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겟' 감독 박희곤 인터뷰
오는 8월 30일 개봉
영화감독 박희곤.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감독 박희곤.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타겟'의 감독 박희곤은 신혜선이 연기한 수현의 직업을 인테리어 업자로 설정한 이유를 밝히며, 공간에 힘을 주어 작업했다고 언급했다.

박희곤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타겟' 인터뷰에 나섰다.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박희곤은 '퍼펙트 게임'(2011), '명당'(2018) 등을 연출해 몰입감 높은 서사로 관객들을 만난 바있다. 배우 신혜선, 김성균, 이주영, 강태오가 출연한다.

현실적인 이야기라서 더 두렵게 다가오는 영화 '타겟'의 박희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를 쓰던 중에 중고 거래를 자주 하던 여자인 친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줬는데 자신이 소파 같은 것을 팔 때 남자가 와서 보고 가더란다. 그때는 몰랐는데 나한테 이야기하면서 그때야 공포를 자각하더라. 지나간 일인데 3일 정도 잠을 못 잤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박희곤 감독은 직접 중고 거래를 해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준비할 때는 연출부를 시켜서 직접 거래하지는 않았다. 연출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실제로 봐야 하니까 직접 중고 거래를 해봤다. 좋은 분이 나오셨다. 궁금하니까 커피를 대접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정이 있잖아요'라고 하더라. '정'이라는 단어가 우리끼리는 속이지 말자는 느낌이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작이 끝나고 난 이후에는 중고 거래를 마음껏 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사실적이고 주변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인 '수현'은 극 중에서 인테리어 업자로 근무한다. 그는 캐릭터를 설명하며 "신혜선 배우가 맡은 '수현'은 굉장히 현실적인 존재다. 직장에서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런 인물이 범죄에 노출되는 것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타인이나 혹은 본인에 의해서. 바쁜 일상 중에 부주의한 경우가 많지 않나. 이 사람이 손으로 몸으로 뭔가 하는 직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에 부딪히는 인물을 형상화하고 싶었다. 주변에 인테리어 팀장을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문득 떠올라서 시작하게 됐다"라며 직업을 설정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영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으로 구성된 집으로 나뉘어 내외부를 오가며 공포를 더욱 부각한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작업 현장과 집이었다. 그 때문에 집을 막 이사 간 캐릭터로 설정했다. '수현'은 막 이사 와서 자기 집인데 집 같지 않은 상황이다. 마치 수현이 처한 또 다른 현실처럼"이라며 주요한 설정을 언급했다.

이어 "(수현의) 작업장은 미세하게 조금씩 완성이 되고 있다. 갈등과 문제가 거기서 벌어진다. 심지어 엄마의 미끼 문자도 거기서 시작된다. 그냥 삶인 곳이며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명당', '퍼펙트 게임'에 이어 '타겟'까지 실화나 주변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박희곤 감독. 그 이유에 관해 묻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에 관심이 있다. 역사나 일화, 사건이나 우리가 놓치고 넘어가는 것에 아쉬움이 남고 공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래서 자료를 찾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 사이에 상상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차기작으로 생각해둔 소재가 있느냐고 묻자 "다음에는 따듯하고 가족들도 볼 수 있는 작품을 찍고 싶다. 영화를 한 편하면, 그 작품에서 잘 못 빠져나온다. 이번에는 더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이야기 자체가 그렇다 보니 그 장면들이 많이 떠올라서 잘 벗어나지 못했다. 희망 사항은 조금은 따듯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하고 생각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영화 '타겟'은 오는 8월 30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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