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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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경표와 강한나의 아찔한 첫 만남이 그려졌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 1회에는 고경표는 인생 목표를 향해 버티고 달려가는 보람을 느끼는 K-직장인의 희로애락 감정을 오롯이 전달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제 할 말은 하고 살게 된 그의 반전 응원하게 된 건 공감력을 상승시킨 그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반면 강한나는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모두 내려놓고, '맑눈광'을 빛내며 사랑스럽게 뛰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중에서도 '계' 같은 직장인의 모습에 몰입했다.
[종합] 고경표, 강한나와 아찔한 첫 만남…엘리베이터에서 'X지림' 인상 남겨 ('비밀은 없어')
사진=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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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획, 섭외, 편집은 물론이고 출연자들의 정신력까지 관리해야 하는 작가 본인을 '잡가'라고 소개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해맑게 웃을 수 있는 정신 승리의 긍정을 자랑했다. 점검 중인 엘리베이터에서 스트레스 장 트러블로 인한 'X 지림'으로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기더니, 자신이 맡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 아이돌의 멱살을 잡아 파문을 일으킨 고경표와 티키타카 만들었다.

'직장 내 괴롭힘' 보도로 시작된 이날 방송은 팀장으로부터 교묘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고경표의 웃픈 반전으로 이어졌다. '뛰는 형님들'이란 프로그램 이름이나, "형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대사 등, 친숙한 패러디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여기에 예능적 효과음, 상황에 딱 맞는 배경 음악, 요즘 사람들에게 친숙한 짤 혹은 섬네일 방식의 편집 등은 코믹한 상황을 극대화했다. 무엇보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역시 여느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로 공감을 일으켰다.
사진=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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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선 먼저 아쉬울 것 하나 없이 잘나가는 아나운서라고 알려진 송기백(고경표)의 실체가 밝혀졌다. 2시간 일찍 출근해 김 팀장(조한철) 아들의 직업 체험 촬영을 돕는 것으로 시작된 그의 험난한 하루는 함께 뉴스를 진행하는 여자 아나운서의 불륜이 폭로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그의 남편이 뉴스룸에 난입해 아내와 바람을 피운 국민 MC 김성훈(김원훈)이 가정파괴범이라고 소리치며 행패를 부렸다. 어떻게든 뉴스를 마무리하려던 기백은 멱살을 잡히고 머리까지 쥐어뜯기며 희대의 '콧구멍 짤'까지 생성했다. 기백의 잘못이 아닌데도, 이 사태의 책임을 떠넘기는 김 팀장 때문에 시말서까지 써야 했다.

그에겐 남자 아나운서 최초로 간판 앵커가 되겠다는 꿈과 목표가 있었다. '올해의 아나운서상'을 수상한 화려한 이력에 8년 차가 된 지금도 교재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외국어를 공부하고, 정확한 발음 연습을 해온 이유다. 이어 사장이 앵커의 사내 평판을 중시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갑작스레 "더빙 좀 부탁하자", "당직 좀 대신 서달라"는 선배들의 부탁에도 거절하지 않고 다 들어주는 '시간 많은 예스맨'으로 활약했다.
[종합] 고경표, 강한나와 아찔한 첫 만남…엘리베이터에서 'X지림' 인상 남겨 ('비밀은 없어')
사진=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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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백에게 레이더를 드리운 이가 있었으니 바로 예능작가 온우주(강한나)였다. MC의 불륜 파문으로 프로그램 폐지 위기에 몰린 그는 당장 펑크 난 출연자를 섭외해 프로그램을 존속시켜야 했다. 그런 그에게 예능에서 못 봤던 흥미로운 기백은 특별한 존재였다. 온우주는 뉴스만 고집하는 그를 설득해 예능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온우주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기백은 예능의 생리를 전혀 모르는 무지렁이에 맡은 일은 다큐멘터리처럼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었다.

사고가 터졌다. 기백이 '고압 주의' 경고 표시를 보지 못하고 들어간 곳에서 감전당했다.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그만 혓바닥에서 헐크가 깨어나고 말았다. 첫 번째 타깃은 앞과 뒤가 다른 안하무인 아이돌 피엔이었다. 안 그래도 스태프들에게 막말을 서슴지 않고 제멋대로 괴롭히는 그가 거슬렸는데, 막내 작가를 무시하며 밀치는 걸 보자 분노했다.

송기백은 그의 멱살을 잡고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자기 일하러 왔다. 너한테 갑질 당하러 온 사람 아무도 없다. 너 좋다는 사람 덕에 성공한 건데, 그런 사람 고마운 줄 모르면 반드시 사람으로 망한다"고 쏟아 부었다. 이어 "불꽃 싸대기 한 대 맞자"며 참교육을 시전하려던 순간, 온우주가 다급하게 그를 말렸다. 정신을 차린 송기백은 이 거짓말 같은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열변을 토해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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