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왼쪽부터 도균, 이정, 경일, 재호, 시형)
히스토리(왼쪽부터 도균, 이정, 경일, 재호, 시형)
히스토리(왼쪽부터 도균, 이정, 경일, 재호, 시형)

그룹 히스토리는 매앨범 색깔을 변화시키며 ‘변신’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알리고 있다. 데뷔곡 ‘드리머(Dreamer)’부터 ‘열대야’, 최근 ‘난 너한테 뭐야’까지 아카펠라, 미소년, 상남자 등의 콘셉트로 쉴 새 없이 활동하며 매번 다른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그들의 이번 변신은 ‘싸이코’다. 그것도 사랑에 빠진 로맨틱한 싸이코.

처음 ‘싸이코’라는 콘셉트를 접했을 때는 당황스러웠다. 관음증, 스토커 등 무서운 단어를 덤덤하게 소개하는 히스토리의 표정도 놀라웠다. 그런데 히스토리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니 이들이 표현하는 ‘싸이코’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터뷰를 하고나서 빨리 무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아이돌은 오랜만이었다. 타이틀곡 ‘싸이코’는 작곡가 이민수와 작곡가 이스트포에이(east4A)가 함께 작업한 노래로 리드미컬한 멜로디 라인과 중독성 강한 일렉트로닉 요소를 가미한 곡. 검증된 작곡가와 패기 넘치는 신인의 합작품,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Q. 7개월 만에 컴백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송경일 : 이번 앨범을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타이틀곡 ‘싸이코’ 같은 경우도 안무를 서너 달 정도 연습했다. 개개인이 하고 싶은 부분들에 대해 연습도 좀 하고, 운동도 좀하고. 공백기였는데도 쉴 새 없이 있었던 것 같다.

Q. 그중 장이정이 가장 바빴을 것 같다. 아이유 ‘금요일에 만나요’에 피처링도 하고, 대학생도 됐다. 먼저 아이유와의 작업은 어땠나?
장이정 : 아이유 선배님의 자작곡에 피처링을 하게 되서 처음에는 ‘내가 이걸 해도 될까’, ‘그 자격이 되나’라고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 ‘꽤 잘 어울리는구나’, ‘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하. 반응도 좋아서 뿌듯하고 아이유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Q. 대학 생활은 어떤가?
장이정 : 원래 데뷔하기 전부터 다니고 싶은 학교였는데, 거리가 좀 멀다. 학교에 가려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는데도 정말 즐겁다. 수업만 듣고 MT나 OT에 참석하진 못했는데 약간 나 자체가 꽃이어서… 다 친한다. 하하.
나도균 : 이정이가 연습 빼먹고 학교 열심히 다녔다. 새벽에 패션쇼도 하고, 덕분에 잠에서 진짜 많이 깼다.
송경일 : 6시에 일어나도 되는데 동기들한테 잘 보이려고 5시에 일어난다. 아, 역시 연예인이구나.
김재호 : 비비크림을 바르더라고?

Q. 이번 앨범에서도 장이정의 활약이 크다.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블루문’은 첫 자작곡인데 어떤 노래인가.
장이정 : 달을 사랑하게 된 남자에 관한 노래다. 한 마디로 싸이코인데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노래다. 소속사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작곡 쪽에 관심이 있어서 연습을 많이 했다.
나도균 : 이정이가 자작곡을 수록하기까지 많이 거절당했다. 노래를 30개를 묶어가지고 보내기도 하고, 계속 거절당하다가 결국 공동으로 같이 하게 됐다. 요즘은 재호도 거절당하고 있다. 우리가 모두 작곡 작사에 관심이 있어서 시형이도 랩메이킹을 하고 있고, 우리도 작사나 멜로디 라인을 공부하고 있다. 다방면으로 관심이 많다.

시형(왼쪽)과 재호
시형(왼쪽)과 재호
시형(왼쪽)과 재호

Q. 이번 ‘싸이코’를 보니 파격적인 변신의 향기가 느껴지더라. 티저 이미지 속 시형의 머리스타일부터 예사롭지 않다. 각자 어떤 캐릭터를 보여주나?
김시형 : 표정이나 동작 같은 데에서는 평범한 사람인데 의상이나 비주얼적으로 보여주는 면에서 싸이코 같은 면을 보여드리려 했던 캐릭터다. 호불호가 갈리더라.
송경일 : 내 캐릭터는 폭력적인 캐릭터였다. 잡아끌고 도망가지 말라고 붙잡아두는 힘으로 제압하는 역할을 잡았다. 실제로는 소중하게 다루는 사람이다!!
김재호 : 스토커 캐릭터인데 여자를 몰래 사진 찍어서 사진을 모으면서 흐뭇해하는 캐릭터다.
나도균 : 관음증. 훔쳐본다.

Q. 폭력, 스토커, 관음증이라니 너무 파격적인 것 아닌가. 어떤 내용을 다룬 것인가?
송경일 : 뮤직비디오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정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처음에 순수한 사랑을 하는 남자인데 사랑이 심해져서 집착이 되다 보니까 그게 다중인격으로 표현된다. 우리는 이정이 속에 있는 여러 캐릭터 중에 하나인 것이다.

Q. 지난해 12월에 장이정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 있는 콘셉트로 정말 미친 사람 같이 눈동자를 뒤집는 그런 느낌을 하고 싶다고 했다. 혹시?
일동 : 하하하.
나도균 : 결국엔 이정이도 미친다.
장이정 : 네 명의 싸이코가 결국 다 나니까 변하는 장면을 많이 찍었다.
송경일 : 무대에 보면 눈을 희번득 뜨는 장면이 있을 것이다.

Q. ‘싸이코’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음악은 경쾌한 편인데 ‘사랑에 미쳐버린 남자’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도 있었겠다.
송경일 : ‘싸이코’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안무를 만들 때, 사실 처음에 음악이 경쾌해서 많이 노력했다. 음악이 무거운 것보다 경쾌하니까 오히려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나도균 : 싸이코인 게 더 극대화되더라.
송경일 : 맞다. 싸이코는 무거운 것보다 웃는 게 무섭더라.

Q. 처음 ‘싸이코가 되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당황했을 것 같다.
나도균 : (한숨) 어떻게 풀어야 할지 난감했다. 일상적일 때는 싸이코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인터넷을 다 찾아봤다. 싸이코적인 행동들이나 싸이코는 어떤 것에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다른 멤버들은 영화를 토대로 표정연습을 많이 했다.
송경일 : 나도 딱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되지. 너무 센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노래 가사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싸이코가 아니라 순수한 남자가 집착으로 변하는 모습을 싸이코처럼 표현하는 것이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김재호 : 상상을 많이 했다. 싸이코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표정 연습을 많이 했다.

Q. ‘싸이코’ 속 안무도 궁금하다.
나도균 : 이번에 퍼포먼스가 화려해졌다. 훨씬 더 강렬하고, 포인트 안무가 많다. ‘들어와’ 댄스라고 영화 ‘신세계’에서 들어오라는 손짓에서 모티브를 딴 동작, 마리오네트 댄스 등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또 표정의 변화가 다이내믹해진다. 확확 바뀌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캐치하면 무대가 더 재미있을 것이다.

Q. 다들 표정 연기를 해야 하는데 가장 잘 소화한 멤버는 누구인가?
나도균 : 시형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감독님이 무섭다고 말할 정도였다. 너무 심취한 것 같아서 우리도 모니터화면을 보다가 어떤 표정을 지으면 무서워서 떨었다.
김시형 : 내가 드디어 내 본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다. 농담이다. 하하. 싸이코라는 이야기 들었을 때 1차원적으로 생각할 때 막막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많더라.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를 시켜서 과하게 표현했다.

Q. 같은 시기에 비스트 등 쟁쟁한 보이그룹이 함께 활동한다.
나도균 : 비스트 선배님 뮤직비디오를 보고, 노래가 너무 좋아 또 한 번 배우겠다는 생각 뿐이다. 너무 배울 점이 많고, 무대 위 경험이라든지 여유로움 배우고 싶다.
김시형 : 경쟁보다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나온다고 해서 위기감을 갖진 않는다.

도균, 이정, 경일(왼쪽부터)
도균, 이정, 경일(왼쪽부터)
도균, 이정, 경일(왼쪽부터)

Q. 쉬는 동안 데뷔 1주년을 맞이했다. 1년 전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생각하면 어떤 점이 달라진 것 같나?
김재호 : 늙었다. 한 살 더 먹었다. 하하. 무대를 서면서 노하우도 생기고, 떠는 모습이 조금 사라졌다. 여유가 조금 더 생겼다고 할까. 앞으로도 많이 생겨야 될 것 같고, 또 나이를 먹어야 되는 게 가슴이 아프다.
김시형 : 예전에는 방송 자체가 두려웠다. 실수를 안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무대를 더 즐길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있다. 랩스타일도 찾아가고 있다. 랩메이킹에 참여하면서 어느 정도 내가 갖고 싶은 색깔을 반영하려고 한다.
송경일 :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앞으로 해나갈 것에 대한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뭘 더 해야 하고, 뭘 더 잘 보여야 하는 과정이다. 더 많이 변화하는 히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균 : 처음에는 갇혀 있었다. 표현하는 것도 무서웠고, 표현을 했을 때 ‘저거 뭐지?’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봐 두려웠다. 점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1년 뒤 다음의 내 모습이 궁금하다.
장이정 : 마음가짐부터 달라진 것 같다. 처음에는 무대 자체를 걱정했다면 이제는 무대에서 어떻게 내 매력을 어필할지 고민하다. 1년 동안에 좀 성숙해진 것 같다. 옛날에는 까불까불하고 어리게 생겼는데 지금은 삭았어요. 나름대로 몸과 마음이? 하하.

Q. 3년 뒤 자신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김시형 : 지금 시절을 잊지 말라고 하고 싶다. 3년 뒤에는 분명 잘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힘들었던 시간을 잊지 않길 바란다.
장이정 : 3년 뒤면 정말 제대로 작곡가가 되어 있을 것 같다. 히스토리 곡도 우리 다 같이 만들어서 히스토리가 히스토리 앨범을 만들 것이다.
나도균 : 월드투어콘서트를 다니느라 많이 힘들 텐데 밥 잘 챙겨먹고, 드라마 찍느라 힘들 텐데 건강식품 잘 챙겨먹고, 영화 찍느라고 힘들 텐데 매니저 형 잘 보살피고. 하하하.

Q. 3년 뒤를 위해 지금의 자신에게 채찍질 한 마디 해보자.
나도균 : 아직까지 카메라를 볼 때나 연기를 할 때라든지 불안감이 있다. ‘화면에 내 얼굴이 잘 나올까. 이상하게 나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많이 했는데 그런 생각을 줄이고, 몰두하는 내가 되고 싶다.
장이정 : 딱히 내가 못해서 채찍질하고 싶은 게 아니고, 더 열심히 하고, 다방면으로 뭐든지 열심히 해서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자!
송경일 : 좀 더 부지런해져서 작년보다 달렸으면 좋겠다.
김시형 : 자신감이 없는 건 아닌데 내 성격 자체가 스스로에게 매질을 하는 스타일이다. 잘하는 게 없다고 항상 겸손한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김재호 : 확실하게 몸을 완벽하게 만들 것이다. 그냥 노래하는 가수가 아닌 아티스트로서 자만의 작사 작곡, 나만의 스타일을 다시 한 번 찾아가고 싶다.

히스토리(왼쪽부터 도균, 이정, 경일, 재호, 시형)
히스토리(왼쪽부터 도균, 이정, 경일, 재호, 시형)
히스토리(왼쪽부터 도균, 이정, 경일, 재호, 시형)

Q. 이번 앨범에서 꼭 봐줬으면 하는 점은?
송경일 : 사랑하는 여자한테 집착하는 남자를 보여주려고 이런 무대와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싸이코라서 거리를 두고 우리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자한테 미쳐버리는 남자기 때문에 듣는 사람도 공감하는 가사가 될 것이다.

Q. 히스토리는 매 앨범 색깔을 바꿔 보여주는 얼터너티브 그룹을 표방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모습을 준비해야하는데 힘들진 않나?
송경일 : ‘드리머’에서 ‘열대야’로 넘어갈 때는 혼란을 느꼈고, ‘열대야’에서 ‘난 너한테 뭐야’도 확 바뀌어서 혼란스러웠다. 이제 생각해보면 그런 모습을 찾아가는 것에 재미가 들렸다. 우리 안에 또 다른 모습도 있고, 공부도 되고, ‘변신돌’로 거듭나고 싶다.

Q. 2014년의 목표는 무엇인가?
송경일 : 연말콘서트. 아이유 선배님 소극장 콘서트를 갔는데 정말 감동이었다. 바로 1m앞에서 소통하는 관객도 있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극장 중규모 콘서트를 열고 가까이 호흡하고 싶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로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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