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리듬파워≫

'부친 논란' 태국인 시탈라, 데뷔 4개월 만 탈퇴

'학폭 논란' 르세라핌 김가람, 데뷔 18일 만에 활동 중단
김가람(왼쪽), 시탈라 / 사진=텐아시아DB
김가람(왼쪽), 시탈라 / 사진=텐아시아DB


≪우빈의 리듬파워≫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한다'는 말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있는 말이다. 그만큼 처음부터 잘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는 것. 당장 단추를 꿰어야하니 어떻게든 될 거라는 기대로 이어나가면 터닝포인트를 지나치기도 한다.

정식 데뷔 전부터 논란이 있었던 신인 걸그룹 두 팀, 하이키와 르세라핌이 논란 멤버 배제라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1월 데뷔한 4인조 걸그룹 하이키의 시탈라가 데뷔 4개월 만에 탈퇴했다. 프로필이 공개된 직후 불거진 '부친 논란'의 연장선으로 인한 개인 사정.

시탈라는 태국 출신. 시탈라가 K팝 걸그룹으로 데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태국인들이 시탈라의 아버지가 군부 독재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데뷔를 반대하고 나섰다. 시탈라의 아버지 사루뉴 웡크라창은 태국의 배우이자 감독. 영화 '수리요타이' '나레수안 왕' '옹박' 등에 출연했다. 태국 왕을 찬양하고 군부를 비호하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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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이유만으로 독재를 지지했다고 할 수 없었다. 소속사 역시 태국의 역사와 정치, 경제 구조, 사회적 맥락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결과 고인이 된 부친의 행적 등을 이유로 시탈라에게 불이익을 줄 수는 없다며 데뷔를 강행했다.

시탈라의 부친은 국내 여론에도 영향을 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전두환의 딸이 데뷔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아이돌 멤버'라는 글로 퍼지는 바람에 부정적 여론이 생성됐다. 그럼에도 하이키는 예정대로 데뷔했고, 시탈라는 데뷔 쇼케이스에서 "현재 저는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태국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평화롭게 함께하기를 희망한다"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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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별'을 꿈꿨던 시탈라는 꿈을 접었다. 소속사는 탈퇴 사유를 '개인 사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시탈라가 부친 관련 논란, 자국의 거센 반대에 상처를 받았던 상태였고 회복되지 않아 활동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추측이다.

방시혁이 글램에 이어 두번째로 세상에 내놓은 걸그룹 르세라핌도 난관을 만난 것은 마찬가지다. 멤버 김가람의 학교 폭력 과거가 퍼지며 데뷔 18일 만에 논란 멤버의 활동을 배제하는 결단을 내린 것. 김가람과 관련된 폭로글과 증거 사진들이 속출하며 꽃길일 줄 알았던 연예계 입성은 지뢰밭을 걷는 느낌의 일촉즉발의 전쟁터로 변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국내 최고 기획사인 하이브의 대응이다. 하이브는 처음 "학폭 의혹은 김가람이 중학교 입학 후 초반에 친구들을 사귀던 시기에 발생한 문제들을 교묘히 편집하여 해당 멤버를 악의적으로 음해한 사안이며, 오히려 김가람이 악의적 소문과 사이버불링의 피해자"라며 김가람을 폭로한 작성자들을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르세라핌은 5월 2일 데뷔했다. 하지만 이후 김가람이 가해자로 지목된 '학폭위' 문건이 유포됐고, 피해자로 나선 A씨와 법률대리인이 이를 뒷받침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김가람은 2018년 한 사건에 휘말렸다. 그해 6월 4일 학폭위가 개최됐고, 학교폭력 가해학생인 김가람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특별교육이수 6시간, 동조 제9항에 따라 학부모 특별교육이수 5시간 처분을 받았다. 5호 처분은 단순 폭력에는 나오지 않는 처분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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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학폭위 처분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먼저 큰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가 학폭위를 요청하면서, 되려 피해를 입은 친구를 위해 대신 나섰던 김가람이 학폭위 가해자로 지목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가람은 피해를 입은 친구를 위해 대신 나서며 벌어진 말다툼 상황이었지만, 욕설을 하고 상대가 위협을 느낄 수 있게 행동한 점에 대해 본인도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5호 처분에 대해서는 "물리적인 폭력은 전혀 없었음에도 5호 처분이 나온 것"이라며 "학폭위가 법정이 아니기에 각 사안, 학교, 지역, 담당자마다 다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가람이 받은 5호 처분은 정서적 교육이 필요하거나 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서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를 받도록 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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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전학, 벽돌 폭행, 패싸움 및 다른 학생 폭행, 음주와 흡연, 타 소속사 데뷔조 퇴출 등 온라인에 퍼진 김가람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근거 없는 악의적 소문'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김가람은 데뷔 18일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본인의 철없던 행동을 김가람 본인이 되돌아보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루머로 공격받아 "다친 마음을 치유하는데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완전체 활동 포기'라는 카드로 논란을 잠시 멈춘 하이키와 르세라핌. 위기가 상처만 남긴 것은 아니다. 신인 걸그룹이 갖기 힘든 화제성을 끈 것은 사실. 화제성과 열성 팬덤이 바탕이 되면 톱 그룹으로 가는 반전의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다. 무플보다는 악플이라는 말도 있듯이.

하지만, 소속사의 바람대로 반전이 성공해도 여전히 숙제는 남는다. 논란의 신인 걸그룹을 톱 그룹으로 만든 열성팬들이 18일 간 활동한 멤버를 완전체로 받아 주며 복귀를 용인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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