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다크홀', 지난 5일 종영
오유진, 무지고교 학생 한동림 役
학폭 피해자부터 괴물 숙주까지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충격 반전
"최종 목표는 칸 영화제"
OCN 드라마 '다크홀'에서 무지고교 학생 한동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오유진.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
OCN 드라마 '다크홀'에서 무지고교 학생 한동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오유진.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


"배우로서 최종 목표요? 꿈은 크게 가지라고 20살 때부터 갖게 된 목표가 있어요. 바로 칸 영화제에 서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거죠. 가까운 목표로는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밝은 역할로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배우 오유진이 OCN 드라마 '다크홀'을 통해 한 단계 성장을 일궈냈다. 극 중 무지고교 학생 한동림 역으로 열연한 그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학폭(학교 폭력) 피해자의 아픔을 여실히 드러내는가 하면,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더불어 극 후반부에는 괴물의 숙주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하기도 했다.

오유진이 연기한 한동림은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후에도 홀로 할머니를 부양하며 사력을 다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마을에서도, 학교에서도 모두 힘없는 자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뿐이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버텨나간다.

'다크홀'은 오유진이 배우로 활동하면서 비중이 가장 컸던 작품이다. 그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감독님을 포함한 선배님들, 스태프들이 너무 잘 챙겨줘서 촬영이 없을 때도 현장에 가고 싶을 정도였다. 한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렇게 긴 호흡을 가지고 갔던 작품은 처음이라 부족한 면이 많이 보이더라. 연기적으로 아쉬움도 있었고, 길게 촬영한 만큼 정도 많이 들었다"며 "촬영을 모두 마쳤을 때는 시원한 것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그래서 마지막 촬영 때도 좀 울었다"고 전했다.

오유진은 전작이었던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 이어 '다크홀'에서도 학폭 피해자의 아픔을 표현했다. 그는 "연달아 작품에 들어간 것에 기분이 좋다. 주혜민과 한동림은 같은 듯하지만 다른 인물이다. 주혜민은 괴롭힘을 당할 때 가해자를 많이 무서워하는 반면, 한동림은 괴롭힘을 당하는 와중에도 지지 않으려고 했다"며 "완전히 비슷한 캐릭터는 아니라서 연이은 학폭 피해자 역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분위기적으로 비슷한 면이 있어서 다음 작품에서는 밝은 역할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동림은 굉장히 사연이 많은 인물이다.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무시받기 일쑤였다. 사회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은 슬픈 친구"라며 "아무래도 무거운 역할이다 보니까 학폭 관련해서 맞는 장면을 찍을 때는 정말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생각보다 어두운 상황을 거치는 지점의 감정 변화가 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사진='다크홀' 현장 포토
/사진='다크홀' 현장 포토
'다크홀' 출연 이후 반응은 어땠을까. 오유진은 "지인들이 꼬박꼬박 챙겨봐 줬다. 아무래도 비중이 크다 보니까 보는 맛이 난다고 하더라. 한 번은 친구의 친구가 '다크홀'을 보고 '이거 네 친구 아니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그 소식을 듣고 너무 뿌듯했다"고 알렸다.

"평소에 댓글을 되게 많이 보는 편이에요. '다크홀'을 본방 사수할 때도 실시간 채팅을 확인하면서 봤죠. 안 좋은 말이 있긴 했지만 그렇게 크게 상처를 받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워낙에 선플도 많이 있어서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오유진은 극 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관해 "실제 성격과 정반대다. 한동림은 정말 말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주변에서 '에너지원 같다'는 말을 할 정도로 밝은 쪽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극 중반부에는 한동림이 연쇄살인마 이수연(이하은 분)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때아닌 오해를 사기도 했다. 이에 오유진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는데 재밌더라. 의심을 받아서 억울하기보다는 이게 이렇게 흘러갈 수도 있구나 싶었다. 지금도 소원 팔찌를 계속 착용하고 있다. 한 번도 뺀 적이 없다. 앞으로 끊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오유진은 "되게 좋았다. 김옥빈 선배와 처음 촬영할 때는 아무래도 대선배님이다 보니까 부담감이 있었다. 유독 둘이서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내가 호흡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며 "그때 김옥빈 선배가 장난도 쳐주고 일상적인 대화도 많이 나눠서 되게 편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 중 체육관에서 한동림이 처음으로 이화선에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길게 호흡을 가지고 대사를 쳤었다. 그전까지는 짧은 대사만 쳤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며 "내가 김옥빈 선배의 호흡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이 감정으로 가는 게 맞는지 물어봤는데 잘하고 있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옥빈 선배가 내 대사를 듣고 눈물이 날 뻔했다고 하더라. 그 말이 계기가 됐다. 이후로는 많이 내려놓고 편하게 대사를 친 것 같다"며 "박근록 선배랑도 많이 친해져서 되게 재밌게 촬영했다. 김도훈 오빠도 또래다 보니까 처음부터 친해지는 게 빨랐다. 장난도 서로 엄청 많이 쳐서 현장에서 즐겁게 찍었다. 나한테 장난치는 게 제일 재밌다고 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유진은 극 중 연쇄살인마 이수연(이하은 분)의 정체를 미리 알고 촬영에 돌입했다고 알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
오유진은 극 중 연쇄살인마 이수연(이하은 분)의 정체를 미리 알고 촬영에 돌입했다고 알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
어린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하게 된 오유진. 배우가 된 계기는 무엇일까. 오유진은 "다섯 살에 취미로 시작해서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아이스 댄싱이라는 종목을 배웠다"며 "나에게 1분 차이의 쌍둥이 오빠가 있다. 그 오빠가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쭉 활동하던 중 아이스 댄싱에 필요한 표정 연기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재밌는 장면을 따라 하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혼자 방에서 따라하기도 하고, 화장실 거울을 보면서 따라하기도 했다. 그때는 막연하게 배우라는 직업을 생각하지 못한 채 좋아서 한 거였다. 그게 취미처럼 이어가던 중 아이스 댄싱을 배우기 시작하고 난 후 오빠가 학원에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까 불현듯 생각이 났다"고 밝혔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어떨까 싶더라. 그래서 부모님께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거절당했다. 아이스 댄싱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해보자는 거였다. 그러고 얼마 안 있어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발을 다치는 바람에 재활을 병행하면서 피겨스케이팅을 계속하려고 했는데 후유증이 나타나면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중 부모님께서 진로에 대해 물어보더라. 당시 그 상황이 너무 억울했다. 이미 배우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라며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물어봐서 눈물이 났다. 그때 다시 진지하게 말하니까 적성에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 한 달만 다녀보자고 하더라. 이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 학원에 다니고 됐고,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된 계기가 됐다"고 알렸다.

'다크홀'을 통해 액션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는 오유진은 "힘들지만 재밌게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극 중 실제로 뛰는 장면이 많았다. 다행히 예전부터 운동을 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힘들진 않았다"며 "변종인간들과 맞닥뜨리는 장면을 찍을 때는 재밌었다. 와이어도 처음 해봤는데 계속 타고 싶었다. '여신강림'에서도 싸우는 장면이 있어서 액션 스쿨을 통해 배우고 찍은 적이 있다. 그때도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액션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게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오유진은 기회가 된다면 로맨스물이나 제대로 된 학원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여신강림'도 학원물이긴 했지만, 분장을 하고 나왔기 때문에 예쁘게 찍어보고 싶다. 당시 분장 때문에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많이 왔었다"고 이야기했다.

"작품을 하지 않을 때도 시청자들의 마음 한편에 작게나마 자리잡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면 한 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죠. 한마디로 '믿보배'가 되고 싶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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