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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회째를 맞은 2013 엠넷 아시안 뮤직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 이하 MAMA)’가 지난 7일 홍콩 퉁칭 아시아 월드 엑스포 센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도 역시 화려했다. 오랜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빅뱅의 무대부터 2013년 최고의 인기 아이돌그룹으로 떠오른 엑소의 ‘으르렁’, 크레용팝과 일비스의 코믹한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비의 컴백무대까지 이슈의 중심들이 ‘MAMA’를 위해 모였다. 거기에 효린, 곽부성 등과 협연 무대에 대한 호불호는 갈렸지만 스티비 원더라고 하는 팝의 역사를 관통하는 거장도 ‘MAMA’에 출연했다. 올 한해 이보다 더 화려한 음악 무대는 없었다.

‘MAMA’가 끝나고 나면 항상 비슷한 지적이 쏟아져 나온다. ‘아이돌가수에게 상 몰아주기’, ‘정체성이 모호한 시상 내역’, ‘공신력을 내세우기보다는 셀러브리티와 물량을 내세운 Mnet 잔치’가 그 지적 사항들이다. ‘MAMA’는 ‘어워즈’라는 명칭이 따라붙지만 사실 공신력을 가진 시상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후보자 구성 및 시상에 있어서 주최 측인 Mnet의 ‘입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매번 엄청난 물량을 투여해 성대한 쇼를 꾸미면서도 뭔가 ‘찝찝함’을 남길 수밖에 없다.

‘MAMA’의 가치는 현재 해외에서 각광받는 케이팝 스타들을 한데 모아 아시아의 팬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에 있다. 애초에 ‘어워즈’보다는 ‘마켓’에 중심을 두고 출발했다. ‘MAMA’가 2010년 국내가 아닌 해외 마카오에서 열릴 때 당시 박광원 엠넷미디어 대표는 “‘MAMA’는 Mnet 뿐만 아니라 한국이 아시아 음악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발 빠른 대응”이라며 “‘MAMA’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시상식 시장과 유럽이 주도하는 음악 마켓을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즉, Mnet은 MAMA를 통해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해외마켓을 꾸리고자 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케이팝의 영향력은 더 커졌고, 그만큼 ‘MAMA’도 성대해졌다.

5회째를 맞은 ‘MAMA’는 케이팝을 해외에 보여주는 마켓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분명 경험치를 높였다. Mnet 측은 “아시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5개 대륙 94개국가의 24억 명이 MAMA를 시청했다”고 밝혔다. 즉, 세계인들이 지금 가장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엑소, 빅뱅, 투애니원, 비 등 아이돌가수의 무대를 본 것이다.

하지만 시상식으로써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MAMA’의 수상내역이 2013년의 대중음악계를 대표한다고 하기에는 그 층이 너무나 협소하기 때문이다. Mnet 측으로서는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성대한 쇼를 꾸리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이미 팬덤을 가지고 있는 매머드 급 아이돌그룹을 섭외할 수밖에 없는 ‘한계 아닌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시상식’이라는 장치를 가져오게 되면서 초점은 엇나가게 된다. 결과적으로 마켓과 시상식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모호한 행사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래미상의 경우 후보발표만으로도 커다란 화제가 된다. 바로 권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기가 아닌 실력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그래미상을 통해 의외의 스타가 등장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MAMA’의 경우 지금 한국에서 주목받는 스타를 세계적으로 더 띄울 수 있겠지만(마켓의 효과), 음악적인 성취를 판단하거나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을 보여주기(시상식의 효과)는 힘들다.

Mnet 측에 따르면 무려 1,000명의 스태프가 ‘2013 MAMA’를 진행하기 위해 홍콩으로 향한다. 여기에는 방송 제작을 위한 스태프, 홍보 마케팅을 위한 인력, 영업 인력, 국내외 아티스트 관련 인력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투입된다. 이처럼 엄청난 물량이 투여되는 행사가 보다 폭넓은 한국 대중음악을 품을 수는 없을까? ‘MAMA’가 숨기고 싶은 1인치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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