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사진=텐아시아DB
박보검./사진=텐아시아DB
배우 박보검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성적은 초라하다. 전역 후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지만, 잇따른 부진에 차기작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평가다.

2002년 해군 전역 후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박보검의 필모가 위태롭다. 박보검의 전역 후 공식 복귀작인 '원더랜드'가 62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참패를 면치 못한 것.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 촬영된 후 뒤늦게야 개봉한 '원더랜드'는 수지, 박보검, 탕웨이, 공유 등 최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화제성에 비해 초라한 성적으로 물러나게 됐다.
'원더랜드' 스틸.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원더랜드' 스틸.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는 대외적으로 수지, 박보검이 연인으로 나온다는 것을 내세웠지만, 다소 산만한 전개로 인해 메시지가 뚜렷하게 전달되지 않아 몰입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2018년 제5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MC로 처음 만난 수지와 박보검이 '백상 커플'을 넘어 '영화 속 커플'로 발전했다는 것에서 많은 화제가 됐지만, 화제는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름값만으로는 더 이상 관객의 관람 욕구를 자극하기 어렵게 된 거다.

이는 예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스타 PD' 김태호 PD와 '대세 배우' 박보검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역시 시청률 1%대를 면치 못했다. 타인으로 72시간 동안 살아본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시작했지만, '실존 인물'의 삶을 대신 산다는 설정은 오히려 독이 됐다. 언어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해외에서 어설픈 세계관에 떨어진 스타들의 모습은 관찰 리얼리티 예능의 재미를 떨어뜨렸다.
/ 사진=JTBC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 사진=JTBC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특히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합창단 램파츠의 단장 루리로 분한 박보검은 루리의 부모님을 만나고 합창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종일관 눈물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난해한 세계관에 이입이 되지 않는 상황 속 박보검 홀로 눈물 흘리는 모습은 공감을 자아내기 힘들었다. 박보검에게 예능적인 재미를 바란 건 아니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만큼, 차기작에 대한 걱정 역시 앞서고 있다. 박보검은 하반기 방송 예정인 JTBC '굿보이'에서 11년만에 부활한 메달리스트 특채로 경찰이 된 강력특수팀 순경 '윤동주'를 연기한다.

'굿보이'는 특채로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대신 경찰 신분증을 목에 걸고 비양심과 반칙이 판치는 세상에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수사극으로, 박보검과 함께 김소현, 오정세, 이상이, 허성태, 태원석가 출연을 확정했다. '국민 남친' 이미지의 박보검이 정의를 위해 몸을 던지는 파이터로 변신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얼굴을 기대하게 한다. 다만 액션 드라마를 거의 해보지 않은 박보검이 복싱 금메달 선수를 얼만큼 소화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전역 후 가장 먼저 촬영했던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역시 공개를 앞두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풀어낸 작품이다.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 PD와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극 중 박보검은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하는 단단한 무쇠 같은 관식의 역을 맡았다. 성실함을 무기로 어렸을 때부터 지고지순하고 묵묵하게 일편단심으로 애순을 좋아하는 인물이다. 박보검과 아이유의 일편단심 로맨스와 함께 제주도 배경으로 볼거리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장르물에서 강세를 보인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만큼, 잔잔한 감성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 관객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화려한 '작감배' 캐스팅이지만, 잡음도 있었다. 지난해 전북 고창 청보리밭에서 촬영 중 시민들의 사진 촬영을 금지해 민폐 촬영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보검의 '열일'은 반가운 일이지만, 대표작이 '응답하라 1998', '구르미 그린 달빛'에 머물러 있는 건 아쉽다. 어느덧 데뷔 14년차인 만큼, '국민 남친'을 벗어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야 할 때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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