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스웨그(swag)에 세계가 반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발표한 ‘MIC Drop’ 리믹스 버전이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100’ 12월 16일자 차트에서 28위에 오른다. 빌보드는 4일(현지 시간) 이를 전하면서 “K팝 그룹 최고 순위로, 앞서 ‘DNA’로 같은 차트에서 67위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은 이로써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MIC Drop’ 리믹스 버전은 방탄소년단의 미니앨범 “LOVE YOURSELF 承 ‘Her’”의 수록곡을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 미국 힙합 신의 핫한 래퍼 디자이너(Desiigner)와 재해석한 것이다. 일렉트로 트랩을 기반으로 해 세련된 감각을 더했고 일부 한국어 가사를 영어로 바꿔 부르며 국내외 팬들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제대로 통했다. ‘MIC Drop’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핫100’외에도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K팝 그룹 최초 미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 전 세계 50여개 국가 차트의 정상,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톱 200(Global Top 200)’ ‘미국 톱 200(UNITED STATES Top 200)’ 진입은 물론 최근에는 호주, 스웨덴, 뉴질랜드, 포르투갈,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의 공식 음악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반했다.

스티브 아오키가 방탄소년단과 함께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 역시 반응이 뜨겁다. 유튜브에서 14시간여 만에 1000만 뷰, 45시간여 만에 2000만 뷰, 5일 만에 3000만 뷰를 돌파했다. 현재 5000만 뷰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DNA’에 이어 K팝 그룹 뮤직비디오 중 두 번째로 빠른 추이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메인차트 ‘핫100’에서 28위를 기록했다 / 사진제공=빌보드화면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메인차트 ‘핫100’에서 28위를 기록했다 / 사진제공=빌보드화면
당초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MIC Drop’ 리믹스 버전은 팬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원곡이 수록된 미니앨범 “LOVE YOURSELF 承 ‘Her’”가 국내 음반 판매량 137만 장을 돌파하며 가요 역사 16년 만의 대기록을 세우고 빌보드 ‘핫100’ ‘빌보드 200’에 동시 진입하는 등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랑과 성원을 보내준 팬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방탄소년단은 왜 리믹스 곡으로 ‘MIC Drop’을 택했을까? ‘MIC Drop’은 꾸준한 성장으로 ‘중소돌’에서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한 방탄소년단이 헤이터(hater)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내용이 가사의 주를 이룬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2017 The Billboard Music Award, 이하 ‘BBMAs’)의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뒤 ‘MIC Drop’을 작업했다. 리더 RM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연설을 마친 뒤 ‘내 연설 정말 멋있었다’는 의미로 마이크를 떨어뜨린 행위(MIC Drop)에서 영감을 얻어 제목을 지었다. 가사에는 K팝 그룹 최초로 ‘BBMAs’ 수상의 쾌거를 이룬 방탄소년단만의 자신감이 담겼다. 이들은 노래에서 자신들을 “World Business 핵심”이라고 소개하며 헤이터들에게 “네 현실을 봐라 (쌔) 쌤통, 지금 죽어도 난 개 행복”이라고 쏘아 붙인다. 방탄소년단만은 ‘MIC Drop’을 통해 자신들만이 가질 수 있는 스웨그를 자랑했다. 스웨그는 힙합 신에서 멋과 자부심을 뜻한다. 경우에 따라 건방짐, 허세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스웨그에 대한 근거가 탄탄하다면 문제 없다.

방탄소년단 ‘MIC Drop’ 리믹스 버전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MIC Drop’ 리믹스 버전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MIC Drop’ 리믹스 버전에서는 이 스웨그가 좀 더 직설적으로 나타나있다. 영어로 바뀐 가사에 상당수의 슬랭(속어)을 포함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음악 팬들이 힙합이란 장르에 바라는 강하고 거친 느낌을 십분 살렸다. 방탄소년단이 그간 발표한 ‘I NEED U’ ‘피 땀 눈물’ ‘DNA’와는 전혀 다른 반전 매력도 선사했다. 이에 따라 유튜브에서는 ‘MIC Drop’ 리믹스 버전의 가사를 들은 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환호하는 해외 팬들의 리액션 영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 한편 방탄소년단은 곡의 끝부분에 “더 볼 일 없어 / 마지막 인사야 / 할 말도 없어 / 사과도 하지마” “잘 봐, 넌 그 꼴 나지 / 우린 탁 쏴 마치 콜라지 / 너의 각막 깜짝 놀라지 / 꽤 꽤 폼나지”라는 한국어 가사를 그대로 살려 K팝 그룹으로서의 정체성도 확실히 했다.

방탄소년단은 ‘MIC Drop’ 외에도 스웨그를 담은 음악들로 자신들의 성장사를 기록해왔다. ‘MIC Drop’ 발표 후 방탄소년단은 미국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미국 3대 지상파 채널의 간판 토크쇼에도 모두 출연했으며 빌보드 ‘핫100’과 더불어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최근 ‘2017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와 ‘2017 MMA(멜론 뮤직 어워즈)’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한층 더 성장했다.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음악으로 보여줄 스웨그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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