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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없이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하루, 이틀?”

25일 오후 2시 반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살아있는 팝의 전설’ 퀸시 존스가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CJ E&M과의 ‘글로벌 뮤직 파트너십 MOU’를 위해 마련된 이날 자리에서 퀸시 존스는 “음악은 우리에게 마치 물과 같이 중요하다. 음악을 볼 수 없고, 냄새 맡을 수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불법복제가 계속되면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퀸시 존스는 냅스터를 비롯한 온라인 음원시장의 등장 이후 위축된 음악 산업의 현주소와 해결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18세짜리 숀 패닝이 처음 냅스터를 만들었을 때 기존 음반사들은 이를 무시해버렸다. 때문에 불법복제가 일어나면서 400억 달러에 이르던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마이클 잭슨과 함께 만든 ‘Thriller’가 전 세계적으로 1억400만장이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전체 음원시장의 98%가 불법복제로 거래되고 있다. 이것은 도덕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존스는 “현재 음악시장은 레코드판에서 디지털로 옮겨가는 긴 여정을 지나 다시 태어나는 기회를 맞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을 듣는 방식이 불법복제를 방지할 수 있으며 ‘판도라’와 같은 스트리밍 회사와도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이와 관련해 CJ E&M 이미경 부회장과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다. MOU를 통해 협력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퀸시 존스는 CJ E&M과 음반·콘서트 공동투자 및 제작, 장학기금 마련, 기타 사업협력 등의 내용을 담은 MOU를 체결했다.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는 “실력 있는 한국 아티스트들의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퀸시 존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CJ E&M과 퀸시 존스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음악에 대해서는 퀸시 존스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실력 있는 음악 인재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사업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팝의 현주소에 대해 그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스웨덴 그룹인 아바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미국에서는 아니었다. 싸이는 미국에서 큰 성공을 했다. 한국 아티스트들이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퀸시 존스는 25일 오후 8시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자신의 콘서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무대를 그대로 옮긴 이날 공연은 퀸시 존스가 전 세계에서 선발한 실력파 뮤지션으로 구성된 ‘글로벌 검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타이거JK, 윤미래, 비지 김태우, JK김동욱, 유승우 등 한국 뮤지션 등도 출연한다.

글로벌 검보는 ‘퀸시 존스 사단’이라 할 수 있는 제임스 잉그램, 패티 오스틴, 시다 가렛 등 베테랑 뮤지션들을 비롯해 캐나다의 신예 재즈 보컬리스트 니키 야노프스키, 쿠바의 재즈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로드리게즈, 11세의 천재 피아니스트 에밀리 베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퀸시 존스는 “글로벌 검보는 주춤한 음악 산업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훌륭한 아티스트들이다. 이런 엄청난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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