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히트작 <세 얼간이>, 170분짜리가 141분이 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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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가 18일 국내 개봉한다. 2009년 말 인도에서 개봉해 자국 내에서만 811억 원의 흥행 수입을 거두며 역대 인도영화 흥행 1위에 오른 히트작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선정 ‘발리우드 영화 베스트 5’에 오를 정도로 해외에서도 평가가 좋았다. 미국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 관객 평점 8점(이하 4일 현재 10점 만점), 포털사이트 네이버 관객 평점 9.45점, 다음 관객 평점 9.5점 등 관객들의 지지는 가히 압도적이라 할 만하다.

국내에서는 ‘어둠의 경로’를 통해 이미 수만 관객이 본 것으로 추산된다. 취업 전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대학생들에게 ‘원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펼쳐라’는 메시지와 함께 남자들 사이의 우정, 천재 공학도의 활약상, 장벽을 넘은 사랑 등 인도 영화 특유의 다양한 소재가 ‘맛살라’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뮤지컬 장면은 인도 음악의 독특한 리듬과 선율, 춤으로 이국적인 축제의 현장을 만들어낸다.

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설정에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느라 러닝타임이 2시간 50분에 달한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24프레임의 경우 170분이고 25프레임은 164분이다. 현재 ‘어둠의 경로’를 통해 파일로 유통되는 버전은 대부분 164분짜리다. 그러나 국내 개봉 버전은 이보다 20여 분이 짧은 141분이다. 전 세계 어디에도 141분짜리 버전은 없다. 국내 수입사가 편집한 버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3일 수입사의 한 관계자는 와 만난 자리에서 “3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는 극장 측이 상영을 기피하기 때문에 2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배급하기 위해서는 편집본 상영을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닝타임이 짧게 편집된 버전을 인도 제작사에 요청했으나 실제로 받아본 120분짜리 인터내셔널 버전은 내용 전달이 안 될 정도여서 국내에서 편집한 버전을 다시 보내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인도는 감독이 아닌 제작자가 편집권이 있다”며 “한국 수입사에서 보낸 편집본을 인도 제작자가 보고 무척 만족해 했다”고 부연했다.

141분짜리 국내 개봉 버전에서는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4분짜리 뮤지컬 장면 하나가 통째로 편집됐다. 극중 우간다 출신 차투르가 엉뚱한 대본을 외워 연설하는 장면은 짧게 편집됐고, 이밖에 몇몇 설명적인 시퀀스들이 축약됐다. 수입사 측은 “줄거리를 해치지 않는 것이 편집의 첫 번째 원칙이었다”며 “편집되지 않은 원본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을 위해 170분짜리 버전도 개봉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수입사와 배급사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오리지널 버전의 등급 심의를 요청한 상태로 개봉 시기와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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