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 5회 방송화면 캡쳐
tvN ‘응답하라 1994′ 5회 방송화면 캡쳐
tvN ‘응답하라 1994′ 5회 방송화면 캡쳐

tvN ‘응답하라 1994′ 5회 11월 1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요약
신촌하숙에는 하숙생들의 본가에서 온 음식들로 가득하고, 삼천포(김성균)는 윤진(도희)의 집에서 온 간장게장이 조금 상한 것 같다고 의심한다. 신촌하숙의 사람들은 하루종일 배탈로 고생하는 가운데 유독 삼천포와 해태(손호준)는 과대항 축구경기 도중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려 팀 패배에 일조한다. 윤진은 ‘인기가요’ 공개방송에 갔다가 우연히 서태지를 만나고 서태지가 직접 준 꼬깔콘을 고이 간직한 채 집에 돌아온다. 집에 사람들이 모두 모인 뒤에도 배탈 때문에 화장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참다 못한 삼천포는 이 모든 것이 “간장게장 때문”이라고 말해 윤진을 곤란하게 만든다. 하지만 결국 배탈의 원인이 다른 데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윤진은 울음을 터뜨리고, 이에 미안해진 삼천포는 윤진의 방에 들어가 사과를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채 서태지가 윤진에게 준 꼬깔콘을 먹다가 더 큰 곤경에 빠진다.

리뷰
일상 가운데서 우리는 ‘사실’이란 말을 종종 한다. ‘사실은 말야’라고 운을 떼는 것은 비단 우리가 그동안 거짓을 말해왔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의 내막이 흐릿했었거나 알고는 있었지만 그를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사실’은 우리를 긴장시킨다.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던 걱정이 눈 앞의 현실이 될까, 먼 훗날의 일이라 맘 놓고 있었던 일이 지금의 순간이 될까 덜컥 겁이 난다. 그토록 좋아하던 이상민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수화기를 나정은 차마 잡아들지 못하고, 빙그레(바로)는 자신의 옷을 뺏어입는 쓰레기(정우)의 모습 뒤로 빙그레 미소지을 뿐이다. 쓰레기는 암에 걸린 엄마 대신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함에 한숨 쉬고, 일화(이일화)는 배탈이 실은 간장게장이 아니라 상해버린 물 때문이란 말을 꺼내지 못한다.

5회에서는 뜻밖의 까메오 출연이 많았다. 쓰레기의 의대 교수로 분한 김광규와 대사 한 마디 없이 레지던트 대열에 끼어있던 김종민, ‘인기가요’ 대기실을 나서던 (그때까지만 해도) ‘신인가수’ 김정민, 그리고 말이 길어지니 성대모사가 조금 어새했던 뒷모습의 서태지까지. 지난 회에서 후덕해진 모습으로 등장했던 문경은과 우지원 만큼이나 신선한 등장은 아니었지만, 여기저기 등장하는 까메오들의 얼굴을 찾아내는 재미는 여전하다.

‘응사’의 고증능력도 날이 갈수록 진화함을 보여주었다. 쓰레기가 마시던 서주우유나 나정과 쓰레기의 동기들, 심지어 서태지의 손에 들려있던 종이 갑 안에 담겨있는 꼬깔콘, 병원 데스크에 앉아있던 간호원의 모자, 슬라이드 프로젝터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1994년의 풍경을 재현해 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미장센을 선보였다. 이제는 서울에서도 비교적 대중화 되었지만 신촌하숙의 아침상을 가득 메웠던 각 지방의 음식들도 당시에는 그리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응사’의 고증이 단순히 과거의 재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오늘과 과거 간의 시간 거리 재기에도 성공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수다포인트
-성동일 명언집 1장, “지랄이 풍년이다”
-항상 풍성한 신촌하숙의 밥상,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빙그레의 쓰레기를 향한 눈빛 뒤로 흐르던 묵음의 BGM, ‘숨겨왔던 나의~’

글. 톨리(TV리뷰어)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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