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X한소희 주연 '일고있지만'
'19금'이라지만…개연성 없는 선정적 상황들의 연속
'자극' 아닌 '의미' 담을 때
'알고있지만' 포스터/ 사진=JTBC 제공
'알고있지만' 포스터/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박재언의 등장에 한껏 치솟는 섹슈얼 텐션"

이 내레이션을 듣고 정말 '섹슈얼 텐션'을 느낀 사람이 있을까. 술집에 들어오는 송강(박재언 역)과 그의 지각에 벌주를 권하는 친구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한소희(유나비 역). 그 어디에도 성적인 긴장감은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억지스러운 대사로 보는 사람들을 도리어 '민망'하게 만드는 JTBC 토요스페셜 '알고있지만'이다.

동명 웹툰 원작의 '알고있지만'은 캐스팅 단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싱크로율의 송강, 한소희가 주연으로 확정됐기 때문. 여기에 청춘 로맨스물임에도 일부 회차를 19세 등급으로 편성했다는 점에서 20대들의 파격적이고 현실적인 로맨스를 기대케 했다.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그러나 베일을 벗은 '알고있지만'은 하이퍼리얼 로맨스를 앞세운 어설픈 선정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알고있지만'은 오프닝부터 가스라이팅을 일삼던 남자가 여자친구의 알몸 자세를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고, 그걸 보고 수치심에 눈물 흘리는 여자의 모습을 담았다. 여기에 처음 본 여자를 은근한 스킨십으로 유혹하면서도 또 다른 여자와 키스 하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앞세웠다.

하룻밤 잠자리 상대를 찾기 위해 소개팅 앱을 돌려 보거나 술자리에서 "쓰레기통에서 콘돔이 발견됐는데, 누구 거냐"는 대화 역시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온다. 생리혈이 바지에 묻어 곤란해하는 여자에게 남자는 '텐트'를 언급한다. '생리'와 '텐트'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대상이던가.

여기에 남자 선배는 여자 후배에게 "여자들이 남자보다 매운 것 더 잘 먹지 않냐. 어디서 봤는데 여자들은 출산해야 해서 태생적으로 고통에 강하다더라. 그리고 뭐냐, 처음할 때"라며 성관계까지 언급,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다.

물론 남녀가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목숨까지 거는 절절한 사랑은 판타지 드라마일 수 있다. 앞선 상황들이 우리가 알면서도 모르고 싶은 적나라한 현실일 수도. 그러나 이러한 성적인 언어, 상황들은 작품의 깊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자극을 위한 자극의 나열들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게 정말 20대들의 '하이퍼리얼' 로맨스일까.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알고있지만'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선은 '섹슈얼 텐션'이다.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의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관계가 중요 포인트. 그러나 이 역시 배우들의 설익은 연기가 몰입도를 방해한다.

특히 박재언은 모든 여자가 빠져들 정도로 '마성의 매력'을 가진 인물임에도 송강의 어색한 표정과 부정확한 발음이 그 매력을 반감시킨다. 여기에 캐릭터의 감정을 설명하기 급급한 한소희의 내레이션은 오히려 캐릭터의 디테일한 감정을 가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원작을 드라마로 각색할 때 제작진은 어떠한 고민을 한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할 정도다. 웹툰 속 글들을 그대로 내레이션으로 가져온 결과가 바로 '박재언의 등장에 한껏 치솟는 섹슈얼 텐션'이니 말이다.

이러다 보니 '알고있지만' 측이 2회에서 19세 시청등급을 걸고 야심 차게 선보인 송강, 한소희의 베드신 역시 대대적으로 홍보한 '19금 스킨십'을 위해 넣어진 장면으로 밖엔 비치지 않는다. 심지어 베드신은 실제가 아닌 한소희의 '꿈'이었다는 것에 그저 웃을 수밖에.

'19금'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것을 가르는 기준을 넘어 표현 수위에 대한 수용자들의 만족감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서도 기능한다. 지금껏 다루지 않은 신선한 소재와 직접적인 표현으로 담아낼 수 있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 개연성 떨어지는 자극적인 표현들을 '19금'으로 가린다면 대중들은 드라마가 아닌 외설물의 하나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길 바란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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