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 9월 18일 리메이크 앨범 '어 러브 슈프림' 발매
"더 좋은 곡보다 지금 가진 바이브 녹여내는 데 집중"
"절절한 이별의 감정 이해 어려웠던 타이틀곡"
"2월 런던서 잼 음악, 다음 정규에 싣고파"
쏠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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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해보는 작업이라 힘든 점이 있었어요. 편곡 어떻게 하냐고 울고불고, 하기 싫다고도 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우여곡절이 많았죠. 하하."

가수 쏠이 18일 리메이크 앨범이자 새 EP '어 러브 슈프림(A Love Supreme)'을 발매했다. 약 5개월 만의 컴백이다. 서울 논현동의 아메바컬쳐 사옥에서 만난 가수 쏠은 처음 해보는 리메이크 앨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리메이크 앨범을 낸 이유에 대해 쏠은 "처음에 아이디어를 줬던 분은 돌아가신 저희 사장님이다. 평소에 제가 커버도 많이 하고 유튜브에도 많이 올리는데, '그럼 리메이크 앨범을 해보면 어떻겠냐' 얘기가 나왔는 게 작년이다. 저도 좋다고 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어 러브 슈프림'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아날로그 감성의 곡들을 쏠만의 내추럴하고 빈티지한 스타일로 새롭게 재해석한 리메이크곡들로 채운 앨범이다. 리메이크 앨범은 이미 많은 상황. 쏠은 "따라하는 것처럼 보여서 쉽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트랙들로 꾸려 저만의 재해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저도 무서웠던 거예요. 처음에는 더 좋은 걸 만들어야 하나 생각했어요. 밴드 친구들과 편곡하면서 더 좋은 곡보다 지금 우리가 가진 바이브를 녹여내는 데 집중했어요. 그러면서 마음이 편해졌죠. 제가 제 곡을 작업할 때는 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완성하면 되는데, 평소 제가 발음이 좋지 않은 편이라 발음부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됐어요. 예를 들어 마음이라는 가사라면 맘이라고 할 수도 있고 마음이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도 평소 작업과 다른 부분이었어요."
쏠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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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는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Original by 나미)'와 '아름다운 이별 (Original by 김건모)'의 더블 타이틀곡을 비롯해 '러브 슈프림 (Original by 김반장과 윈디시티)', '기다리다 (Original by 패닉)', '마음을 잃다 (Original by 넬)' 등 5곡이 담겼다. 설렘, 애증, 이별 등 각양각색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다. 평소 리메이크 작업을 잘 허락해주지 않기로 유명한 넬의 곡까지 쏠은 "다섯 곡 모두 넣을 수 있도록 승인해준 선배님들 모두 감사드린다. 승인 받았다는 자체가 저한테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섯 곡 중 가장 아쉬운 곡은 '아름다운 이별'이에요. 어려웠기 때문이죠. 절절한 이별은 제 성향에도 맞지 않고 경험해본 적도 없어서 표현의 한계를 느꼈어요. 원곡은 피아노 반주만 있는데, 편곡하면서 드럼도 넣는 방식으로 보완해봤어요. 만족하는 트랙은 '러브 슈프림'이에요. 20년 전에 나온 곡인데 가사가 직설적이에요. 돈이 많지 않은 날 좋아해줄 수 있냐는 내용의 가사가 재밌더라고요. 이런 가사를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을까요? 밴드 친구들과 놀면서 재밌게 작업했어요. 그래서 앨범 제목도 '어 러브 슈프림'으로 했죠. '러브 슈프림'에는 원곡자 김반장과 윈디시티와 함께 작업했던 기타, 포커션 분이 참여해주셨어요. 원년 멤버가 참여했다는 점도 재밌었죠."
쏠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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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은 '놀면 뭐하니'를 통해 프로젝트 그룹 WSG워너비 멤버로 활동했다. 쏠은 "그 전에는 내가 만들고 하고 싶은 노래니까 해왔다면, WSG워너비 이후에는 대중들이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됐다. 그 방송을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음악적으로 어떻게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가수 지망생 당시 노래 연습하고 영상을 찍어 단점을 짚어내는 걸 반복적으로 했는데, 그래서 장점보다 단점을 더 보게된 것 같아요. WSG워너비를 하면서 사람들이 제 어떤 부분을 좋아해주는지 알게 됐죠. 그 전에는 자신감도 없고 제 목소리를 싫어했어요. '놀면 뭐하니'는 오직 노래만으로 뽑힌 거잖아요. '아, 사람들이 나의 이런 부분을 좋아하구나' 깨달았죠. 예전엔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예의상하는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놀면 뭐하니'를 하고 확실하게 자신감을 얻었어요. 하하."
쏠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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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은 이번 리메이크 앨범 작업 후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R&B라는 걸 한번 더 알게 됐다. 내가 노래하는 걸 좋아하구나 또 깨달았다. 예전 곡들을 부르는데 재밌더라. 제 곡이 아니라더라고 노래하는 자체가 즐거웠다. 알고 있었지만 다시 깨달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또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태까지 만들었던 앨범과 달리 장르도 다양하다. 완전히 발라드 곡이다. 밴드 음악도 해봤으니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다양한 걸 해봤다는 것 자체가 공부가 되지 않았겠나"라며 뿌듯해했다.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밴드 친구들과 잼을 했다는 쏠은 "제 음악 인생에 있어서 좋은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라며 이후 계획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잼을 하며 만든 곡을 다음 정규에 싣고 싶어요. 이미 몇 곡 있긴 해요. 제가 한번도 컨셉츄얼한 앨범을 한 적이 없어요. 그간은 음악을 만들면 만드는 대로 했거든요. 다음 앨범은 90년대~2000년대 R&B 음악으로 채우고 싶어요. 제 생각엔 내년 후반쯤 낼 계획인데, 회사는 아직 몰라요. 하하." 소녀같은 유쾌한 웃음 소리에서는 음악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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