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은./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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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억지로 목소리를 긁기도 했어요. '춘향전', '자명고'를 거쳐 '바보와 공주' 쯤 되니까 주변에서 힘 안줘도 남자 목소리가 난다고 해줘서 뿌듯했죠. 제가 촬영장에서 많이 밝은 편인데, 이번에는 준비할 게 많아 유독 밝지 못했던 현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배우 신예은이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에서 다양한 남자 역할을 소화한 소감에 대해 말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 신예은은 극중 신예은은 매란 국극단의 엘리트이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자타 공인 성골 중의 성골 허영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신예은./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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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출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신예은은 "첫 번째로 허영서라는 인물 자체에 공감이 많이 갔다. 영서를 보면서 '나도 정년이처럼 자신 있게 즐기면서 연기하는 순간이 있었을까? 나는 영서에 가까울까 정년이에 가까울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라. 또 배우로서의 목표는 나라는 사람이 한계가 없다는 걸 드라마 안에서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매번 바뀌었다. 언제는 너무 닮았다고 그러면 행복했다. 인물이랑 닮았다고 하면 감사한 일이니까. 그런데 때로는 영서가 즐기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걸 모습을 보면, 그걸 내가 닮은 것 같아서 닮지 않았으면 싶더라. 그래서 50% 닮았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웃었다. 정년이와 허영서 중에는 "영서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예은./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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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의 방자 연기로 호평받은 신예은. 그는 "방자를 정말 오래 연습했다. 종일 줄을 들고 다니면서 길에서도,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공간만 마련되면 연습했다. 촬영할 때 그렇게 떨린 적은 처음이었다"며 "방송을 보는데 못 보겠더라. 같이 보던 배우들이 잘했다고 박수쳐주고 해서 '위로 안해줘도 된다'고 그랬는데. 좋게 봐주셔서 '정말요?' 이런 마음이었다"고 부끄러워했다.

신예은은 탐나는 역할로 정은채가 연기한 문옥경을 꼽았다. 그는 "너무 잘생겼고, 내가 도전을 못할 것 같다. 그렇게 숏컷을 잘라서 멋있음이 나올지 모르겠다. 은채 언니만의 매력이 담긴 옥경이가 아니었을까"라고 극찬했다.

시청자 반응 중 가장 기분 좋았던 칭찬을 묻자 신예은은 "많다"고 수줍게 웃으며 "'얘가 '런닝맨'에 걔였어? '더글로리'에 연진이였어?' 이런 말이 나에게 다양한 얼굴이 있다는, 신선하다는 말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신예은./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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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은은 김태리에 대해 칭찬도 쏟아냈다. 그는 "태리 언니는 너무나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한다. 노력의 끝이 없다. 언니가 연기를 잘할 수밖에 없고 잘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를 바로 알겠더라. 원래도 좋아했지만 더 좋아하게 됐다"며 "직진하고 보는 자신감, 용기, 그게 정년이와 닮아서 부러웠다. 하고 보자는 마인드를 닮고 싶었다. 태리 언니가 정년이 같고 정년이가 태리 언니 같고 그랬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영서를 연기하면서 나를 사랑하고 내 삶에 만족하면 다른 건 다 따라오니까 지치지 말고 열심히 하자, 부족한 것보다 잘하는 걸 보자는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스스로에 대한 칭찬이요? 저는 얼굴에 가진 것도 많고 표현할 수 있는 배역도 많고, 선역과 악역 모두 다 할 수 있고, 한계가 없는 배우입니다.(웃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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