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과 1년만에 만난 기자
김기덕 감독과 1년만에 만난 기자
김기덕 감독과 1년만에 만난 기자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BIFF)의 첫 주말 밤인 5일, 아마도 이 날이 전 축제기간 중 가장 활력으로 가득한 밤이었을 것이다. 국내 3대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쇼박스의 밤 행사가 각각 2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해운대에서 열렸다. 영화 관계자들은 롯데의 밤이 열린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찍고, CJ의 밤이 열린 그랜드 호텔에 머물렀다, 쇼박스의 밤이 열리는 인근 포차에서 또 만나 격한 반가움의 포옹으로 서로를 얼싸 안았다. 이날 이후 대부분의 영화 관계자들이 서울로 향하니, 6일 밤부터는 이 떠들썩한 거리도 다소 한산해질 것이다.

축제의 가장 뜨거운 밤의 현장을 기록으로 남겨보았다. (오늘은 사진이 있습니다만, 저퀄입니다 ㅜ_ㅜ)

# 거장 김기덕과 1년만에 만남, 감독님 패션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스마트폰 유저

김기덕 감독을 1년 만에 만났다. 지난 4일 밤에도 김 감독을 목격했지만 말 그대로 ‘목격’에 그쳤을 뿐. 함께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5일 밤에는 포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김기덕 감독과 인사를 나눴다. 지난 해 겨울 열린 어느 시상식 무대 뒤에서 잠깐 스쳐가며 인사한 것을 제외한다면, 꼬박 1년 만이다. 부산의 매력은 바로 그것이다. 평소에는 보기 힘든 영화인들을 몇 발자국만 가면 거의 모두 만날 수 있다는 것!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휴대폰 배터리가 수명을 다했다. 아쉬워하며 발을 동동 굴리는데,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시며 ‘내 걸로 찍어 보내줄게’ 하시는 거장 김 감독님! 헉! 스마트폰이다! “아니, 감독님도 스마트폰을 쓰시는군요!” (설마… 나만 신기한 건 아니겠죠?) 사진을 찍는 와중에도 김기덕 감독의 센스는 넘쳤다. “배 기자님, 1년 만에 살이 많이 빠졌네. 클로즈업에 전신 다 나오게도 한 번 더 찍자고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서는데 김기덕 감독 “어제 기사 잘 봤어요!” 하신다. 김 감독님, 이것도 지금 읽고 계신 거죠?

크레용팝과 택연(위부터)
크레용팝과 택연(위부터)
크레용팝과 택연(위부터)

# 택연의 예정에 없던 ‘내 귀에 캔디’ 그리고 ‘대세’ 크레용팝의 ‘점핑’으로 후끈

대형 배급사의 밤 중 단연 CJ엔터테인먼트의 밤이 가장 화려했다. 클럽에서 열렸다는 점, 그리고 인기 가수들을 대거 초청했다는 점 탓이다. 이날 CJ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예정에 없었던 2PM 택연의 등장과 높은 기대를 품게 했던 크레용팝의 엔딩 무대였다.

초대 가수였던 백지영이 등장해 잔잔한 발라드로 귀를 간질일 때 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 못 했던 그의 등장. 2층에서 택연이 선배 백지영의 무대를 바라보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던 차, 갑자기 백지영이 ‘내 귀에 캔디’를 부르기 시작했다. 모자를 쓰고 수수한 차림으로(그래도 빛은 났지만!) 편안하게 무대를 즐기던 택연은 갑자기 무대 위로 돌진해 2009년을 들썩이게 만든 ‘내 귀에 캔디’ 안무와 랩을 선보였다. 진정한 축제는 그렇게 막을 올렸고, 이후 엔딩 무대에는 올해를 달구었던 크레용팝이 등장해 ‘빠빠빠’를 외치며 영화인들을 ‘점핑’하게 만들었다. ‘내 귀에 캔디’를 열창하고 잠시 숨을 돌리던 택연도, 또 여러 배우들도 크레용팝의 무대에는 초집중하며 바라보던 그 광경은 진풍경.

이날 무대 이후 해운대 한 일식주점에서 다시 만난 택연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정말 예정에 없던 깜짝 무대였어요. 선배님이 ‘내 귀에 캔디’를 부르실 거라고 누군가 귀띔을 해주시긴 했지만요.”

부산=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부산=사진. 최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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