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콘서트 현장
동방신기 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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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시간을 거슬러 추억을 되새겼다.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을 다시 기약했다.

2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SM타운 위크 동방신기 콘서트 ‘타임 슬립(Time Slip)’은 공연장을 찾은 만여 명의 관객들과 함께 1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시간을 만들었다.

이날 정확히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동방신기는 댄서들의 아크로바틱과 함께 ‘맥시멈’ ‘아이 돈 노우’로 화려하게 콘서트를 시작하며 10주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창민은 “열 살짜리 아이의 생일 파티를 함께하는 기분이다. 아침부터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서른 살을 앞둔 유노윤호는 “서른 살을 앞둔 사람 중에서 나처럼 귀여운 사람 나와 보라 그래~ 나와봐~ 나와봐~”라며 애교를 부리다가 급 사과를 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긴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동방신기가 “위 아(We are)”라고 말하면 팬들은 일제히 “티(T)”라고 외치며 하나가 됐다. 10년의 시간을 함께한 인연인 만큼 호흡은 끝내줬다.

이번 콘서트는 干자 모양의 돌출 무대와 사이드 통로를 다닐 수 있는 이동식 수레 무대까지 갖춰줘 동방신기가 공연장 구석구석 팬들 가까이에 다가갈 수 있도록 꾸며졌다. 동방신기는 말 그대로 무대를 달리고, 뛰어다니며 콘서트를 즐겼다.

동방신기 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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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을 맞이한 콘서트답게 동방신기의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도 가졌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고 가수가 되기까지 다짐했던 순간을 들어보는 특별 영상에서부터 둘이 된 이후의 솔직한 심정도 들을 수 있는 영상까지 마련됐다. 유노윤호는 “우리가 예전에 교복 입고 팬들을 공주라고 노래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추억을 꺼냈고, 최강창민은 “예전에 교복 입은 그룹이면 우리였는데 지금은 교복하면 엑소”라고 깨알 같이 후배 식구도 챙겼다. 이어 유노윤호는 “여기 계신 분들은 축복받았다. 사람들은 동방신기가 댄스그룹인지 아는데 발라드곡이 정말 많다”며 뒤이을 무대를 예고했다. 동방신기는 싱글 1집 수록곡 ‘마이 리틀 프린세스(My Little Princess)’와 정규 1집 앨범 타이틀곡 ‘믿어요’, 정규 3집 수록곡 ‘풍선’을 부르며 추억에 젖었다. ‘풍선’ 무대에서는 스탠딩 객석에 대형 풍선이 등장했고, 피노키오 산타 루돌프 등의 인형탈을 쓴 댄서들이 무대에 함께 올라 동심 어린 무대를 만들었다.

이어 내년 1월 6일 발표하는 새 앨범에 수록된 노래인 ‘항상 곁에 있을게’를 깜짝 공개했다. 유노윤호 “‘동방신기를 대표하는 팬을 위한 노래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작곡가 형이 카시오페아한테 영감을 받아 작곡해 주셨다”며 노래를 소개했다. 최강창민은 “이번에 작업한 앨범이 개인적으로 제일 좋다”고 덧붙였고, 유노윤호가 “곡도 엄선해서 뽑았고, ‘어이쿠 깜짝이야’라는 동방신기의 새로운 모습이 많다”며 새 앨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동방신기 콘서트 현장
동방신기 콘서트 현장
25일이었던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무대도 선보였다. 동방신기는 ‘크리스마스 기프트 프롬 동방신기’ 캐롤 앨범에 수록된 ‘지저스, 조이 오브 맨드 디자이어링(Jesus, joy of man’s desiring)’을 비롯해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슬레이 라이드(Sleigh ride)’를 합창단과 함께 불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유노윤호가 아기 산타로 변신해 귀여운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이날 유노윤호는 콘서트에서 첫 공개하는 자신의 자작곡 ‘산타 레볼루션’을 선보였다.

유노윤호가 자작곡 무대를 예고하고 멋있는 안무로 노래를 시작하던 도중 노래가 갑자기 멈췄다. 이윽고 전광판에 또 다른 유노윤호가 여러 명 등장했다. 악마와 천사가 속삭이듯 “멋있는 거 해야 돼” “왜 아직도 멋있는 것만 하려 그래?”라는 유노윤호들의 꽁트에 가까운 특별 영상이 이어졌다. 다시 등장한 유노윤호는 빨간색 산타 옷과 귀여운 털모자를 쓰고 귀여운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산타 레볼루션’은 귀여운 안무와 함께 유노윤호 특유의 무대매너가 돋보이는 곡이었다. 유노윤호는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무대를 누비기도 했다.

최강창민의 개인무대는 비쥬얼 쇼크였다. 그룹 노라조의 ‘야생마’를 부른 최강창민은 말의 몸을 달고 나타나 진짜 야생마로 변신했다. 켄타우로스를 연상시키는 최강창민은 ‘야생마’를 열창하면서도 코믹한 댄스를 선보여 관객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최강창민의 무대가 끝나고도 한동안 관객들의 아우성은 잦아들지 못했다.
토크하는 동방신기
토크하는 동방신기
정규 공연의 마지막곡 ‘마법의 성’ 무대에서는 중앙 무대에서 원형 무대가 올라와 감미로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어 앙코르 무대에서는 또 다시 추억이 되살아났다. 2층 객석 한 가운데서 등장한 동반시기는 관객석 가운데서 멈춰 ‘허그’를 불렀다. 추억의 댄스까지 함께 선보여 제대로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이후 동방신기의 열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도 열렸다. 팬들은 모두 미리 준비됐던 고깔모자를 쓰며 동방신기의 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동방신기는 축하의 의미를 담아 캔맥주를 러브샷하기도 했다.

26일 공개된 동방신기의 새 앨범 티저를 함께 보는 시간도 가졌다. 최강창민과 유노윤호가 타이틀곡 ‘썸씽’의 한 소절을 흥얼거려 새 앨범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기도 했다. 데뷔 10주년 기념과 함께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동방신기는 정규 1집 수록곡 ‘땡스 투’를 부르며 진짜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유노윤호는 감동한 듯 노래를 멈추고 “고맙다”를 크게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아닌데 오랜 시간 동안 인연이라는 끝으로 묶여 10년을 함께 했다는 게 사회에서 만난 또 다른 가족이 아닐까”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데뷔 10년 동안 정상을 자리를 지킨 동방신기의 비결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동방신기는 27일 나머지 공연을 마치고, 내년 1월 새 앨범으로 컴백한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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