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 사진제공=UAA
송혜교 / 사진제공=UAA
송혜교가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를 중요시 여긴다는 자신의 가치관을 밝혔다.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검은 수녀들'의 주인공 송혜교를 만났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송혜교는 굽히지 않는 기질과 강한 의지를 지닌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았다.

10대 중반에 데뷔해 현재까지도 톱스타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송혜교. 오래 일한 만큼 주변 스태프들과 함께한 시간도 길다.

송혜교는 "어렸을 땐 두루두루 많은 사람들을 아는 걸 좋아했다. 나이 먹으니 함께 갈 몇몇이 제 옆에 남게되더라. 함께 일한 분들과도 20년이 훨씬 넘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 알게 된 사람에게 대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래 만난 사람에게 더 예의를 지키고 잘해야겠다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 가까우니 편하게 말하다 보면 작은 말이 상처가 될 때가 있다. 제가 상처를 받을 때도 상처를 줄 때도 있는 것이다. 가까우면 이해할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요즘은 작은 말이 크게 와닿을 때 얘기하고 사과한다. 소중한 가까운 사람들이니 더 예의를 지키고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올해 44살이 되는 송혜교는 "나이 먹는 것에 두려움은 전혀 없다. 저만 늙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같이 늙는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제게도 20대, 30대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40대다. 두려움은 없지만 얼굴을 보이는 일을 하니 최대한 열심히 관리해서 더디게 하려고 한다. 현재 내 모습과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삶에 관한 신념이 있냐는 물음에 "저는 신념이 없다. 꿈도 없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도 별로 궁금하지 않다.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고 인간으로 지혜롭게 산다면 좋은 미래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어릴 때는 욕심도 많고 남의 것이 커보이기도, 남의 자리가 더 좋아보이기도 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이렇게 됐다"고 전했다.

송혜교는 남들보다 자기 자신을 살피는 삶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항상 남의 시선, 주변 친구들, 가족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보다 더 첫 번째였다. 그들이 행복하면 내가 손해보더라도 좋았다. 어느 순간 '뭐지' 싶더라. 내가 나를 첫 번째로 두고 살아본 적이 없던 거다. 그래서 기준을 '나'에 둬보기로 했다. 엄마도 두 번째로 두고. 어떤 일을 할 때든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첫 번째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하니 내가 좀 더 커진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주변 사람들에게는 2배로 사랑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내가 나를 못 보살핀 느낌이다. 이제는 내 의견을 확실히 얘기한다. 주변 사람들과 의견이 안 맞을 때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경우가 생겼을 때 지혜롭게 풀어가는 방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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