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20집 '20' 발매 기자 간담회
조용필 '20', 22일 오후 6시 발매

타이틀곡 '그래도 돼', 세상 향한 응원가
가수 조용필/사진 = wizard333@
가수 조용필/사진 = wizard333@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다음 어떤 곡들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앨범으로서는 마지막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저는 계속 하고 싶습니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 때 그만 두겠습니다. 그 때까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ND(끝)이 아닌 AND(그리고)였다. 올해 74세를 맞은 가왕 조용필은 음악적 정점을 찍은 레전드 가수가 아닌 여전히 음악으로 소통하는 현역 가수이기를 자처했다. 내년 1월 라스트 콘서트로 은퇴를 예고한 가수 나훈아와는 다른 행보다.
가수 조용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조용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조용필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진행된 정규 20집 '20' 발매 기자 간담회에서 오랜 만에 대중 앞에 섰다. 양 팔을 번쩍 들고 취재진을 맞이한 조용필은 자신의 신곡이 어떨지 궁금해 하며 소년처럼 눈을 빛냈다.

무려 20집. 장장 56년의 가수 인생을 걸어온 조용필은 "앨범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면서도 결코 마침표를 찍지는 않았다.

조용필은 여전히 음악이 재미있고 새로운 창법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18번의 믹싱 수정을 했다면서도 "흠 잡으려면 무진장 많다"며 닿을 수 없는 완벽에 천착했다.

세월의 깊이는 메시지가 되어 음악에 오롯이 녹아들었다. 자신이 만든 노래가 대중의 소유가 된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에는 사랑 감정보다는 삶과 꿈을 멜로디에 담았다. 조용필의 이같은 마음은 이번 신보 '20'에 잘 나타났다.

조용필은 인생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지만 단 하나, 조금이라도 더 노래하기를 바랐다. 그는 "조금 더 노래할 수 있었으면, 연습을 통해서 스트롱한 목소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자신의 음악 인생 56년을 '도전'이란 단어로 갈음한 조용필은 "음악적으로 해보고 싶은 욕망이 너무 많았던 거 같다. 그래서 결국 다 이루지 못하고 끝나지 않을까 싶긴 하다"고 했다. 조용필은 음악과 관련해서는 결코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듯 보였다.
가수 조용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조용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조용필의 이같은 행보는 나훈아와는 결을 달리한다. 나훈아는 은퇴를 예고하며 팬들과 뜨거운 작별을 선택했다.

이는 아티스트 본인의 철학에 따라 이른 결론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마땅하다. 은퇴를 한다고 해서 음악을 향한 나훈아의 열정이 조용필 보다 가볍다고 할 수도 없다. 나훈아는 자신의 방식으로 팬들과 뜨겁게 만났고, 깊은 뜻에 따라 무대를 떠나겠다 결정했다.

같은 맥락에서 조용필의 걸음은 귀하고 감사하다. 여전히 새로운 목소리와 신선한 사운드를 갈망하고, 청년의 때처럼 노래하고 싶다는 그의 '음악적 갈망'은 대중에게는 울림을, 가요계 후배들에게는 교훈이 되기 충분했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 때 그만두겠다"며 힘 닿는 곳까지 가보겠다는 조용필의 다짐은 우리 가요계에 큰 위안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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