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 임지연은 유흥업소의 마담 윤선 역을 맡았다. 극 중 윤선은 출소한 수영을 찾아온 유일한 사람. 수영을 돕는 듯하면서도 수영을 노리는 이들에게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는 등 조력자인지 감시자인지 알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수영도 속내를 알기 어려운 윤선을 적당히 이용한다.
수영이 칼날을 숨기고 있는 고요한 인물이라면, 윤선은 톡톡 쏘는 매력을 지닌 인물. 임지연은 모호함을 가진 물로 극의 긴장감과 흥미진진함을 불어넣는다. 또한 적재적소에 등장해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하기도 한다. 수영이 무표정한 인물인 반면, 윤선은 다양한 표정을 지녔다. 임지연은 풍부한 표정 연기로 생동감 넘치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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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은 '언니 컬렉터'로 불릴 만큼 언니들인 선배 배우들과 특히 연기 합이 좋다. 이번에도 '언니' 전도연과의 연기 케미가 돋보인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그동안 작품에서 다 적대적인 관계였다. 서로 다른 결의 케미였다면 수영과 윤선이는 환상의 파트너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잘 어울리지 않았나"라고 자신했다.

대중들에게 크게 각인된 건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2022, 2023)이 공개됐을 때다. 문동은(송혜교 분)을 지독하게 괴롭히는 학교 폭력 가해 주동자를 실감나게 연기하며 섬뜩함을 자아냈다. 이후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국민사형투표'에 이어 이번 '리볼버'까지 임지연은 캐릭터와 일체가 된 듯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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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은 JTBC 방영 예정인 드라마 '옥씨부인전'으로도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임지연은 조선의 법률 전문가인 외지부 옥태영을 연기한다. 일머리, 운동신경, 손재주가 뛰어난 인물로, 가짜 이름과 신분으로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한창 '옥씨부인전'을 촬영하고 있다는 임지연은 "잠잘 시간도 부족하다"고 했다.
'더 글로리' 이후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임지연. '마당이 있는 집', '국민사형투표', '리볼버'에 이어 '옥씨부인전'까지.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또 한 번 기대하게 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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