도수코’의 내연이다. 톱3까지 오르며 ‘도수코’의 성장을 견인한 한승수(19) 이철우(23)를 만났다.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 이름들이다.

이철우. ‘주원과 탑을 닮은 모델’이라는 표현으로 이철우를 설명하는 건, 더 이상 영양가 있는 말이 아닐 게다. 수많은 미션을 거치며 이철우는 자신만의 표정과, 자신만의 몸짓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입증해 보였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여유와 주어진 미션을 다각도로 분석해내는 프로다운 면모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부드러움 속에 칼을 감춘 투사랄까. 인기에 편승해 승승장구한 모델이라는 일각의 의심이 어느 순간 ‘쏙’ 사라진 것도 온전히 그 스스로가 입증해 낸 결과다. 그가 ‘잇 아이콘’이 될 남자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 이유다.

Q.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우승에 대한 기대가 없지 않았을 텐데, 우승자가 발표됐을 때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던가.
이철우: 방송에서는 편집됐는데, 우승자 발표 때 시간을 진짜 길게 끌었다. 평소에는 발표를 바로바로 했는데, 그땐 10분 정도 시간을 끌었나? 뜸들이다가 “철우…는!” 그런 걸 너무 많이 해서 정작 진짜 발표 때는 힘이 빠질 때로 빠진 상태였다. 그래서 (황)기쁨이가 호명되고, 그냥 ‘아, 그렇구나’ 그랬다.(웃음)

Q. 시청자들이 TV를 보면서 이철우에게 느낀 이미지들이 있을 텐데, 실제와 비교해서 방송에서 본인이 어떻게 나온 것 같나.
이철우: 비슷하게 나온 것 같다. ‘악마의 편집’ 같은 건 없었다. 재미있게 시청했다.

Q. 이미 ‘도수코’ 나오기 전부터 인기가 상당하더라. ‘도수코’에 출연하지 않았어도 빠르게 성장하는 모델이었을 것 같다.
이철우: 사실 처음에는 ‘도수코’에 나갈 생각을 크게 안했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화보였다. 화보를 많이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했다.

Q. 하긴. ‘도수코’에 출연하면 포토그래퍼부터 스타일리스트까지 패션계에서 프로로 통하는 분들과 작업할 수 있는 이득이 있다.
이철우: 맞다. 그런 게 크게 작용했다. 모델이라고 해서 그런 기회가 많은 건 아니니까. 그런데 또 ‘도수코’ 안에서 기존 작업들을 한다는 것에 한계도 있었다. 어쨌든 ‘도수코’는 방송이지 않나. 그러다보니 일반 화보 촬영과는 분위기도 그렇고 많은 게 달랐다. ‘도수코’는 미션부터가 완전히 새로우니까. 말도 안 되는 주제들도 많았고.(웃음)

Q. 독특한 미션들을 수행하면서 스스로가 많이 달라진 것 같나.
이철우: 일단 촬영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다. 원래부터 뭘 하든 잘 하려고 하는 편인데, ‘도수코’를 하면서 그런 마음이 더 강해졌다.

모델 이철우(왼쪽)과 한승수

Q. ‘도수코’ 출연 전에는 스스로가 어떤 모델이었다고 생각했나.
이철우: 나는 거의 ‘쇼(show) 용’이었다. 하하. 화보를 많이 못 찍고, 쇼에서 주로 활동했다.

Q. 안 그래도 파이널 미션 때 심사위원들이 “이철우는 쇼에 최적화 된 모델 같다”고 했는데, 그런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철우: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웃음) 그런데 아까 말했듯, 화보를 많이 경험해 보려고 ‘도수코’에 출연한 거였다. 출연 이후 화보도 많이 찍고 있어서 만족한다.

Q. 비유가 조금 그렇긴 한데, ‘쇼 용’ 모델(?)과 ‘화보 모델’을 가르는 기준이 있을까.
이철우: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쇼는 키가 특히나 중요한 것 같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비율을 많이 보기 때문에 키 큰 모델이 유리하다.

Q. 모델은 역시 타고난 끼가 가장 중요할까. 노력으로 정상에 설 수 있다고 보는지.
이철우: 노력도 필요하긴 하지만, 모델은 타고나는 게 맞는 것 같다. 끼는 노력하면 후천적으로 만들 수 있지만, 신체적 조건들은 어찌 할 수 없는 거니까.
Q. 그랬을 때 이철우가 모델로서 타고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이철우: 일단 ‘큰 키’를 타고나지 않았나 싶다.(웃음) 운도 좋았다. 모델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카데미를 다녔는데 그게 마침 ‘에스팀’이었다. 자연스럽게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됐고, 이 사람이 저 사람을 소개시켜 주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 주면서 많이 친해졌다. 사람 운이 좋았던 거다. 쇼에서도 운이 좋았던 게, 내가 처음 쇼에 데뷔할 무렵 무대가 겹치는 바람에 쇼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모델들이 꽤 있었다. 그래서 쇼도 생각보다 많이 설 수 있었다. 그게 작년 10월이다.

Q. 작년 10월? 정식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한지 1년 밖에 안 된 건가? 워낙 인지도도 높고, 여유가 느껴져서 오랜 시간 활동한 모델인 줄 알았다.(웃음) 만약 키가 5cm 작았다면 어땠을까.
이철우: 그럼, 모델을 못 하지 않았을까.(웃음)

Q. 롤러코스터를 나름 탔다. 1등을 하기도 했지만 탈락위기에 놓인 적도 있었다.
이철우: 그건, 심리적인 요인이 컸던 것 같다. 외부에서 모델 일을 할 때와 달리 ‘도수코’ 안에서는 경쟁구도도 있고, 사람 관계도 있고, 여러 가지 변수들이 많다보니 상황에 따라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Q. 개인적으로 죽마를 이용한 미션에서 이철우를 새롭게 봤는데, 기억에 남았던 미션은?
이철우: 캐나다 온타리오 호수에서 요트를 타고 찍은 화보. 생각 이상으로 멋지게 나왔던 것 같다.

Q. 반대로 ‘위기다, 정체되고 있다’라고 느낀 순간 있다면.
이철우: 두 번 있었다. 외계인 화보 찍을 때랑 캐나다 성에서 가장무도회 콘셉트로 촬영을 할 때. 그때 평가도 안 좋았다. 촬영하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던 건, 평가에서 바로 바로 나타난다.

Q. 개별 인터뷰를 볼 때마다, 뭔가 자유로운 영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자세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외국에서 생활하다 온 것으로 아는데, 그 영향을 받은 걸까.
이철우: 캐나다는 2년 반, 태국에도 1년 정도 있었다.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사회경험을 빨리 한 게 사실이다. 또래보다 여러 경험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주위 상황에 흔들릴 때도 있지만, 최대한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Q. 어떤 것들 앞에 이철우는 흔들리나.
이철우: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가 가장 힘든 것 같다. 불안한 이유를 모를 때고 있고, 알아도 어찌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런 상황을 많이 겪었고, 또 그런 것들이 쌓이다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통제가 된다. 물론 다 되는 건 아니고,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한다.

Q. 캐나다 대학에 합격했는데, 그걸 포기하고 모델 일을 선택했다.
이철우: 그냥 너무 하고 싶었다. 모델들이 활동하는 걸 보면서 ‘멋있다’라고 생각하다가, 진지하게 도전해보고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싶었던 게 가장 컸다. 도전했다가 재미없으면 다른 걸 해도 늦지 않으니까. 그런데 모델 일이 너무 재미있고 잘 맞는 것 같다.

Q. “모델 같기도 하고, 연예인 같기도 하다”는 말을 꽤 듣는 걸로 안다.
이철우: 그 말에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나 같은 얼굴의 모델은 또 많이 없다. 그래서 이걸 장점으로 잘 살리면, 충분히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모델 일을 하다가, 좋은 기회가 생기면 그땐 연기도 그렇고 다방면으로 도전해 볼 생각이다.

Q.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인데, 입고 나온 옷이 마음에 안 든다면? 약속 시간은 한 시간 밖에 안 남았다.
이철우: 약속을 어기면 안 되니, 그냥 가야지. 그리고 애초에 마음에 안 들게 안 입었을 거다.(웃음)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이라면 특히나. 옷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Q. 어떤 아이템을 가장 중요시 여기나?
이철우: 일단 비싼 건 잘 안 한다. 그나마 비싼 게 사는 게 있다면, 신발?

Q. 안 그래도, 오늘 신고 온 신발이 상당히 특이하다고 생각했다.(웃음)
이철우: 하하. 해외에서 구입한 신발이다. 옷은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많이 산다. 구제가게에도 자주 가고. 솔직히 비싼 옷에 대한 필요성을 잘 못 느끼겠다. 멋진 옷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들이 충분히 많으니까. 물론 좋은 옷을 사면 좋긴 하겠지만, 그 정도로 수입이 좋은 것도 아니고.

Q. 배우는 옷 말고, 또 어떤 걸 입어야 할까.
이철우: ‘자신감’, 그리고 ‘예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 두 가지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

Q. 얼마 전 인터뷰에서 “나의 롤모델은 나”라고 했더라.
이철우: 아! 그 의미로 한 말이 아니었는데. “내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기사 타이틀이 그렇게 나갔다. 아~(옆에 있던 한승수가 “철우 형 말이 맞다. 나도 분명 그렇게 들었는데”라며 이철우의 말에 동조했다.)

Q. 어떤 긴급한 상황에서도 아이스커피를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어서 하는 질문이다. 이철우에게 아이스커피란?
이철우: 하하하. 숙소에 커피가 없었다. 음료수와 물밖에 없어서 커피 생각이 많이 났다. 그러다보니 밖에 나오면 자연스럽게 찾았던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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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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