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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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시절 최고의 인기, 이후 배우로 전향, 같은 시기 컴백, 대치동 학원가 로맨스물, 스타 국어 강사 역할까지. 선배 정려원과 후배 안소희의 행보가 평행이론처럼 비슷하다. 같은 시기 같은 선택을 내렸고 도전했지만 아쉬운 점은 두 사람의 결과물은 하늘과 땅 차이처럼 다르다는 거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졸업’(극본 박경화, 연출 안판석)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임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설레고도 달콤한 미드나잇 로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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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원은 강단에서 내려온 이후의 삶을 고민하던 찰나, 혼신의 힘을 다해 명문대에 보낸 발칙한 제자 이준호와 사제 로맨스를 그리는 서혜진 역을 맡았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졸업’을 자신의 인생 드라마로 꼽으며 시선을 모았다. ‘졸업’이 모두 마무리된 시점에도 정려원에게 ‘졸업’은 인생작 그 자체다.

정려원은 학창 시절을 호주에서 보낸 탓에 국어 수업도, 한국식 입시교육도 낯설었지만, 노력만으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고등학교 교사인 지인을 통해 한국의 국어 교육에 대해 듣고, 대치동 학원가에서 수강생들 뒤에 앉아 몰래 강의를 듣기도 했다. 주 2회씩 판서 연습을 하고 강의 영상도 수없이 봤다.
졸업
졸업
실제로 정려원은 '졸업'이 방영되는 동안 3주 연속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입증했고, 현실감 있는 학원 강사 연기와 세심한 스타일링 등으로 호평받았다. 상대역을 맡은 위하준과의 케미스트리도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최종회는 수도권 평균 7.4% 최고 8.1%, 전국 평균 6.6% 최고 7.3%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대치동 스캔들
대치동 스캔들
'졸업'과 동시에 대치동 학원가 로맨스를 풀어낸 작품은 또 있다. 안소희 주연의 영화 '대치동 스캔들'이다. '대치동 스캔들'은 사교육의 전쟁터이자 욕망의 집결지 대치동에서 일타 강사 윤임(안소희)과 학교 교사인 기행(박상남)의 만남이 목격되면서 시험 문제 유출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윤임이 잊고 싶었던 대학 시절과 조우하는 이야기다.

안소희는 제작발표회 당시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강사님의 영상을 봤다"고 밝혔다. 김 감독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는 "감독님이 실제로 대치동에서 국어 강사로 시간을 보냈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많이 알려주셨다. (윤임을 연기하며) 감독님을 모델로 삼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 시절 절친이 대형 학원의 영어 강사라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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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안소희는 '대치동 스캔들'을 통해 처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경험을 했다. 배우에게 좋은 경험과 배움이 있는 현장이었으나 결과물은 아쉬웠다.

2023년 6월에 촬영해 2024년 6월에 개봉하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기대했으나 관객 수 1763명(12일 기준)을 동원하며 씁쓸한 기록을 남겼다. 내달 4일부터 IPTV & VOD 서비스를 오픈하며 조용히 안방행을 택했다.

물론 결과만큼이나 좋은 과정도 소중하다. 하지만 안소희의 경우 1번롤로 첫발을 내디딘 상황. 배우로서 어떠한 메리트가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대치동 스캔들'은 안소희에게 연기자로서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더 이상 원더걸스 귀요미, 동안 배우, 부산행 걔 수식어에 기대있을 수 없다. 이제는 배우로서, 주인공으로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야 할 시점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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