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가요대축제’보다는 ‘아이돌 대잔치’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렸다.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며 신선함은 안겼으나, ‘뮤직뱅크’의 연말 특집 정도에 그쳤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6 KBS 가요대축제’는 배우 박보검과 걸그룹 AOA 설현의 진행으로 약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출연자 전원이 무대에 올라 god ‘촛불하나’를 부르며 축제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어 세븐틴, 몬스타엑스가 각자 올해 내놓은 곡을 부르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사진=KBS2 ‘2016 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2016 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캡처
◆ 대기실 상황과 끝없는 아이돌 무대

‘가요대축제’는 무대와 무대를 사이를 잇는 장치로 ‘대기실 상황’을 전했다. MC는 샤이니 민호와 엑소 찬열 등이 맡아 공연을 앞둔 가수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무대 뒤를 궁금해하는 팬들에겐 호응을 얻었다. 비교적 매끄럽게 흘러갔으나, 정돈되지 않은 순간도 몇 차례 있었다. 또 하나, 무대를 지켜보는 가수들의 모습도 비췄는데 이는 지나치게 설정이 묻어나 자연스럽지 못 했다. 오히려 무대의 몰입을 방해했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가요대축제’는 올한해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한 가수 대부분을 무대 위에 올렸다. ‘라이징 스타’라는 코너도 마련해 신예들의 무대도 모두 볼 수 있었다.

다만 지나치게 아이돌 중심으로 흘러가 ‘뮤직뱅크’의 연말 결산 정도로 비춰졌다. 실제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는 한동근 외엔 없었고, 다비치와 황치열이 등장하긴 했으나 이들 역시 KBS 드라마의 OST를 부르는데 그쳤다.

사진=KBS2 ‘2016 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2016 KBS 가요대축제’ 방송화면 캡처
◆ 정신없이 흘러간 ‘스페셜 스테이지’

올해 ‘가요대축제’는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 무대에 공을 들였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조합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 한해 가요뉴스로 ‘걸그룹 강세’라는 소식을 전했고 여자친구, 아이오아이(I.O.I), 트와이스, 레드벨벳 등 2016년 활약한 걸그룹이 등장해 자신들의 무대를 꾸몄다. 이후 모두 모여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를 열창했다.

뿐만 아니라 레드벨벳 슬기, 여자친구 신비, 트와이스 모모, 아이오아이 유정과 청하 등은 인피니트의 ‘내꺼하자’를 통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소화했다. 각 팀에서 춤을 잘 추는 멤버로 통하는 만큼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였다. 또 갓세븐의 뱀뱀, 비투비 민혁, B.A.P 영재, 몬스타엑스 민혁 등은 미쓰에이의 ‘배드 걸 굿 걸’로 걸그룹 따라잡기에 나섰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를 부른 방탄소년단과 H.O.T의 ‘전사의 후예’를 소화한 B.A.P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팀의 ‘춤꾼’으로 통하는 샤이니 태민과 방탄소년단 지민은 마이클 잭슨의 ‘쇼다운’으로 멋진 합동 무대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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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 한 스푼

빠르게 흘러가는 아이돌의 무대 중간에 ‘감동’ 코드도 집어넣었다.

먼저 ‘당신의 힐링송’이란 부제를 앞세워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과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 김종민이 추천한 곡을 소화했다. 박상영 선수가 꼽은 윤종신의 ‘지친 하루’는 샤이니 온유, 씨엔블루 정용화가 호흡을 맞췄다. 아울러 김종민이 추천한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는 황치열과 첸의 듀엣으로 펼쳐졌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조합으로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엄마와 무대에 오른 이들도 있었다. 바로 빅스 켄과 트와이스 나연이 그 주인공인데, 이들은 각각 자신의 엄마와 무대를 꾸몄다. 켄은 인순이의 ‘엄마’를 부르며 끝내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으며, 나연은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마지막은 전인권이 장식했다. 샤이니 종현과 전인권 밴드가 무대에 올라 ‘걱정말아요 그대’를 불렀고, 말미에는 MC를 비롯한 전출연자가 등장해 축제를 마무리 지었다.

오랜만에 시상식에 오르는 선배 가수들의 무대도 펼쳐졌다. 신화는 ‘브랜드 뉴’와 ‘퍼펙트 맨’을 연이어 부르며 관객들의 환호를 얻었고, 엄정화도 최근 내놓은 신곡과 히트곡 ‘초대’로 보는 즐거움을 높였다.

이처럼 올해 ‘가요대축제’는 다양한 시도와 감동 코드를 활용해 신선함을 추구했다. 아울러 예년과 비교해 카메라와 음향 사고도 현저히 줄었다. ‘뮤직뱅크’ MC 경험이 있는 박보검의 노하우도 시상식을 매끄럽게 살리는데 한몫 했다.

하지만 ‘가요대축제’란 제목이 무색할 만큼 ‘아이돌 퍼레이드’에 그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후배의 조합이나 다양한 장르의 부재가 아쉬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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