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식객>에서 김치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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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그릇이나 양은 냄비에 끓인 라면 생각이 간절해진다. 21일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제작 이룸영화사, 감독 백동훈)은 제목 그대로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맛깔스럽게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벌이는 김치 경연대회에서 주인공 성찬(진구)과 그의 최대 강적 장은(김정은)이 내놓는 다양한 김치들은 극중 심사위원들의 “오묘한 맛이군요” 따위의 대사가 민망할 정도로 시각적인 이미지만으로도 미각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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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허영만 화백의 원작 이 걸작인 건 결국 음식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었다. 역시 결국 김치는 성찬과 장은, 그리고 그 둘이 자랐던 춘양각의 안주인인 수향(이보희) 사이에 얽힌 오해와 갈등을 푸는 열쇠로 등장한다. 미각은 충분히 자극해주는 이 영화가 과연 관객의 눈물샘까지 알싸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결과는 1월 28일 개봉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시사회 직후 진행된 백동훈 감독, 배우 진구, 김정은, 이보희와의 간담회 내용이다.
이미 만화 원작을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로 이 나온 상황에서 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게 부담이 될 거 같다.
백동훈 감독 : 앞선 영화와 드라마가 좋은 평도 받고 흥행도 해서 부담이 많았다. 어떻게 성찬을 보여줘야 할지도 고민이었고. 그래서 새로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만화나 앞선 두 작품에서 보여주지 않은 이야기, 내가 궁금한 이야기를. 그래서 나온 게 성찬의 과거였다. 한편 대결 구도에 있어서는 과거의 봉주보다 더 강력한 적을 붙이자는 게 첫 번째 계획이었다. 그래서 여자 캐릭터를 생각했고, 그렇게 등장한 게 여태 성찬이 한 번도 이긴 적 없었던 천재 요리사 장은(김정은)이다.
진구 : 나도 솔직히 부담이 된다. 이전 작품들이 너무나 잘됐었고, 그런 큰 브랜드에 성찬 역할로 나오는 건 내게 꿈같은 일이었다. 다만 감독님 시나리오를 보니 예전 작품에 없던 이야기였고, 내가 생각하던 성찬이보다 더 진지하고 어두운 성격이라 누구보다 진구라는 배우가 잘 소화할 거라 믿고 촬영에 임했다. 역대 가장 미완의 성찬이니 일종의 프리퀼로 생각하고 진구가 이 과정을 통해 김강우나 김래원 같은 완벽한 성찬으로 성장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영화 찍으면서 부모님에게 잘하는 자식이 된 듯”
김정은 “<식객>에서 김치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에서 김치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 김정은 역시 쉽지 않은 연기였을 거 같다. 영화 에서는 핸드볼 선수를, MBC 에서는 외과의사를 하는 등 계속 육체적으로 힘든 역을 많이 하고 있다.
김정은 : 십 몇 년 동안 연기를 하며 만들어진 이미지, 나를 이 자리까지 끌고 와줬지만 어느새 콱 박혀버린 특유의 이미지를 넘고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을 튀기고 메스를 잡으며 위안을 받은 것 같다. 물리적으로는 핸드볼 할 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이번 역할은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장은이는 외롭고 힘든 캐릭터니까.

새로운 의 주제로 김치 전쟁을 담았는데 이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나.
백동훈 감독 : 김치 전쟁이지만 전쟁이 아닌 김치에 대한 정서를 담으려고 했다. 김치라고 하면 생각나는 여러 느낌으로 인물을 구성하려 했다. 우리 기억 속의 김치는 온 가족이 모여 담그는 그런 정서인데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런 걸 보여주고 그 정서가 얼마나 괜찮은 건지 영화에 담아내고 싶었다.
김정은 : 정말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했는데 가장 홍보하기 어려운 영화인 거 같다. 보면 어떤 영화인지 알겠지만 직접 보지 않으면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사실 음식, 김치를 가장 많이 홍보에 내세웠고 영화 안에서도 처음부터 김치가 강한 임팩트로 등장하지만 그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더 크고 중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다. 김치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성장과 치유의 이야기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영화에서 김치보다 중요한 축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안에서 그런 성장과 치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존재는 결국 어머니다. 어떤 어머니 상을 보여주고 싶었나.
이보희 : 어떤 어머니를 보여주고 싶었다기보다는 성찬과 장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영화 속 인물과 내 어머니를 비교하면서.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어머니와 같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연세가 있으셔서 혹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어머니의 맛을 잃을까봐 걱정이 되더라. 그래서 내가 직접 어머니의 맛을 찾고 싶었던 건데 영화를 보면서 그 생각이 났다.

배우들도 어머니에 대해 느낀 게 있을 거 같다.
김정은 : 꼭 요리 못하는 애들이 파스타니 뭐니 하며 특별식 만들어 먹지 않나. 그런데 이번 영화 찍으면서 정말 만들기 어려운 고난도 요리는 어머니가 해주는 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진짜 맛있게 끓이는 게 어떤 요리보다 어렵다. 그걸 깨달았고 그런 생활 요리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나는 장은과 달리 효녀다. (웃음) 단 1년도 떨어져본 적이 없다. 다만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내가 혹시 어머니에게 상처를 준 말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봤는데 그런 경우가 있었던 거 같다. 앞으로 잘하고 싶다.
진구 : 나도 영화 찍으면서 아버지, 어머니에게 잘하는 자식이 된 거 같다. 영화를 보는 분들도 부모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면 좋겠다.

“성찬이 만든 대게 김치가 제일 맛있었다”
김정은 “<식객>에서 김치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에서 김치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 그래도 시각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각양각색의 김치들이다. 가장 맛있고 보편화될 거 같은 김치가 있다면 추천해 달라.
백동훈 감독 :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난감한 게, 영화 찍느라 정신이 없어서, 정신을 차려보면 음식이 다 없어져있었다. 그나마 맛을 본 유일한 김치는 이보희 선생님이 김장 담그는 신을 찍을 때 만든 김치다. 그 김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장은이 만든 두 가지 퓨전 김치는 기존에 없던 김치라 음식 감독님이 정말 고생해서 만든 거다.
김정은 : 영화 보면 알겠지만 내가 만드는 김치들은 데커레이션이 너무 예뻐서 감히 맛을 보지 못했다. 그냥 맛에 대한 상상을 많이 했다.
이보희 : 나는 감독님이 말한 김장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계속 뜯어 먹다가 배탈이 날 정도였다. 예전에는 영화를 보면서 음식이 보는 것만큼 맛있을까 싶었는데 이번 영화에선 전라도식 김치를 제대로 만든 것 같다.
진구 : 영화 속에서 2차 대회 때 공개했던 대게 김치가 가장 좋았다. 영화 속에서는 비록 그 김치로 승리하지 못하지만 실제 맛으로는 승리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의 입맛에 가장 가까운 창작품일 거 같다. 사실 실제로도 다들 맛있어 해서 그 얘길 앞에서 할 줄 알았는데 (웃음) 안하니까 내가 하겠다. 너무 맛있어서 스태프들이 다들 많이 먹었다. 그리고 처음에 나왔던 건들김치는 내가 가져가려고 학원에 묵혀놨는데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이 가져갔다. (웃음)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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