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산실인 SM엔터
지배구조 리스크에 매니저먼트 부족
지난 1년간 주가 58% 급락
시스템 점검 필요할 때
지배구조 리스크에 매니저먼트 부족
지난 1년간 주가 58% 급락
시스템 점검 필요할 때
《엔터사 분석 시리즈》- SM엔터테인먼트
한경텐아시아는 국내 주요 엔터사가 처한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현장의 이야기를 통해 전합니다. 추석 기간 한경텐아시아의 <엔터사 분석 시리즈>를 만나보세요.
SM엔터테인먼트는 K팝 시장을 밑바닥부터 일궈낸 장본인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두 주자였으며, 지금까지도 'K팝 근본'으로서 시장의 거대한 부분을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명성도 이제는 옛말에 가까워졌다. 멤버 관리 부실에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SM에 대한 인식은 악화일로다. 시장 눈높이(밸류에이션)도 갈수록 낮아지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SM의 전성기는 시대를 이끌었다. 그룹 H.O.T, S.E.S를 발굴해 1세대 아이돌 시장을 개척했다. 가수 보아, 그룹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에프엑스) 등 아이돌의 '세대'를 구분 짓는 아티스트들을 꾸준히 내놨다. SM이 곧 K팝의 역사였다. 그들은 여전히 '레전드'로 K팝 업계를 다양한 형태로 이끌고 있다.
지금도 걸그룹 에스파, 라이즈 등 굵직한 아티스트를 성공가도에 올려놨다. 여러 파생 그룹을 만들어낸 그룹 NCT, 10년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그룹 레드벨벳도 주요 아티스트로 꼽을 만하다. 다른 엔터사에 비해 SM엔터 자체를 좋아하는 '슴팬(SM의 팬)'이 많다는 것도 SM의 제작역량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걸 방증한다. 하지만 SM은 이수만 창업자를 둘러싼 지배구조 리스크에 노출되고, 그 이후 하이브-카카오의 인수대전 대상이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 환경 문제도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이어졌다. 인기 그룹인 엑소의 멤버 3명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가 SM품에서 떠나며 재계약 리스크를 노출했다. 콘텐츠 제작비용 증가, 일부 자회사의 영업손실 지속 등도 SM의 성장성을 훼손시키는 요인이 됐다. 최근엔 인기그룹인 NCT의 메인 보컬 문태일이 성폭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룹에서 탈퇴당하며 관리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해당 사건의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보면 아티스트 관리의 허점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려는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1년 간 SM 주가는 58% 떨어졌다. 민희진-하이브 갈등이 있었던 하이브 주가가 같은 기간 32% 떨어진 것과 비교해도 두배 가까이 되는 하락률이다. JYP엔터와 YG엔터도 SM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졌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속사정은 다르다. SM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년 전 23.8배에서 현재 12.4배까지 반토막났다. 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보여주는 PER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YG와 JYP의 12개월 선행 PER이 14배대임을 고려하면 주요 엔터주 가운데 성장성 기대가 가장 낮다고 볼 수 있다. 대내외적 위기를 겪은 SM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창출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AI 버추얼 아이돌인 나이비스를 최근 데뷔시켰다. 또 영국 현지화 그룹 디어앨리스 데뷔가 다가오고 있다.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 가속도를 붙이겠단 전략이다. 내부적으로는 SM C&C와 키이스트 등 일부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재무적 변화도 추구하고 있다. 통상적인 기업 재편 과정에서 보면 다음 단계는 인적 혁신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M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한경텐아시아는 국내 주요 엔터사가 처한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현장의 이야기를 통해 전합니다. 추석 기간 한경텐아시아의 <엔터사 분석 시리즈>를 만나보세요.
SM엔터테인먼트는 K팝 시장을 밑바닥부터 일궈낸 장본인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두 주자였으며, 지금까지도 'K팝 근본'으로서 시장의 거대한 부분을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명성도 이제는 옛말에 가까워졌다. 멤버 관리 부실에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SM에 대한 인식은 악화일로다. 시장 눈높이(밸류에이션)도 갈수록 낮아지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SM의 전성기는 시대를 이끌었다. 그룹 H.O.T, S.E.S를 발굴해 1세대 아이돌 시장을 개척했다. 가수 보아, 그룹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에프엑스) 등 아이돌의 '세대'를 구분 짓는 아티스트들을 꾸준히 내놨다. SM이 곧 K팝의 역사였다. 그들은 여전히 '레전드'로 K팝 업계를 다양한 형태로 이끌고 있다.
지금도 걸그룹 에스파, 라이즈 등 굵직한 아티스트를 성공가도에 올려놨다. 여러 파생 그룹을 만들어낸 그룹 NCT, 10년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그룹 레드벨벳도 주요 아티스트로 꼽을 만하다. 다른 엔터사에 비해 SM엔터 자체를 좋아하는 '슴팬(SM의 팬)'이 많다는 것도 SM의 제작역량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걸 방증한다. 하지만 SM은 이수만 창업자를 둘러싼 지배구조 리스크에 노출되고, 그 이후 하이브-카카오의 인수대전 대상이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 환경 문제도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이어졌다. 인기 그룹인 엑소의 멤버 3명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가 SM품에서 떠나며 재계약 리스크를 노출했다. 콘텐츠 제작비용 증가, 일부 자회사의 영업손실 지속 등도 SM의 성장성을 훼손시키는 요인이 됐다. 최근엔 인기그룹인 NCT의 메인 보컬 문태일이 성폭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룹에서 탈퇴당하며 관리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해당 사건의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보면 아티스트 관리의 허점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려는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1년 간 SM 주가는 58% 떨어졌다. 민희진-하이브 갈등이 있었던 하이브 주가가 같은 기간 32% 떨어진 것과 비교해도 두배 가까이 되는 하락률이다. JYP엔터와 YG엔터도 SM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졌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속사정은 다르다. SM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년 전 23.8배에서 현재 12.4배까지 반토막났다. 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보여주는 PER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YG와 JYP의 12개월 선행 PER이 14배대임을 고려하면 주요 엔터주 가운데 성장성 기대가 가장 낮다고 볼 수 있다. 대내외적 위기를 겪은 SM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창출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AI 버추얼 아이돌인 나이비스를 최근 데뷔시켰다. 또 영국 현지화 그룹 디어앨리스 데뷔가 다가오고 있다.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 가속도를 붙이겠단 전략이다. 내부적으로는 SM C&C와 키이스트 등 일부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재무적 변화도 추구하고 있다. 통상적인 기업 재편 과정에서 보면 다음 단계는 인적 혁신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M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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