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변성현 감독 인터뷰
변성현 감독 "일베 논란 자책감, 내가 전도연 도전 물거품 만드나? 죄송" [인터뷰]
변성현(43) 감독이 자신의 연출작 '길복순' 관련 불거진 일베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변성현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관련 불거진 '일베'(극우성향 커뮤니티사이트 일간베스트 약자)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날 변 감독은 "스태프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불한당' 관련해서 예전에 오해를 받았다. 오해라기보다는 그때는 제가 분명히 말실수한 것도 있었고 그런 게 있었는데 연락 받고 너무 당황했다. 장면을 찾아 보고는 더 당황스러웠다. 그럴 의도 자체가 하나도 없었고 당황스러웠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저 스스로는 억울했다. '어떻게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세계관에는 E, F 등급도 있었다"며 "C, D, E 등급은 국내 작품만 한정됐다. 거기 써있는 지역은 생각도 못했다. 그걸 일일히 컨펌하진 않는다. 미술 감독님과 연출진이 저한테 너무 미안해 하시더라"며 "미술 감독님에게 '왜 하필 골라도 (전라도를 고르셨냐), 충청도 예산으로 하지 그러셨냐' 했다. 미술 감독님 고향이 충청도 예산이다. 너무 미안해 하시길래 그렇게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경황이 없어서 사람들한테 전화가 오는데 안 받았다. 사람들이 제가 화나서 그러는 줄 아시더라. 화난 게 아니라 경황이 없었다. 집에서 퍼질러 있고 싶었고, 그냥 어제부터 잘 통화했고, 미안하다고 해서 신경 쓰지 마시라고 했다. 오히려 저 아니었으면 논란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변 감독은 전도연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는 말에 "제가 아무래도 제 의도와는 너무 상관 없이 폐를 끼친 거 같았다. 선배님이 어마어마한 도전을 해주셨는데, '내가 그 도전을 물거품으로 만드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죄송하다는 연락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변 감독은 "그럴 의도도 없었고 그 쪽 정치 성향과는 거의 정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이라고 평생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자꾸 얽히니까"라며 "저번 영화가 지역 감정 제 비판적인 시선을 담은 건데, 이번 '길복순'은 모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영화 따라 가나?' 하는 생각도 했다"며 "개인적으로 자책감이 들었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재차 사과했다.
변성현 감독 "일베 논란 자책감, 내가 전도연 도전 물거품 만드나? 죄송" [인터뷰]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변성현 감독이 '일베'라는 주장의 게시물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주장의 근거는 극중 차민규(설경구)가 길복순(전도연)에게 임무를 제안하는 신. 킬러들은 A,B,C 등 등급이 적힌 봉투를 통해 임무를 부여받는데, A급인 길복순은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서울-코리아' 등 지역과 국가로 표기된 봉투를 받는다. 이중 하급 킬러는 '순천-전라'라는 지령에 빨간 씰로 봉해진 봉투가 전해진다. 이 신에서 '순천-코리아'가 아닌 '순천-전라'라고 표기된 것이 '일베' 특유의 비하 방식이라는 것이다. 빨간 씰 역시 '빨갱이'라는 말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10만원 권에 들어갈 인물로 언급된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김구, 안중근 등에 대해 '사람을 죽였다'라고 표현하는 것 역시 일베라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길복순과 같은 A급 킬러는 글로벌 업무도 받기 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서울-코리아' 식으로 국적이 표시된 반면 한희성과 같은 C급 킬러는 국내 업무만 하기 때문에 국가 표시 없이 지역으로 표시된다"면서 "킬러 등급 별 업무 사이즈 차이를 보여주기 위한 설정으로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변성현 감독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개봉 당시 과거 SNS에 "데이트 전에 홍어 먹어라, 향에 취할 것이다" "이게 다 문씨 때문이다" 등의 발언을 게재해 '일베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후 변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하며 "지역차별주의나 여성차별주의자는 결고 아니다, 내 고향은 전라도이며 특정 지역과 여성 비하를 일삼는 사람들을 가장 혐오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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