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방송화면
’1박2일’ 방송화면
’1박2일’ 방송화면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2013년 12월 1일 오후 6시

다섯줄요약
’1박2일’의 시즌2 멤버, 차태현과 김종민은 유호진 PD와 따로 만나 새로운 멤버들을 맞이할 계략(?)을 짠다. 첫 날 아침, 두 사람은 새 멤버, 김주혁, 김준호, 데프콘 그리고 정준영이 자고 있는 집을 습격해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까나리액젓을 탄 아메리카노로 ’1박2일’의 맛을 선사했다. 어리둥절한 채 함께하게 된 새 멤버들의 첫 여행지는 강원도 인제. 여섯 멤버는 둘 씩 짝을 지어 인제로 향했고, 그 와중에 점심식사를 건 서로의 신상명세 퀴즈대결도 펼쳐졌다.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의 휴 그랜트로 불린 배우 김주혁을 영구로, 그리고 0표남으로 만든 인기투표였다.

리뷰
시즌3로 새 시작을 알릴 ’1박2일’을 한 줄 정리 하자면 사람만 바뀌었지 변한 것은 크게 없었다. 그러나 그래서 참 다행이었다.

새로운 멤버들은 ’1박2일’의 상징인 까나리를 탄 물과 커피로 서로를 깨웠고, 여행길 곳곳 퀴즈와 만나 점심 식사와 자리선정을 결정했다. 단계별로 밟아가는 과정은 이전 ’1박2일’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애써 달라지려는 어색한 시도 보다는 이 편이 훨씬 자연스러웠다. 억지로 뭔가를 하려 하지 않고 다만 새로운 멤버들의 매력을 편안하게 소개해준 것은 지극히 ’1박2일’ 스러운 시도였다.

이날 방송의 가장 큰 수혜자이자 피해자(?)는 배우 김주혁. 충무로가 사랑하는 그는 예능에서는 천둥벌거숭이. 새벽 5시부터 물벼락을 맞고 생전 처음 까나리를 맛본 그는 조금씩 쑥스럽게 예능감을 드러내다가도 슬쩍 숨어버리는 부끄럼쟁이였지만, 굶주림 앞에서는 그런 그도 배고픈 한 인간이었다. 굶주림 속에 김주혁은 영구 흉내까지 내며 그간 숨겨왔던 자신을 드러냈다. 그러나 자존심과 명예를 던진 것은 영구가 끝이 아니었다. 김주혁은 세 번 연속 이어진 시민과의 인기투표에서 연이어 굴욕을 겪었고, 심지어는 0표를 받기도 했다. “학생들이 나 몰라”라며 투표 전부터 안절부절하던 김주혁은 끝내 예능 진출 12시간만에 “하차하던지, 올인하던지!”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김주혁, 과연 그는 무시무시한 야생의 예능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의 부활과 함께 ’1박2일’도 그 모습 그대로 다시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1박2일’을 향한 시청자의 반응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대로 였음에도 궁금해진 것이 많아졌다는 점만으로도 이날 ’1박2일’은 꽤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수다포인트
- ‘한국의 휴그랜트’ 김주혁을 ‘한국의 범블비’로 만들어버린 17세 연하 정준영, 그나저나 정준영은 휴 그랜트도 ‘노팅힐’이 아닌 ‘러브 액츄얼리’로 기억하더군요. 김주혁이 말한 로맨틱 코미디는 ‘러브 액츄얼리’를 말한 건 아니었을텐데…ㅜㅜ
- ‘떠들썩한 섭외의 최종 결과’ 자막이나, ‘비주얼은 더 떨어졌다’는 멤버들의 셀프디스. 자존심과 명예를 다 던져버리겠다는 ’1박2일’의 새로운 기조를 증명하는 또 다른, 웃픈 예였습니다.
-’방자전’ 주혁 형님의 슬픈 아우성, “학생들이 나 몰라!” 정말 현실이 될 지는 몰랐는데… 전설의 예능부장이었다는 그, ’1박2일’로 성공해서 우리 꼭 ‘인X돌’ 말고 화장품이나 핸드폰 CF에서 만나요!!!!!!!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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