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은은 남다른 촉으로 본능이 이끄는대로 사건을 파헤치는 강력반 에이스 출신의 파출소장 윤보민 역을 맡아 연기했다. 보민은 사건을 일종의 놀이처럼 생각해 해결하는 ‘술래’ 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딸과 함께 삶의 휴식이 필요해 서울 강력반을 떠나 파출소장에 지원하지만 그 곳에서 마주한 영하(김윤석 분)를 둘러싼 수상한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관찰자인 동시에 과거의 상준(윤계상 분)과 현재의 영하를 잇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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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여러 정보를 나열하여 설명하기 보단 여러 정보의 조각을 시청자가 완성시키는 형태의 방식을 택한 작품이다. 윤보민이란 인물의 부연설명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베일 벗은 작품 속 이정은이 촘촘히 쌓아올린 감정을 쫓다보면 어느새 보민의 마음을 보고 느끼게 된다. 그의 치밀한 연기 덕에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과 땀 자국 난 면 티셔츠 하나만으로도 치열하게 고민하는 중년 형사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이정은은 대사의 완급을 능수능란하게 주도하며 윽박지르는 성아(고민시 분) 앞에서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할말을 쏟아내고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냉랭함으로 순간의 집중도를 끌어올린다. 어떠한 장치 없이 오직 연기만으로 생활감이 더해진 형사를 표현한 이정은은 이번 작품을 통해 대중의 무조건적인 신뢰를 한층 더 견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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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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